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고도 2,784m로 우뚝 선 카탈루냐 인들의 성스러운 산 카니구(Canigó)는 루시용의 평원과 인근 지중해를 조망한다. 프랑스 정부에 의해 자연환경 보호에 힘쓰는 관광 명소, ‘프랑스의 명소(Grand site de France)’ 인증을 받은 카니구 산지는 훌륭한 하이킹 루트를 제공한다. 누구나 배낭을 메고 산길에 오르고 싶어지게 하는 카니구의 매력을 알아 보자.
발 밑에 펼쳐지는 지중해 풍경
산 정상에 올라 360도로 펼쳐지는 지중해의 모습은 그야말로 탄성을 자아낸다. 지중해를 감상하는 데는 이만한 전망대도 없다. 해발고도 2,150m에 있는 코탈레 산장(Refuge des Cortalets)은 100명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이곳에 들른 다음 8km에 걸쳐 약 650m를 더 올라가면 카니구 산지의 정상이 모습을 드러낸다.
트루바드 행렬
6월에 카니구 산을 오르면 ‘트루바드(Troubade)’라고 하는 축제의 일부인 신기한 행렬을 볼 수 있다. 올해 역시 성 요한의 날 주말(6월 15-16일)이 되면 카탈루냐 인들은 작게 묶은 장작 다발과 소원을 적은 종이를 들고 카니구의 교차로에 모여든다. 6월 22일 자정이 되면 페르피냥(Perpignan)에서 일년 내내 꺼지지 않고 유지되었던 ‘카니구의 불꽃’이 정상으로 봉송되고, 모두 장작에 이 불을 옮겨 붙이면서 활활 타오르는 장관을 연출한다. 뒤이어 주변 350개 마을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차례로 장작에 불이 붙는 광경을 볼 수 있어, 보는 이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한다.
자전거를 타고 느끼는 바람의 손길
자전거길을 통해 카니구 산의 정상으로 이어지는 발레그 길(Balaig trail)은 무려 100년도 넘게 다져진 길이다. 피욜(Fillols) 마을에서 출발해 934m 거리의 밀레르 고개(Col de Milleres)를 거쳐 코탈레 산장까지 오르면 다리는 뻐근해도 마음은 상쾌해질 것이다. 마지막 600m는 걸어서 올라가면 정상이 나온다. 산악 자전거 대여 업체에서 하루 또는 수일 동안 자전거를 빌리면 편리하지만, 자전거를 타고 산을 오르는 것은 경험으로 다져진 이들만 가능하다.
산장 탐방
제대로 된 산지 체험을 원한다면 카니구 투어에 도전해 보자. 5일에 걸쳐 84km에 걸쳐 4,450m의 고도를 오르는 하이킹이 기다리고 있다. 밤을 보낼 다섯 군데의 산장은 코탈레, 마리아유(Mariailles), 바테르(Batère), 콩크(Conques), 상기옘(Sant-Guillem)이다. 북쪽으로는 지중해, 남쪽으로는 푸른 산지가 펼쳐져 있으며 바위길과 고원을 가로지르는 코스도 있어 다채로운 풍경에 눈이 즐겁다.
당나귀와 친구가 되기
카니구 산지에서 당나귀는 풍경의 일부다. 카탈루냐의 상징으로도 쓰이기도 하는 토착종인 당나귀들은 오고 가는 이들과 함께하며 묵묵히 짐을 날라 준다. 당나귀는 몰이꾼과 함께 고용할 수 있으며, 카니구 정상 등반길과 5일 간의 카니구 투어 둘 다 동행이 가능하다. 당나귀와 함께라면 발걸음은 가벼워지고 더욱 재미있는 여행이 기다린다. 특히 아이와 동행하는 여행자라면 동물 친구의 등장은 커다란 선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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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aroline Revol-Maur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