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크리스마스를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디저트는 바로 ‘부쉬 드 노엘’(bûche de Noël)이다. 초콜릿으로 덮거나, 캐러멜로 장식하거나, 심지어 아이스크림으로 만들어지는 이 달콤한 케이크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전형적인 크리스마스 디저트이다. 매년 파리의 유명한 파티시에들은 이 전통적인 디저트를 새롭게 해석하여 선보이는데, 오늘은 화려한 불빛으로 물든 파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최고의 크리스마스 부쉬 드 노엘을 소개한다.
클래식한 부쉬 드 노엘
파리 여행 필수 코스인 식료품점과 티룸에서도 매년 맛있는 부쉬 드 노엘을 만날 수 있다.
앙젤리나(Angelina): 핫초콜릿과 ‘몽블랑’ 디저트로 유명한 파리의 전통 있는 디저트샵이다. 이곳의 크리스토프 아페르(Christophe Appert) 셰프는 매년 클래식하면서도 창의적인 부쉬 드 노엘을 선보이며 초콜릿 애호가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Angelina
라뒤레(Ladurée): 프랑스 마카롱의 대표 브랜드로, 겨울마다 시그니처 부쉬 드 노엘을 선보인다. 2023년에는 줄리앙 알바레즈(Julien Alvarez) 셰프가 부드럽고 알록달록한 마카롱과 함께 축제 분위기를 더한 부쉬 드 노엘을 공개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 라뒤레의 미니 부쉬 드 노엘은 작은 사이즈로 출시되어 한입에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Ladurée
르노트르(Lenôtre): 파리지앵들이 사랑하는 고급 식료품점 르노트르에서 선보이는 부쉬 드 노엘은 매년 겨울 모든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다. 과일과 초콜릿의 절묘한 조화, 고급스러운 오두막집 스타일의 환상적인 장식, 밀크초콜릿과 다크초콜릿 조각으로 이루어져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썰매 모양의 케이크 등 매년 새로운 디자인으로 눈길을 끈다. Lenôtre
포숑(Fauchon): 13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고급 식료품점 포숑에서는 매년 셰프들이 바삭하고 부드러운 맛의 부쉬 드 노엘을 선보입니다. 이 완벽한 디저트를 직접 맛보고 싶다면 마들렌 광장으로 발걸음을 옮겨보자. 눈 내린 전나무 숲속 ‘겨울 텐트’ 스타일 부쉬 드 노엘은 세바스티앙 몽소(Sébastien Monceaux) 셰프의 작품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Fauchon
피에르 에르메(Pierre Hermé): ‘마카롱의 왕’이자 ‘부쉬 드 노엘의 왕’으로 불리는 피에르 에르메는 장미와 리치의 환상적인 조합을 자랑하는 '이스파한'을 비롯해, 독특한 맛의 부쉬 드 노엘로 명성이 자자하다. Pierre Hermé
시그니처 부쉬 드 노엘
파리의 유명 파티시에들은 매년 새로운 아이디어로 창의적인 부쉬 드 노엘을 선보인다. 그들의 케이크은 파리지앵들은 물론 전 세계 미식가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얀 쿠브레(Yann Couvreur): '천재적인 파티시에'라 불리는 얀 쿠브레는 전통적인 디저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파리-브레스트, 레몬 타르트, 플랑 등 그의 디저트는 언제나 혁신적이다. 부쉬 드 노엘에도 그의 상상력이 결코 빠질 수 없다. 아름다운 케이크 안에 그의 토템 동물인 여우가 숨어 있다고 하니, 천상의 맛을 즐기며 작은 보물을 찾는 재미도 놓치지 말자. Yann Couvreur
크리스토프 미샬락(Christophe Michalak): 크리스토프 미샬락의 부쉬 드 노엘은 클래식한 외관 속에 놀라운 맛을 숨기고 있다. 그는 프랄린, 피스타치오, 과일, 바닐라를 절묘하게 조합하여 매년 새로운 맛을 선보인다. 영화에서 영감을 받아 컬렉터용 부쉬 드 노엘을 선보이기도 하고, 동양적인 분위기의 케이크나 크리스마스 트리 모양의 케이크를 만드는 등 매년 다양한 매력을 발산한다. 연말 시즌을 맞아 크리스토프 미샬락의 부쉬 드 노엘과 함께 맛의 향연을 경험해보자. Christophe Michalak
크리스토프 아담(Christophe Adam): '에클레어 드 제니(élciars de génie)'의 크리스토프 아담 또한 놀랍고 환상적인 부쉬 드 노엘을 선보이며 또 다른 매력을 선보인다. XXL 사이즈의 에클레어로 제작되는 그의 창의적인 케이크에는 거대한 초콜릿 곰 장식과 색색깔의 거대 사탕이 올라가곤 한다. 에클레어 드 제니의 쇼윈도를 보는 것만으로도 황홀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L’éclair de Génie
팔라스 호텔의 부쉬 드 노엘
파리의 팔라스 등급 호텔에서도 역시 특별한 부쉬 드 노엘을 만날 수 있다. 고급스러운 분위기에서 차를 음미하고 바에서 칵테일을 즐기면서, 부쉬 드 노엘을 맛보는 것도 잊지 말자.
플라자 아테네(Plaza Athénée): 요리 경연 프로그램 ‘탑 셰프’에서 우승한 전설적인 장 앵베르(Jean Imbert) 셰프가 이끄는 플라자 아테네는 우아하고 맛있는 부쉬 드 노엘을 선보인다. 아르데슈 밤의 풍미, 향신료, 다크 초콜릿, 오렌지가 어우러지는 환상적인 맛을 경험할 수 있다. 매년 샬레 오두막 모양, 산 모양 등 새로운 형태로 출시되는 그의 부쉬 드 노엘은 맛뿐만 아니라 시각적으로도 놀라움을 선사한다. 플라자 아테네의 고급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연말 축제 분위기를 만끽하며, 그의 부쉬 드 노엘을 음미해 보자. Plaza Athénée
르 모리스(Le Meurice): 파리에서 가장 핫한 애프터눈 티코스로 유명한 르 모리스도 놓칠 수 없다. 세드릭 그로레(Cédric Grolet) 셰프는 실제 과일처럼 보이는 디저트로 유명한데, 그는 자신만의 테크닉을 활용하여 다양한 부쉬 드 노엘을 선보인다. 우아한 비주얼과 섬세한 디테일, 제철 과일을 아낌없이 활용한 케이크는 파리지앵들에게 큰 인기를 끈다. 특히 ‘리볼리 가(Rue de Rivoli)’를 형상화한 그의 부쉬 드 노엘은 프랄리네 크런치, 헤이즐넛, 플로르 드 셀, 바닐라 캐러멜, 헤이즐넛 비스킷, 헤이즐넛 우유 인퓨전 무스가 어우러지는 풍성한 맛을 자랑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Le Meurice
르 페닌슐라(Le Peninsula): 요거트와 회향, 바닐라와 담배 등 기상천외한 조합으로 유명한 안느 코루블(Anne Coruble) 셰프는 우리의 미각과 시각을 자극하는 독특한 부쉬 드 노엘을 선보인다. 그는 회향-유자, 카시스-전나무 싹 식초 등 과거에 큰 성공을 거둔 자신의 레시피를 재해석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트러플-헤이즐넛 등 매년 새롭고 환상적인 조합을 선보이며 놀라움을 안겨주고 있다. Le Peninsula
백화점에서 만나는 부쉬 드 노엘
파리의 세계적인 백화점에서도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특별한 부쉬 드 노엘을 만나볼 수 있다. 쇼핑을 즐기며 다양한 디저트를 함께 경험해 보자.
라 그랑드 에피스리 드 파리(La Grande Épicerie de Paris): 센강 좌안에 위치한 이곳은 여행객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 있지만, 파리지앵 사이에서는 큰 사랑을 받는 명소이다. 일반적인 식료품부터 특별한 먹거리까지 다양한 제품을 만날 수 있다. 특히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이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독특한 부쉬 드 노엘이 등장한다. 상큼한 과일을 좋아하는 이들을 위해 망고, 패션프루트, 라임이 어우러진 케이크부터, 진한 초콜릿과 프랄리네, 건과일을 더한 맛있는 초콜릿케이크까지, 다양한 선택지를 자랑한다. 쇼핑을 마친 후, 미니 사이즈로 준비된 부쉬 드 노엘을 한 입에 즐기며 여유를 만끽해보자. La Grande Épicerie de Paris
프랭땅 백화점(Printemps Haussmann): 크리스마스를 맞이한 프랭땅 백화점은 언제나 특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아르데코 양식의 돔 아래 거대한 크리스마스 트리를 설치하고, 귀여운 장난감들로 쇼윈도를 꾸미며 화려한 조명으로 장식을 마친다. 이곳의 크리스마스 축제에는 다양한 부쉬 드 노엘도 함께한다. ‘부쉬 쿠폴(bûche coupole)’은 밤과 감귤의 조화가 일품이며, ‘부쉬 꺄도(bûche cadeau)’는 칼리송 무스와 올리브 오일로 특별한 맛을 더했다. 매년 크리스마스를 기다리게 만드는 프랭땅 오스만의 부쉬 드 노엘을 경험해 보자. Printemps Hausmann
라파예트 구르메(Lafayette Gourmet): 세계적으로 유명한 라파예트 구르메는 현장에서 바로 맛볼 수 있는 음식부터 포장해 갈 수 있는 식료품까지 다양한 옵션을 제공한다.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부쉬 드 노엘이 결코 빠질 수 없다. 피에르 에르메와 얀 쿠브레와 같은 유명한 파티시에들이 만든 특별한 케이크도 만나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초콜릿 셰프를 비롯한 다양한 셰프들이 자신만의 창작물을 선보이기에, 과일 맛부터 초콜릿 맛까지, 미니 사이즈부터 패밀리 사이즈까지 다양한 부쉬 드 노엘을 경험할 수 있다. 갤러리 라파예트의 케이크와 함께 더욱 특별한 연말을 즐겨보자. Galeries Lafayette Le Gourmet
By Marie Raymond
저널리스트
여행 및 문화 전문 기자. 사무실만 아니라면 어디에서라도 글을 쓸 수 있다고 살짝 고백하는 마리. 그녀에게 영감을 주는 것은 지금 시대의 정신과 삶의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