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멈춘 것만 같은 도르도뉴 계곡(Vallée de la Dordogne)에서는 매일이 휴일 같다. 높다란 절벽 꼭대기에 자리한 로카마두르(Rocamadour) 마을에 오르고, 청정한 자연의 소리를 듣고, 라스코에 도달하기까지 여러 동굴을 둘러보자. 그림 같은 길에서 산티아고 순례길에 이르기까지, 쉬어 가는 지점마다 아름다운 지형과 유네스고 세계 문화유산, 미식가들을 위한 맛집 등이 가득하다.
놓쳐서는 안 되는 도르고뉴 계곡의 명소
- 베이낙 성Le château de Beynac
페리고르(Périgord) 지방의 견고한 요새 베이낙 성(Château de Beynac)은 베이낙에카즈낙(Beynac-et-Cazenac) 마을 위 절벽에 우뚝 서서 도르도뉴 계곡을 9세기 넘게 지키고 있다. 베이낙 성을 방문하는 것은 곧 리처드 1세, 아키텐의 엘레오노르, 시몽 드 몽포르, 그리고 백년전쟁의 발자취를 따라 프랑스의 역사를 되짚어 보는 것이다. 방문객은 중세 시대의 중심으로 곧장 빨려 들어간다.
- 중세의 성체 도시, 몽파지에Monpazier
몽파지에(Monpazier)는 사를라(Sarlat)와 베르주락(Bergerac) 사이에 있으며, 빌뇌브쉬르로(Villeneuve-sur-Lot)와 카오르(Cahors), 로(Lot)에서 가깝다.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로 손꼽히는 몽파지에는 수많은 유적지들로 ‘프랑스의 명소(Grand site de France)’에 등극했다. 유명 유적 가운데 13세기에 전략적 목적으로 건설된 성체는 중세 건물의 꽃이자 300곳에 달하는 프랑스 남서부 성체 유적 중 가장 대표적인 곳이다.
- 사를라Sarlat 시내
사를라라카네다(Sarlat-la-Canéda)는 누벨아키텐(Nouvelle-Aquitaine) 주의 도르도뉴 지방에 있는 중세 도시로, 프랑스에서도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남동쪽 페리고르 지방의 대표 도시다. 주요 유적지만 66개에 달한다. 사를라 출신의 유명인으로는 작가 에티엔 드 라 보에티(Étienne de La Boétie), 정치인 모리스 루엘(Maurice Rouel)과 피에르 자노(Pierre Janot), 건축가 장 누벨(Jean Nouvel), 럭비선수 에릭 알레그레(Éric Alégret)가 있다.
- 파디락Padirac의 동굴
유럽에서 가장 유명한 만(灣)이자 프랑스에서 손꼽히는 지형학적 수수께끼. 바깥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수직으로 94m를 내려가면 1889년 파디락(Padirac) 동굴을 처음 탐험했던 에두아르알프레드 마르텔(Edouard-Alfred Martel)처럼 지하에 흐르는 강에 배를 띄우고, 무려 103m에 달하는 거대 종유석을 볼 수 있다. 계속 가다 보면 지면과 맞닿은 동굴의 천장까지 뻥 뚫린 공간이 나온다.
- 라스코 4 Lascaux IV 동굴
1940년 4명의 십 대 소년들이 발견한 라스코(Lascaux) 동굴의 벽에는 대단한 선사시대의 보물이 그려져 있었다. 1963년 벽화 보존을 위해 방문객의 출입을 금지한 뒤, 2016년 라스코 언덕 발치의 국제 동굴벽화 센터에 동굴과 벽화의 모습을 완벽하게 재현한 모형이 들어서 관광객을 기다리고 있다.
- 카두앵Cadouin 수도원
베르주락과 사를라의 중간 지점에는 1115년에 세워진 카두앵 수도원(abbaye de Cadouin)이 있다. 과거부터 자리를 지키던 수도원 건물과 성물 안치소, 로마네스크 양식의 지대(址臺)가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화려한 고딕 양식의 수도원은 15세기 말에 세워졌으며, 1790년 프랑스 혁명 당시에는 수도 활동이 중단되기도 했다.
- 오트포르Hautefort 성
중세 시대에 지어진 요새였던 오트포르 성(Château de Hautefort)은 17세기에 여흥을 위한 성으로 탈바꿈되었다. 페리고르 지방에서는 드물게 고전적 건축양식으로 지어진 성에는 17, 18세기의 가구와 예술작품이 다수 소장되어 있다. 프랑스풍의 정원은 역사유적으로 지정되었으며, 영국풍의 정원 역시 감탄을 자아낸다.
- 베작Vézac의 마르케이삭 정원
베작(Vézac)의 마르케이삭 공중정원(jardins suspendus de Marqueyssac)은 관광 명소로 지정된 곳이다. 노출된 바위 절벽 위, 19세기의 성을 배경으로 22헥타르의 면적에 걸쳐 조성된 정원은 그 로맨틱함이 마치 그림에서 튀어나온 것만 같다. 나무그늘 아래 걸을 수 있는 6km의 산책길을 따라, 일일이 손으로 다듬은 15만 그루의 나무와 정자, 암석 정원, 폭포까지 조성되어 있다.
- 보몽 뒤 페리고르Beaumont du Périgord 마을
1272년 세워진 성채 도시 보몽(Bastide de Beaumont)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외양이 크게 바뀌었지만, 프랑스의 역사 유적에 등재된 요새 안의 성당과 뤼지에 성문(Porte de Luzier)과 같이 중세 시대의 흔적이 여전히 곳곳에 남아 있다. 쉽게 접근이 가능한 100km에 달하는 하이킹 트레일에 오르면 금방 주변의 전원적인 풍경과 하나가 된다. 말을 타고도 산책이 가능하다.
도르도뉴 계곡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액티비티
- 튀르삭Tursac의 선사시대 공원에서 네안데르탈인의 시대로 떠나기
튀르삭(Toursac)의 선사시대 공원(Préhisto-Parc)에서는 150개가 넘는 실사 크기의 모형을 통해 공룡의 시대에서부터 인류의 출현, 그리고 완벽하게 복원된 신석기 시대의 마을의 모습까지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하이라이트는 생생하게 움직이는 높이 6m, 너비 9m의 거대 티라노사우루스다.
- 도르도뉴와 베제르Vézère 강에서 물놀이하기
무더운 여름이 찾아와도 호수와 시냇물, 숨겨진 만과 폭포가 곳곳에 있는 남부 프랑스에서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아름다운 모래사장은 낮잠을 자거나 가족과 함께 피크닉을 즐기기에 딱 알맞다.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된 강으로는 프랑스에서 도르도뉴가 유일하다.
- 베르주락Bergerac에서 시라노의 발자취 찾기
작가 에드몽 로스탕(Edmond Rostand)에게 영감을 준 실존인물 에르퀼사비니엥 드 시라노(Hercule-Savinien De Cyrano)는 1619년 파리에서 태어났다. 19세의 나이로 총병 연대에 입대한 그는 오늘날 널리 알려진 이름, 시라노 드 베르주락이라고 불리기 시작한다. 활자를 통해 재창조된 인물의 모습과 같이 그는 실제로 검술만큼이나 문학적 재능이 뛰어났다고 한다. 로스탕의 희곡 ‘시라노 드 베르주락’은 1897년 파리의 생마르탱 극장(Théâtre de la Porte Saint-Martin)에서 초연을 올렸다.
- 에지 드 타약Eyzies de Tayac의 국립 선사시대 박물관에서 역사를 되짚어 보기
세계 선사시대의 수도 에지 드 타약 시뢰이(Les Eyzies-de-Tayac-Sireuil)에는 주요 동굴벽화 유적지 인근에 선사시대 박물관이 있다. 이곳은 박물관 외에도 유물의 보존소이자 연구 센터, 그리고 끝없이 진화하는 지식의 산실을 겸하고 있다. 20세기 초에 문을 연 이후 역사학자들과 관광객들의 지속된 사랑을 받는 곳이다.
- 돔Domme에서 멋진 풍경 감상하기
사를라에서 12km 떨어진 곳에 있는 마을 돔(Domme)는 높다란 절벽 끝에 자리해 도르도뉴 계곡과 아름다운 인근 마을 라 로크가작(La Roque-Gageac)과 베이낙에카즈낙(Beynac-et-Cazenac)까지 멋진 경치를 제공한다. 황금빛 돌을 쌓아 만든 이 마을은 남동쪽 페리고르 지방의 건축과 자연, 미식이 결합된 총체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 이시작Issigeac에서 쇼핑하기
중세 시대의 모습을 간직한 이시작(Issigeac)의 거리는 마치 달팽이 집처럼 구불구불하게 이어진다. 예부터 예술가와 장인의 거주지로 역사와 건축의 유산이 살아 있는 이 마을에서는 일요일마다 장터가 열리는데, 여름철이면 거의 마을 전체를 뒤덮을 정도로 큰 규모를 자랑한다. 원하는 것은 뭐든 찾을 수 있으니 꼭 들러 보자.
- 몽바지약Monbazillac의 와인 저장고 방문하기
남서쪽 페리고르 지방에서도 와인 재배의 중심지인 몽바지약(Monbazillac)은 베르주락에서 5km 거리로 가깝다. 도르도뉴 강의 좌안에서 가르도네트(Gardonnette) 강의 우안에 이르는 이 비옥한 지대에 들어선 마을만 5개로, 베르주락 와인 생산지의 1/4을 차지한다. 선사 시대의 역사뿐만이 아니라 와인의 비밀을 간직한 곳이다.
- 밀랑드 성château des Milandes에서 조세핀 베이커와 만나기
15세기에 지어진 밀랑드 성(Château des Milandes)은 조세핀 베이커(Joséphine Baker)가 약 30년 동안 거주한 곳으로 ‘명사의 집’으로 선정된 명소다. 미주리 주 출신의 미국인으로서 인류의 평등을 위해 싸운 베이커는 무대의 스타이자 제2차 세계대전 중의 활약으로 프랑스의 무공 십자훈장, 레지옹 도뇌르 훈장에 빛나는 레지스탕스 무용가였다. 밀랑드 성에서 그는 다양한 국적의 아이 12명을 입양해 다인종 가족을 꾸려 나갔다. 2016년 프랑스 문화부에 의해 ‘주목할 만한 정원(Jardin remarquable)'으로 선정된 밀랑드 성의 정원에서는 계곡이 한눈에 들어온다.
자세한 여행 정보:
By France.f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