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고뉴 카시스의 모든 것

부르고뉴미식 & 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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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요 시간: 0 분게시일: 6 1월 2020

부르고뉴는 단지 훌륭한 와인으로만 유명한 곳은 아니다. 뉘 생 조르쥬Nuits-Saint-Georges의 오트 코트Hautes Côtes에 주렁주렁 열린 검고 반짝이는 작은 열매 ‘카시스(블랙커런트)’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지역의 특산물이다. 포도밭 옆 한 구획을 차지하고 있는 카시스 과수원은 7월 수확시기가 되면 기분 좋은 향기를 마구 뿜어낸다. 하지만 우리는 일 년 내내 부르고뉴의 카시스를 맛볼 수 있다. 잼, 머스타드, 후추, 주류, 향수에서 카시스의 향기를 느껴보자.

달콤한 크렘 드 카시스

부르고뉴 지방은 4세기 전부터 카시스를 재배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 카시스나 취급하는 것은 아니다! 깊은 색감과 강렬한 향기로 유명한 부르고뉴의 카시스는 나폴리 로얄 종과 기존의 부르고뉴 카시스를 교배하여 만든 고귀한 품종이다. 두 개의 품종이 합쳐진 결과는 모두의 기대를 뛰어넘었다. 비타민이 풍부한 과실을 이용하여 만든 부드럽고 달콤한 크렘 드 카시스crème de cassis는 1841년 디종의 르제 라구트Lejay-Lagoute 하우스가 발명한 리큐어다. 이 지역의 또 다른 특산품인 부르고뉴 화이트 와인에 부르고뉴 크렘 드 카시스를 조금 넣으면 부르고뉴산 100%의 특별한 식전주 ‘키르kir’가 완성된다.

르제 라구트

달콤한 디저트

Alusha/Adobe 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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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가라면 주목하라! 부르고뉴의 카시스 루트는 우리의 입맛을 돋우는 코스로 구성되어 있다. 이 작고 검은 알갱이를 본떠 만든 표지판을 따라가다 보면 지역 생산자들을 만나볼 수 있고, 커다란 구리 솥에서 천천히 졸여지는 카시스의 향기에 취해볼 수도 있다. 프루이루즈Fruirouge 과수원을 운영하는 올리비에Olivier 가족은 부르고뉴의 카시스로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카시스 잼과 젤리는 클래식한 메뉴에 속한다. 예컨대 과육이 풍부하고 설탕이 적게 들어간 카시스 버터를 타르트 아래에 깔거나, 고기 요리에 넣으면 사람들의 입맛을 자극할 수 있다.

카시스 요리

Monkey Business/Adobe 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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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고뉴에서 카시스 머스타드를 맛본다면 코가 찡해질 걱정은 접어두자. 카시스의 달콤한 향만이 느껴질 것이니 말이다. 도전을 두려워 않는 검고 작은 카시스는 케첩의 재료가 되기도 한다. 토마토를 대신한 부르고뉴 카시스의 과육에, 카시스 식초를 넣고 정확하게 계량된 향신료를 약간 가미해주면 된다. 처음엔 생소하게 느껴지겠지만, 어느 순간 그 마성의 매력에 빠지게 될 것이다! 부르고뉴 카시스의 말린 새싹을 갈아 황토색과 분홍색 파우더로 만들어낸 카시스 후추도 마찬가지다. 부르고뉴에서 가장 유명한 를레 베르나르 로아조Relais Bernad Loiseau 호텔 코트 도르Côte d’Or레스토랑의 스타 셰프 파트릭 베르트롱Patrick Bertron도 카시스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파티셰와 쇼콜라티에들도 카시스를 이용해서 최고의 디저트를 만들고 있다.

조향사의 비밀

faustasyan/Adobe 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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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있었는가? 카시스의 새싹이 수많은 향수의 재료로 쓰인다는 사실을! 카시스의 새싹에서 추출되는 싱싱한 나무향은 우리가 원하는 꽃향기를 확실하게 잡아주는 특성을 가진다. 바로 그 때문에 훌륭한 조향사들이 섬세한 향기를 구현하도록 하는 카시스에 열광하는 것이다. 부르고뉴에서 생산되는 카시스 중 상당 부분이 향수 제조에 쓰이지만, 제약 분야에 활용되는 경우도 있다. 수세기 전부터 카시스의 열매, 잎, 새싹은 다양한 효능이 있다고 전해진다.

카시시움에서 모든 것을 파헤친다

Aurélie Gonet
© Aurélie Gonet

디종의 남쪽에 위치한 뉘 생 조르쥬Nuits-Saint-Georges는 전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레드 와인을 생산하는 마을이다. 이 작은 부르고뉴 마을에서는 카시스에 대한 모든 것을 알아볼 수 있는 카시스 박물관 카시시움Cassissium도 만나볼 수 있다. 이 인터액티브한 박물관의 주인공은 단연 부르고뉴의 검은 황금 ‘카시스’다. 방문객들은 영화, 비디오, 인터액티브 스크린 등을 통해서 카시스 생산자들의 노하우를 알아볼 수 있다. 크렘 드 카시스의 제조업체인 베드렌느Védrenne 또한 두 문을 활짝 열고 여러분의 방문을 기다리고 있다.

카시시움

By Pascale Filliâtre

여행 전문 기자, 프랑스 문화를 찾아 세계 곳곳을 여행하는 여행 전문 기자. filliatre.pascale@orange.f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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