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에르트 MÉERT
도톰한 두께에 홈이 깊이 파인 벨기에 와플과 달리, 브리오슈 페이스트리로 만드는 메에르트의 와플은 얇은 질감에 촘촘한 격자무늬를 지닌다. 1849년 와플에 마다가스카르 바닐라빈을 넣은 레시피를 최초로 개발해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고. 프랑스의 나폴레옹 3세와 벨기에의 레오폴드 1세가 즐겨 찾았고, 릴이 고향인 샤를 드골 장군 역시 이 와플을 좋아해 대통령이 되자 엘리제궁에 납품되었을 정도다. 타원형의 수제 와플을 베어 물자 버터와 비정제 설탕으로 갈색을 띠며 프랑스 전통 디저트에 자주 사용되는 카소나드(cassonade) 그리고 바닐라의 풍미가 부드럽고 달콤하게 퍼진다. 고풍스러운 티룸에서 차와 함께 음미해도 좋다. 지하에는 작은 박물관이 있어 각종 도구 등을 통해 이곳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으며, 예약을 통해 셰프가 와플 굽는 시연을 진행하거나 프라이빗한 식사도 가능하다.
레 비에르 드 셀레스탱 LES BIÈRES DE CÉLESTIN
프랑스 하면 와인을 떠올리지만, 남부에 비해 북부는 맥주 소비가 우세하다. 포도 재배에 적합하지 않은 기후인 데다 벨기에 문화의 영향도 있다. 맥주는 전통 양조 방식에 따라 독일의 라거와 벨기에의 에일로 나뉘는데, 벨기에와 인접한 릴도 에일 문화권에 속한다. 이곳은 셀레스탱 가족이 9대째 이어오는 소규모 양조장으로 첨가물 없이 오직 천연 원료만을 사용한다. 페일 에일의 일종인 ‘라 디스(LA DIX)’는 프랑스의 미식 안내서인 <고에미요(Gault & Millau)>가 오드프랑스 최고의 블론드 에일로 선정했다. 라 디스를 한 모금 들이켰는데, 맥주를 즐겨 마시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그 맛에 반해 한 병을 거뜬히 비운다. 이 외에도 트리플 에일, 스타우트, IPA 등 다양한 에일뿐 아니라 라거도 한 종류 생산한다. 매주 토요일에 양조장 투어를 운영하며,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부티크에서 맥주도 구입할 수 있다.
에스타미네 오 비유 드 라 비에이유 ESTAMINET AU VIEUX DE LA VIEILLE
에스타미네는 프랑스 북부, 특히 플랑드르 지역의 전통 음식점을 일컫는다. 정통 음식을 모두 맛보고 싶다면 아시에트 레지오 날(Assiette Régionale), 즉 지역 요리를 주문하면 된다. 커다란 접시에 닭고기, 돼지고기, 송아지고기, 토끼고기로 만든 편육 형태의 전채 요리인 포 트제플리시(Potjevleesch), 맥주로 졸인 소고기 스튜인 카르보나드 플랑드르(Carbonade Flamande), 플랑드르 지역 고유의 마루알 치즈를 넣은 크로켓 오 마루알(Croquette au maroilles), 맥주에 적신 빵 위에 햄과 머스터드, 마루알 치즈를 얹어 오븐에 구운 요리인 웰 시 오 마루알(Welsh au maroilles)이 모둠처럼 함께 나온다. 여기에 현지 맥주를 곁들이면 금상첨화!
By 내셔널지오그래픽 트래블러 코리아 김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