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문학상 수상자 프레데리크 미스트랄은 카시스를 두고 이렇게 말한 바 있다. “파리를 보았으나 카시스를 보지 못한 사람은 ‘아직 프랑스를 보지 못했다’라고 말해야 한다.” 문장 한 줄에 꾹꾹 눌러 담아 둔 저 자긍심이란. 대체 얼마나 아름다운 곳이기에 저런 찬사를 보냈을까. KTX 매거진 기자가 보여주는 카시스의 매력을 살펴보자.
부유한 마르세유 주민들의 리조트 타운
지금도 이곳은 소득수준 높은 계층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이름이 높다. 지중해 특유의 선명한 기후와 청록빛 유리처럼 매혹적인 빛깔을 띠는 바다, 마을 뒤로는 남프랑스에서도 제법 유명한 트레킹 코스 ‘루트 데 크레트’까지 고루 갖췄다. 마르세유의 복잡한 도시 생활을 반기지 않는다면 탁월한 선택이 될 만한 생활 여건이다.
카시스의 보물, 칼랑크 Calanque
다른 무엇보다도 카시스의 이름을 드높인 건 칼랑크 국립공원이다. ‘칼랑크’는 ‘바위로 둘러싸인 좁고 긴 바다의 만’을 의미하는 코르시카어 ‘칼랑카’에서 유래한 낱말이다. 카시스에서부터 마르세유에 이르기까지 20킬로미터에 달하는 해안에는 수도 없이 많은 칼랑크가 육지 안쪽으로 깊숙하게 쭉쭉 뻗어 있다.
그 중에서도 포트 미우를 구경하기로 했다. 강처럼 길게 늘어선 칼랑크 양옆은 카시스 특유의 하얀 바위 지대가 깎아지른 듯 막아서 있다. 지형의 특성상 칼랑크는 훌륭한 피항지다. 어지간한 폭풍우가 몰아쳐도 이곳에 정박한 배는 좀처럼 영향을 받지 않는다. 마르세유의 올드포트 못지않게 수백 척의 요트가 줄지어 정박한 이유를 알 수 있는 장면이다. 이곳은 카시스 주민에게 훌륭한 산책 코스이기도 하다.
카시스 여행의 하이라이트, 와이너리 방문
카시스 여행에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와이너리 방문이다. 카시스에는 총 열두 곳의 와이너리가 있는데, 그중에서도 파테르넬은 카시스를 대표하는 와이너리 중 하나다. 파테르넬 와이너리로 가보자.
파테르넬 와이너리 Domaine du Paternel
파테르넬 와이너리는 1943년 세 남매가 아버지의 농장을 정리하면서 포도밭을 일구는데서 시작됐다. 1951년 첫 번째 와인 생산에 성공하였고, 70년이 넘는 세월동안 대를 이어왔다. 현재는 3대째인 장 크리스토프 상티니, 올리비에 상티니 형제가 함께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 주로 생산하는 건 화이트 와인. 물론 로제 와인과 레드 와인도 소량 내놓고 있는데, 세 가지 모두 카시스 일대에서 인기가 높다. 이 와이너리가 주목받는 건 이곳에서 나오는 모든 와인이 유기농 인증을 받았기 때문이다.
지중해의 쪽빛 파도가 남긴 짙은 여운
카시스에 도착했을 때만 해도 하늘은 명성에 어울리지 않게 잔뜩 찌푸리고 있었다. 구름 사이로 긴 빛줄기가 떨어지더니 순식간에 파란 지중해의 하늘이 열렸다. 늦은 오후의 카시스 해변은 아름다웠다. 해가 기울며 세상은 다시 오렌지빛으로 물든다. 잠시라도 눈을 뗀다면 후회하게 될 풍경이다. 이 순간을 고스란히 기억해 둬야지. 이 아름다운 카시스에, 지중해에, 남프랑스에 마음을 빼앗겨 버렸다.
By France.f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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