여행은 미리 준비할수록 즐거워진다. 올해 프랑스 여행을 계획 중인 대문자 J가 좋아할 만한 프랑스의 주요 이벤트 5개를 모았다.
100년 만의 축제 | 파리 올림픽‧패럴림픽
올해 파리의 여름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울 예정이다. 7월 26일부터 9월 8일까지 파리에서 100년 만에 열리는 ‘2024 파리 올림픽‧패럴림픽’에 전 세계인들의 시선이 쏠려 있기 때문이다. 여름까지 기다릴 것도 없다. 축제는 다가오는 봄, 5월 8일부터 시작된다. 4월 16일 그리스에서 출발하는 성화가 이날 마르세유에 도착해 개막 전까지 프랑스의 상징적인 64개 지역에 불을 밝힐 예정이다. 그러니 이번 봄, 프랑스 여행을 계획한다면 성화봉송 경로를 따르는 것만으로도 특별한 여행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이번 2024 파리 올림픽‧패럴림픽은 ‘모두를 위한 올림픽‧패럴림픽’이라는 슬로건 아래 평등을 강조한 행사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역대 최초로 대회 엠블럼에 올림픽과 패럴림픽의 두 로고를 함께 사용하며 단일팀을 구성하는 등의 디테일에 신경을 썼다. 또 올림픽‧패럴림픽의 개막식은 사상 최초로 야외 개막식이 될 예정이다. 공간의 제약을 없애고 누구나 관람할 수 있도록 각각 센 강과 샹젤리제~콩코르드 광장에서 진행한다. 누구에게나 평등하고 공평한 축제가 되길 바라는 프랑스의 마음이 담긴 대담한 선택이다.
또한 파리 올림픽‧패럴림픽은 파리만의 축제가 아니다. 릴, 보르도, 마르세유뿐만 아니라 프랑스령 해외영토인 타히티까지 프랑스 전역에서 다양한 경기가 펼쳐질 예정이다. 여행자들은 100년 만에 찾아온 즐거움을 그저 마음껏 누리면 된다.
2024년에는 예술적인 여행을 떠나요 | 인상주의 등장 150주년
지금으로부터 150년 전의 일이다. 1874년 4월 15일, 자유분방한 젊은 예술가들이 파리에 모여 전시회를 열었다. 전시회는 클로드 모네를 비롯해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베르트 모리조, 폴 세잔 등이 사실적 표현에서 벗어나 화사하고도 따뜻한 자연의 색을 담은 그림들로 채워졌고, 이날은 본격적인 인상주의의 시대가 열린 날로 기록돼 있다.
인상주의 예술가들은 빛의 변화와 색에 관심이 많았다. 파란 하늘 속 움직이는 구름, 햇살에 반짝이는 호수, 시시각각 달라지는 꽃과 나무의 색을 그야말로 인상적으로 바라봤기 때문이다. 그래서 당시 프랑스의 아름다운 마을 곳곳엔 이젤을 펼치고 그림을 그리는 인상주의 화가들이 있었다. 특히 노르망디 지역의 지베르니, 루앙과 같은 여러 스폿을 비롯해 아기자기한 항구 옹플뢰르(Honfleur),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중 하나인 코탕탱(Cotentin) 등 화사한 마을은 모두 인상주의 화가들이 사랑한 곳이다. 그 마을들을 여행하다보면 사랑에 빠진 인상주의 화가들처럼 ‘여기에 살고 싶다’는 마음이 들지도 모르겠다.
올해 프랑스 곳곳에서는 인상주의 등장 150주년을 기념하는 다양한 전시와 이벤트가 열린다. 파리 오르세 미술관에서는 3월 26일부터 7월 14일까지 인상주의 예술가들의 다양한 작품을 모은 특별 전시가 열리고, 프랑스 국립 현대미술관에서는 인상주의로부터 영감을 받아 제작한 현대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작전 개시, D-day | 노르망디 상륙작전 80주년
6월 6일은 프랑스에서도 특별한 날이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8개국 연합군이 노르망디 해변에서 사상 최대의 상륙작전을 펼친 날이다. 작전명은 오버로드(Overlord), 작전 개시일인 6월6일을 가리키는 내부 암호는 디데이(D-day)다. 현대인들에게 익숙한 ‘D-day’라는 단어도 바로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가리키는 내부 암호에서 유래했다.
2024년은 노르망디 상륙작전 80주년을 맞이하는 해로 다양한 기념행사와 전시, 이벤트 등이 열릴 예정이다. 특히 주노 비치(Juno Beach)와 쿠르쇨 쉬르 메르(Courseulles-sur-mer), 오마하 비치(Omaha Beach)와 콜빌 쉬르 메르(Colleville-sur-mer), 골드 비치(Utah Beach), 유타 비치(Utah Beach)와 생트 마리 뒤 몽(Sainte-Marie-du-Mont), 포인트 뒤 혹(Pointe du Hoc) 크리크빌 앙 베셍(Cricqueville-en Bessin) 등 상륙작전이 펼쳐졌던 해안가와 마을에서 6월6일을 기념하는 행사가 다채롭게 펼쳐질 전망이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 노르망디 여행을 계획한다면 작전 콘셉트는 D-day가 어떨지.
모험가의 예술, 예술가의 모험 | 앙리 마티스 서거 70주년
앙리 마티스는 프랑스가 낳은 인상주의 예술가다. 1869년 프랑스 북부 릴 근방에서 태어나 남부 해안도시 니스에서 생을 마감했다. 앙리 마티스의 주요 활동 무대는 파리 몽마르뜨 지구였다. 그러면서도 예술가이자 탐험가의 삶을 살았던 앙리 마티스는 파리 외 프랑스의 다양한 지역에서도 예술적 영감을 얻으며 작품 활동을 했다. 호기심과 모험으로 가득한 삶이었다. 그래서일까, 앙리 마티스는 강렬하고도 풍부한 색채의 대비, 간결한 표현으로 인상적이면서도 생동감이 넘치는 작품들을 다수 남긴 프랑스 예술가로 기록돼 있다.
올해는 앙리 마티스의 서거 70주년을 맞이하는 해다. 앙리 마티스가 영감을 받은 프랑스의 주요 지역으로는 남프랑스의 아름다운 도시 니스(Nice), 콜리우르(Collioure), 아이사 빌라주이스(Issy-les-Moulineaux), 프랑스 해외령 타히티 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앙리 마티스는 니스의 따뜻한 햇볕과 지중해의 푸른 바다, 온화한 기후를 사랑해 마지않았다. 그리고 앙리 마티스가 니스에서 발견한 빛과 색채의 아름다운 변화는 그의 다양한 작품에도 고스란히 담겨 있다. 또 향년 84세의 생을 마감하기 2년 전까지도 작품 활동에 열정을 쏟은 예술가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토록 열정적인 예술가가 사랑했던 프랑스의 도시들은 어떤 곳일지 궁금하지 않은가? 니스에는 마티스의 박물관도 자리해 있다.
안녕, 오랜만이야 | 노트르담 대성당 재개장
2019년 4월,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에 비극적인 화재가 발생했다. 첨탑 주변으로 발생한 화재는 약 10시간 만에 진정됐지만 피해를 막을 수는 없었다.
지붕이 붕괴됐고 검은 재가 성당 구석구석에 쌓였다. 하지만 노트르담 대성당은 그대로 무너지지 않았다. 1163년부터 180년에 걸쳐 만들어진 프랑스 최고의 고딕 건축물로 평가받는 상징적인 유물이지 않나. 프랑스 전 국민의 도움과 응원을 받아 대대적인 보수 공사가 진행됐다. 그리고 수년 동안 파이프오르간, 스테인글라스, 금도금, 종탑 등 대성당 구석구석 희귀 분야의 복원 수준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데 전력 질주했다.
그리고 올해 12월, 드디어 보수공사를 마친 대성당의 일부를 다시 만나볼 수 있을 예정이다. 96m에 달하는 첨탑도 차곡차곡 다듬어지고 있다. 아쉽게도 2024 파리 올림픽·패럴림픽 기간에는 내부 관람이 어렵지만 외부에서 성당 전경을 바라보는 일은 가능하다. 오랜만에 만나게 될 노트르담 대성당에게 따뜻한 인사와 안부를 전해주길.
By Koeun S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