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위크를 위한 파리의 럭셔리 맞춤호텔 5곳

파리

Christophe Bielsa
© Christophe Bielsa

소요 시간: 0 분게시일: 21 1월 2019

패션위크를 맞은 1월의 파리는 오트 쿠튀르 패션쇼로 끓어오른다. 패션을 사랑하는 여행자라면 눈 뜨는 순간부터 잠자리에 들기까지 파리만의 ‘오트 쿠튀르’를 느낄 수 있는 특별한 호텔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크리스티앙 라크루아의 바로크 풍 객실과 칼 라거펠트의 시각으로 18세기 프랑스의 우아함을 담은 객실, 그리고 마치 샹탈 토마스의 란제리처럼 오감을 자극하는 객실까지, 세계적 디자이너들이 꾸민 독특한 다섯 호텔을 살펴보자.

칼 라거펠트가 되살린 18세기 감성

Hôtel de Crillon, A Rosewood Hotel
© Hôtel de Crillon, A Rosewood Hotel

칼 라거펠트Karl Lagerfeld가 크리용Crillon 호텔 룸을 디자인했다니, 팬들은 그 조합만으로도 기대를 품지 않을 수 없다. 18세기 예술에 조예가 깊은 이 거장은 새로 리뉴얼된 파리의 크리용 호텔의 3층 스위트룸을 특별히 디자인했다. 회색 돌 특유의 무늬가 드문드문 섞인 흰색 대리석 ‘아라베스카토 판타스티코Arabescato Fantastico’로 꾸며진 욕실은 특히 칼 라거펠트만의 과감함과 전문성이 돋보이는 장소다. 시간을 초월한 세련된 멋의 아이콘인 그가 18세기 계몽주의 시대, 즉 빛의 시대의 장식 예술을 세련되게 재해석한 결과물을 이곳에서 온전히 느껴볼 수 있다. 크리용 호텔 Hôtel de Crillon

메종 마르지엘라가 바꾼 공간

Pavlos
© Pavlos

신비로운 프랑스 패션 감성을 담은 고급 맞춤복, 메종 마르지엘라Maison Margiela가 19세기의 특별한 호텔을 창조적으로 변모시킨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바로 라 메종 샹젤리제 호텔La Maison Champs Elysées에서 그 힌트를 찾을 수 있다. 기존 오스만 시대의 장식에서 벗어나 초현실주의적 색채로 재해석된 라 메종 샹젤리제 호텔 곳곳에는 검정색의 둥근 타일들이 흩뿌려져 있고, 안전한 흡연 구역도 새로 만들어졌다. 특히 호텔의 상징과도 같은 백색 살롱의 램프들은 여전히 옛 흔적을 간직하며 이곳만의 분위기를 완성시킨다.

라 메종 샹젤리제 호텔La Maison Champs Elysées

샹탈 토마스가 ‘죄악’으로 테마를 꾸민 호텔

Vice Versa
© Vice Versa

7층짜리 호텔인 비스 베르사Vice Versa 호텔을 꾸며 보기로 한 디자이너 샹탈 토마스Chantal Thomass는 단번에 이 호텔의 테마를 결정했다고 한다. 바로 인간의 ‘7대 죄악’이다! 초창기 란제리 패션쇼를 개최한 유명 디자이너인 샹탈 토마스이기에 이러한 과감함은 전혀 어색하지 않다. 달콤한 분위기로 가득한 ‘식탐’ 층, 온갖 사치품들로 착시 효과를 낸 ‘욕망’ 층, 그리고 램프와 침대 머리맡과 전기 스위치에까지 검정색 레이스 장식을 한 ‘색욕’ 층까지, 샹탈 토마스는 작은 디자인 하나하나까지 세심하게 신경을 써서 죄악을 미덕으로, 그리고 모든 감각의 쾌락으로 과감하게 변모시켰다.

비스 베르사 호텔L’hôtel Vice Versa

크리스티앙 라크루아와 함께하는 바로크 여행

Christophe Bielsa
© Christophe Bielsa

전 세계 5개의 대륙을 6층 규모 객실에 되살리는 프로젝트를 생각한 크리스티앙 라크루아Christian Lacroix는 어떤 결론을 내렸을까? 프랑스의 이 독창적인 패션 디자이너는 콩티낭 호텔Hôtel du Continent의 6층(한국식으로 하면 7층)에 ‘극지방’을 만드는 것으로 그 답을 내놓았다. 콩티낭 호텔은 25개의 객실을 전 세계 6곳의 기항지로 꾸며 투숙객들을 가상의 세계일주로 안내한다. 크리스티앙 라크루아는 아프리카 풍의 ‘얼룩말 무늬’ 벨벳 의자와 오세아니아주의 몽환적 나뭇잎이 그려진 커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18세기 유럽의 감미로움을 혼합해, 그 옛날 대 탐험 시대의 환상과 전설로부터 듬뿍 영감을 받은 바로크 세계를 멋지게 재창조했다.

콩티낭 호텔Hôtel du Continent

스텔라 카당트의 환상 동화

의상과 보석을 디자인하고 호텔과 레스토랑을 꾸미는 스텔라 카당트Stella Cadente는 ‘환상 동화’의 매혹을 결코 버리지 못하는 디자이너다. 이 디자이너의 동화적 상상력은 오리지널 호텔Hôtel Original의 디자인에도 어김없이 드러난다.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와 <눈의 여왕>, <당나귀 가죽 이야기>으로부터 영감을 받은 스텔라 카당트는 이 호텔의 38개 객실에 숲과 상상의 동물들, 그림자와 빛, 반영 놀이, 카드 게임을 그대로 재현해 놓았고, 자그마한 조약돌을 포인트로 삼아 시적이며 신비로운 분위기를 한층 더 입혔다.

오리지널 호텔Hôtel Original

By Anne-Claire Delorme

여행 기자 anneclairedelorme@yahoo.f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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