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상 프로방스(Aix-en-Provence) 북쪽으로 15분 정도 가다 보면 사람들의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는 와이너리가 나타난다. 도멘 뒤 비니콜 샤토 라 코스트 (Domaine Vinicole du Château La Coste)는 현대 미술, 건축, 와인 문화가 독특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곳이다. 아름다운 작품과 건축물, 그리고 향기로운 와인을 즐길 수 있는 샤토 라 코스트로 떠나 보자.
130 헥타르의 포도 재배 지역을 포함해 총 200헥타르에 걸쳐 포도원, 밤나무 숲, 올리브 밭이 프로방스 수평선까지 끝 없이 펼쳐진다. 걷다 보면 오감의 향연이 펼쳐지는 이 곳은 ‘건축 예술 산책로(Promenade Art & Architecture)’라는 이름이 붙었을 정도로 사랑을 받는다. 산책로 전체를 따라 걷는 데는 약 두 시간이 소요되는데, 이 곳에서 작업했던 현대 예술가들의 예술 작품이나 설치 미술품들을 중간중간 만나 볼 수 있다. 길 바로 옆의 큰 호수 위에는 프랑스계 미국인 예술가인 루이스 부르주아(Louise Bourgeois)의 거대한 거미 조각상이 있다. 언덕 위에는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성당이 있고 그 옆에는 장 미셸 오토니엘 (Jean Michel Othoniel)의 작품인 붉은색의 대형 무라노 유리 십자가가 우뚝 서 있다. 경이에 차 작품들을 감상하다 보면 어느새 숲으로 들어가게 된다. 여기서는 미국인 예술가인 마이클 스타이프가 청동으로 만든 여우상과 마주하게 되는데, 살아있는 여우처럼 생동감이 넘친다.
건축 예술 산책로에서는 곳곳에서 뛰어난 예술 작품들이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한 쪽에는 거대한 메디테이션 벨(폴 마티스, 2012년)이 서 있고, 다른 쪽에서는 철로 만든 포르티코(리차드 세라, 2008년)와 자기장을 띠는 천연 자석으로 만든 조각 작품(퉁가, 2011년)이 신선한 경험을 선사한다. 덤불을 넘어가면 암석으로 만든 정육면체 파빌리온(안도 다다오, 2008-2011년)과 알록달록한 색의 금속 벽(리암 길릭, 2010년)도 감상할 수 있다. 이 작품들은 프로방스 자연의 아름다움을 겸허히 수용하는 현대 미술의 정신을 나타낸다.
안도 다다오, 일본적 감각을 더하다
아트센터(Centre d'Art) 안에서도 현대 미술 작품을 찾아 볼 수 있는데, 아트센터 건물은 일본의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했다. 아트센터 건물은 뚜렷한 기하학적 선, 프레임을 통한 표현, 엄청난 규모의 창문 등 안도 다다오 건축물의 특징을 고스란히 나타내고 있다. 부드러운 콘크리트 벽과 잔잔한 수면 사이로 빛이 어떻게 표현되는지 감상해 보자.
건축계의 슈퍼스타, 프랭크 게리와 장 누벨
투어를 따라 가다 프랑스의 건축 거장 장 누벨(Jean Nouvel)이 설계한 와인 저장고에 이르면 모두가 이 곳의 웅장함에 매료된다. 반으로 잘린 원통형의 건물을 금속판이 지붕처럼 덮고 있는 형태로, 이 저장고는 그 자체만으로 경이롭고 초현대적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곳에 자신의 역작을 남긴 또 다른 이로는 미국의 건축가 프랭크 게리(Frank Gehry)가 있다. 파리 루이비통 미술관과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을 설계한 것으로 이미 유명한 그는 샤토 라 코스트 내의 콘서트 홀인 파비용 드 무지크(Pavillon de Musique)를 건축했다.
오가닉 레드, 화이트, 로제 와인
투어가 끝나면 갈증 나는 목을 축여야 하는 법. 샤토 라 코스트의 수 많은 건축물 중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레스토랑 안도 다다오’에서는 프로방스의 고급 음식을 맛볼 수 있다. 프로방스와 지중해식 요리에 샤토 라 코스트 지방에서 생산되는 유명한 와인을 곁들이다 보면 이 지역이 원래는 포도밭이었다는 사실을 다시금 실감할 수 있다.
프로방스는 레드, 화이트, 로제까지 다양한 포도주가 생산되는 와인의 천국으로, 프로방스의 지역적 가치를 나타내고 정통 와인 제조 방식과 이 지역의 자연이 조화롭게 맞물려 탄생했다는 뜻에서 이 곳의 와인에는 모두 친환경 농업(Agriculture Biologique, AB) 인증 마크가 붙는다.
Château La Coste 2750 Route De La Cride 13610 Le Puy-Sainte-Réparade
By Rédaction France.f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