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동안 알아보는 레위니옹 섬 부르봉 바닐라의 모든 것

19세기 초반에 멕시코산 난초과 식물인 바닐라 플래니폴리아(Vanilla Planifolia)가 레위니옹 섬에 처음 재배되었다. 스페인 정복자들은 아즈텍인들이 카카오 음료에 향을 더하기 위해 사용하는 향신료였던 바닐라의 섬세한 향에 빠진 후에 바닐라를 유럽에 수출하기 시작했다. 이후 프랑스인들이 레위니옹 섬에서 바닐라 꽃을 재배하였는데, 당시에 레위니옹 섬은 부르봉(Bourbon) 섬이라 불리고 있었다. 이러한 전통에 따라 1964년부터 인도양에서 생산된 바닐라를 부르봉 바닐라라 부르고 있다.

레위니옹 섬에 심어졌던 바닐라 꽃은 약 20년 동안 뿌리가 메마르고 꽃가루를 옮기는 곤충이나 새들 역시 부족했던 시기가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1841년 식물학자였던 섬 노예 에드몽 알비위스(Edmond Albius)가 수작업으로 바닐라 꽃을 수정하는 방법을 찾았으며, 꽃의 암술과 수술을 분리하는 격막을 핀으로 올리면서 꽃의 수정이 가능하게 되었다. 이 덕분에 부르봉 바닐라의 역사가 계속 이어질 수 있었다.

주로 레위니옹 해안 지역에 자리 잡은 140명의 생산자들은 생트수잔(Sainte-Suzanne)과 생조셉(Saint-Joseph) 시 사이의 그늘진 토양에서 약 190 헥타르의 부르봉 바닐라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매년 단 6톤의 고급 바닐라 빈이 레위니옹 섬에서 생산되고 있다. 이 바닐라 빈은 레위니옹 섬 주민들에게 판매되거나 대도시의 고급 식재료 매장에 유통되고 있다.

바닐라 꽃이 귀한 갈색 빈으로 변하려면 2년의 시간과 관리가 필요하다. 멕시코인들의 재배 기술의 영향을 받은 레위니옹 주민 에르네스트 루피(Ernest Loupy)와 다비드 드 플로리스(David de Floris)는 19세기에 바닐라 빈 재배 기술을 발전시켰다. 초록색 바닐라 빈을 65도의 뜨거운 물에 담근 후 건조하면 아름다운 갈색 빈이 완성된다.

이제 바닐라 빈을 2~3주간 매일 햇살에서 자연 건조하고 다시 그늘진 울타리에서 건조하면 부르봉 바닐라의 품질이 결정된다. 이어서 바닐라 빈의 풍미를 더욱 높이기 위해 파라핀 종이로 내부를 감싼 나무 박스 안에 바닐라 빈을 2~3개월 동안 보관하는 과정을 거친다.

브라파농(Bras-Panon)에 위치한 프로바닐(Provanille) 생산조합 농장에서 부르봉 바닐라의 약 80%가 생산되고 있다. 생산조합 또는 개인 생산자들의 농장과 아틀리에를 방문한 후에 바닐라 빈과 바닐라 향기가 가득한 커피와 비누를 구입해 보자.

바닐라로 우유에 향기를 더하고, 오리 요리의 맛을 끌어올리고, 케이크에 풍미를 더해보자. 부르봉 바닐라는 모든 요리에 쓰일 수 있다. 셰프 올리비에 뢸링거(Olivier Roellinger)는 품질이 좋은 바닐라 빈 3분의 1 크기로 4~6인분의 요리를 충분히 준비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바닐라 빈을 세로로 길게 잘라서 나눈 후 작은 칼로 속을 긁어내어 사용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