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햇빛이 돌아오고 낮이 길어지기 시작한다. 봄이 돌아온 것이다. 인파와 교통체증으로 들썩이는 여름이 오기 전, 봄에 아르카숑 여행을 미리 떠나는 것은 어떨까? 사계절 어느 때든 아름다운 곳이지만 아르카숑 만의 진정한 매력을 만끽할 수 있는 계절은 바로 봄이다.
2인용 자전거 1대 + 자전거 3대 + 트레일러 1대 + 헬멧 6개
19세기 말 아르카숑에 세워진 아름다운 별장에서 출발해 굴 양식 마을을 지나 캅 페레 Cap Ferret의 시원한 소나무 숲까지 길을 떠나 보자. 도중에 길을 잃어버리지 않을까 걱정할 필요는 전혀 없다. 아르카숑 이곳저곳에 조성된 15개 자전거 도로를 따라가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총거리가 220km에 이르는 아르카숑 자전거 도로는 사이클링 애호가들의 천국이다.
여행자 + 파도 + 수평선
캅 페레 꼭대기에 오르면 아르카숑 만과 합류하는 광활한 바다가 보인다. 해풍과 해류가 굽이치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명상에 빠지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든다. 드넓은 수평선을 마주 보고 앉아 파도 소리에 귀를 맡긴 채 모든 긴장을 놓아 버리자. 해변에서 요가나 필라테스를 하는 것도 추천한다.
굴 12개 x 연인 1쌍
곳곳에 놓인 테이블과 여기저기 드리운 차양, 아름다운 풍경. 레 자케 Les Jacquets 굴 양식 마을에 자리 잡은 레스토랑 라 카반 드 라 콩슈 la Cabane de la Conche 의 풍경이다. 단일 메뉴인 굴 요리만으로 승부하는 맛집을 강력히 추천한다. 올해 굴은 그 어느 때보다도 싱싱한 맛을 자랑한다고 하니 반드시 가보자.
보트 + 피크닉 + 친구들
여름은 아니지만 여름처럼 따사로운 어느 날, 피나스 pinasse 라 불리는 전통 나무 어선을 타고 수상 오두막과 레이르 삼각주 Delta de la Leyre 를 풍경 삼아 바다를 건너 새들이 사는 섬으로 떠나 보자.
짜릿한 패러글라이딩 x 아름다운 풍경
모래와 맞닿은 발을 떼기만 하면 비행이 시작된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은 없다. 패러글라이더에 기댄 몸이 날아오른다. 눈 아래로 필라 사구 dune du Pilat, 아르갱 언덕 banc d'Arguin, 소나무 숲의 풍경이 펼쳐진다. 잊지 못할 짜릿한 경험을 원하는 이들에게 패러글라이딩 투어를 추천한다.
해변 x (유니크한 풍경 + 매력)
거닐기만 해도 모든 걱정거리가 사라지는 듯한 느낌을 선사하는 장소들이 있다. 에르브 마을 Village de l’Herbe도 그러한 느낌을 선사하는 곳이다. 어부들의 오두막, 색색으로 칠해진 덧문, 매력적인 골목길… 어디를 거닐든 결국 해변으로 이어지는 에르브 마을은 봄에 방문하면 더욱 천국 같은 곳이다.
오리엔탈리즘 x 건축가의 열정
신무어양식과 화려한 색채가 돋보이는 환상적인 알제리식 빌라 예배당 Chapelle de la Villa algérienne 은 아르카숑의 또 다른 명소다. 관람객에게 개방된 이곳은 배를 타고도 갈 수 있다. 모래사장과 캅 페레, 소나무와 어우러진 이국적인 자태를 자랑하는 예배당은 캅 페레의 설립자로 알려진 프랑스 산업가 레옹 레스카 Léon Lesca 가 1865~1885년 지어 오늘날까지 전해 내려오는 문화유산이다.
아름다운 테라스 + 완벽한 평온
물로 거리 quartier du Moulleau 의 레스토랑은 6월부터 손님으로 북적인다. 바캉스철이 닥치기 전인 아름답고 화창한 어느 봄날 이곳을 찾을 것을 추천한다. 대중의 눈을 피해 한가로운 식당을 찾아온 익명의 스타들과 같은 공간에서 고요한 시간을 공유할 수 있을 것이다.
By 에밀 구일엔(Émilie Guilhen)
파리에서 활동하는 컨설턴트, 기고가 겸 매거진 크리에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