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방스는 지역 그 이상의 의미로 하나의 라이프스타일을 뜻한다. 다양한 색감과 향기가 가득한 동시에 색다른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프랑스 유명 여행 인플루언서 레아 카미에리가 소개하는 오트 프로방스의 보클뤼즈로 떠나보자.
프로방스를 이루는 작은 마을들
‘프로방스’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넓게 펼쳐진 아름다운 라벤더 밭이다. 하지만 프로방스의 볼거리는 그뿐만이 아니다. 프로방스에는 제각기 아름다운 매력을 자랑하는 여러 작은 마을들이 있다! 경사진 골목길과 베이지색·황토색으로 칠해진 벽은 프로방스 마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전형적인 풍경이다. 일몰 전 햇볕이 벽을 비추는 모습은 그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아름다운 풍경이다. 프로방스를 대표하는 마을 중 하나로 총 인구 844명의 작은 마을 세귀레(Séguret)가 있다. 세귀레는 당텔 드 몽미라이(Dentelles de Montmirail) 산기슭에 자리 잡은 채, 넓은 포도원이 늘어선 프랑스의 대표적 와인 산지 발레 뒤 론(vallée du Rhône)을 굽어보고 있다. 세귀레 마을의 고지대에서는 중세 시대 세워진 성탑이 마을을 내려다보는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당텔 드 몽미라이 산맥
다음 목적지는 포도원과 포도나무가 펼쳐진 풍경이 아름다운 당텔 드 몽미라이 산맥이다! 론 지방의 포도나무 품종을 보호하는 크라우드 펀딩 기업 로네아(Rhonéa)는 말을 타고 가이드와 함께 당텔 드 몽미라이 산맥 테루아를 탐험하는 투어 서비스를 제공한다. 천 년이 넘도록 땅을 지키며 고유한 특성을 발전시킨 테루아를 가까이서 느끼고, 고즈넉한 분위기도 함께 즐길 수 있는 기회다. 봄 드 브니즈(Beaumes de Venise) 또는 바케라스(Vacqueyras) 와이너리 지하 저장고에서 두 와이너리가 자랑하는 최고의 와인 4종을 시음하는 순서로 투어는 끝을 맺는다.
발레아 라벤더 밭
보클뤼즈 지방 봄 드 브니즈에 있는 와이너리 도멘 뒤 로셰 데 담(Domaine du Rocher des Dames) 중심부에는 르 마스 레바자드(le Mas l’Evajade)가 자리 잡고 있다. 코린과 장 뤽 부부가 운영하는 르 마스 레바자드는 색다른 매력을 자랑하는 숙소다. 포도원 한가운데 놓여있는 큰 나무 술통의 모습도 인상적이다. 동화 속 세상처럼 아름답게 꾸며진 평화로운 이곳에서 안락한 휴식 시간을 만끽해 보자.
충분히 쉬었다면 천천히 눈을 떠 시선을 라벤더 밭으로 돌려보자. 그런데 잠깐, 아름다운 프로방스 라벤더 밭을 제대로 구경하고 싶다면 그에 걸맞은 멋진 차를 타고 가는 것은 어떨까! ‘2CV 앙 프로방스’(2CV en Provence) 서비스를 통해 시트로앵이 1948년 출시한 클래식카 모델인 2CV를 대여할 수 있다. 대여 가능한 2CV 차들은 자네트, 솔랑주, 마고, 이렌느, 피스타슈 등 귀여운 프랑스 감성을 가득 담은 이름을 갖고 있다. 작지만 날쌘 클래식카를 타고 라벤더 밭을 달리며 잊지 못할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 보자.
프로방스 미식 체험
프로방스식 식문화와 테이블 아트도 빼놓아서는 안 되는 지역의 자랑이다. 이 지역의 미식 고수들을 물색하다 보면 놀라운 미식 경험을 선사해 주는 두 여성 전문가, 오딜과 브리짓을 찾아가게 될 것이다. 이들은 산허리에 숨어 있는 작은 마을 브랑트(Brantes)에 살고 있다. 총 거주자 수가 단 85명인 브랑트에 가면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대자연 속에 있다는 느낌이 든다. ‘맛 탐험가’라는 별명을 지닌 오딜과 브리짓은 브랑트 마을 길 이곳저곳을 거닐며 요리 재료로 쓸 각종 식물과 야생꽃을 채집한다. 꽃을 요리해 먹는다는 말이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프로방스의 두 미식 전문가를 믿고 따라가 보자. 살아있는 식물학 백과사전, ‘탐험가 도라’에 뒤지지 않는 꽃 탐험가, 로즈메리와 쐐기풀을 찾아 모험을 떠나는 인디아나 존스… 브리짓과 오딜에게 걸맞은 수식어는 그 외에도 넘쳐난다. 채집을 마치고 나면 가져온 재료를 가지고 이들과 함께 요리를 해 보자. 맛과 향 모두 일품일 것이다! 자연에서 찾은 각양각색의 재료로 만든 푸짐한 음식을 남녀노소를 막론한 모든 일행과 함께 나눠 먹으며 웃음 가득한 즐거운 시간을 보내보자.
알프 드 오트 프로방스 하이킹
다음 행선지는 베르동 자연공원 한가운데 위치한 생 마르탱 드 브롬(Saint-Martin-de-Brômes)이다.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이곳의 절경을 즐기며 한나절 하이킹을 즐겨보자. 당나귀를 길벗 삼아 함께 떠날 수도 있다. 나는 7살 수컷 당나귀 크로퀴스와 함께 하이킹을 했다.
내가 크로퀴스를 데리고 다녔다기보다는 크로퀴스가 나를 끌고 다녔다고 말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 같다. 당나귀는 고집이 센 동물이지만 굉장히 똑똑할 뿐 아니라 익살스럽기까지 하다. 게다가 내 친구 마갈리와 뤼시앵의 당나귀들은 특별한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이들과 함께한 당나귀들은 섬세한 감각과 예민한 후각을 활용해 장애인이나 자폐증 환자들과의 소통을 도와준다. 이들의 놀라운 활약을 보던 뤼시앵의 눈가에는 감동의 눈물이 맺혔다. 나도 두 당나귀 커플의 엄청난 능력과 활약을 여기저기 간증하지 않을 수 없었다.
보디나르 협곡 카야킹
프로방스에서는 신나는 액티비티도 즐길 수 있다. 카약이나 카누를 타며 보디나르 협곡의 절경을 감상해 보자. 카누는 아쿠아티튜드(Aquattitude)에서 대여할 수 있다. 이곳의 좁고 가파른 협곡 길을 따라가다 보면 장엄한 풍경이 계속해서 펼쳐진다. 생트 크루아 호수(Lac de Sainte-Croix)에 다다르면 동화 속 세계 같은 아름다운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이끼와 고사리가 수놓인 아름다운 암벽, 터키석 색으로 빛나는 강물, 공중에 떠 있는 것만 같은 동굴의 모습과 옛 혈거인들의 거처를 감상하다 보면 감탄사가 절로 나올 것이다.
발랑솔 고원
이제 프로방스 여행의 마지막 행선지로 향할 차례다. 세계적인 관광명소 발랑솔 고원(Plateau de Valensole)은 숨 막힐 정도로 아름다운 라벤더 밭이 펼쳐진 풍경을 자랑한다. 프로방스 지방 고유의 풍경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라벤더 꽃이 아름다운 푸른빛을 뽐내는 7월에 반드시 이곳을 여행해야 한다. 발랑솔 고원은 아름다운 풍경과 향기로운 꽃내음으로 이곳을 찾는 여행객들의 눈과 코를 행복하게 해주는 여행지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생태계가 취약한 발랑솔 고원의 생물 다양성을 보호하도록 모두가 힘써야 한다. 고원에서 자라는 식생을 함부로 밟지 말고, 그 어떤 꽃도 꺾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하자. 꿀벌이 자유로이 꽃에서 꿀을 딸 수 있도록 말이다. 활동적인 모험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전기 자전거를 대여해 라벤더 밭 자전거 투어에 도전해 보기를 추천한다.
우리의 프로방스 여행은 이렇게 마무리된다. 내가 너무나도 사랑하는 프로방스 여행기를 읽으며 여러분도 프로방스를 여행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기를 바란다. 프로방스는 수개월간 계속된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 종료 후 내가 떠난 첫 여행지였다. 프로방스에서 보낸 나날을 여러분과 함께 공유하고, 여행의 매 순간을 즐기고, 여행지에서 만난 모든 사람과 공간을 소중히 여기게 되고, 마침내 가장 단순한 사실을 다시 깨닫게 되어 기쁜 마음이다. 중요한 것은 본질을 깨닫는 것, 즉 일상으로부터 멀리 떠나고 싶다면 저 멀리 세상 끝으로 여행을 떠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올여름, 나는 프랑스를 방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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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éa Camille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