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여자월드컵 개최도시 기행 ③ 그르노블 Grenoble

여행 아이디어

오베르뉴스포츠

케이블카에서 바라본 그르노블 전경
© Footballist - Ryu Chung - 케이블카에서 바라본 그르노블 전경

소요 시간: 0 분게시일: 13 6월 2019

’2019 프랑스 여자월드컵’을 완벽하게 즐기는 방법을 소개한다. ‘풋볼리스트’는 여자월드컵 개최도시를 방문해 축구와 문화 그리고 음식을 모두 아우르는 기행기를 준비했다. 세번째 도시는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도시, 그르노블 Grenoble 이다.

P. Blanc/Auvergne-Rhône-Alpes Tourisme
© P. Blanc/Auvergne-Rhône-Alpes Tourisme

그르노블 관광안내소 직원인 아망딘 반 씨는 경기장 이름을 묻는 ‘풋볼리스트’에게 이렇게 답했다. 알프스 스타디움이라고 말하면 조금 이상해 보이지만, 그르노블은 엄연히 알프스와 관련이 있는 도시다. 파리에서 TGV를 타고 그르노블로 갈 때 그르노블이 가까워질수록 엄청난 위용을 자랑하는 바위산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자연을 느낄 수 있는 도시

그르노블의 한 골프장
© P. JayetAuvergne-Rhône-Alpes Tourisme - 그르노블의 한 골프장

한국에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그르노블은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도시다. 여름에는 날씨가 매우 좋아 피서하려는 사람들이 많이 찾고, 겨울에는 스키나 스노우보드 등 겨울 스포츠를 즐기려는 이들이 많다. ‘풋볼리스트’가 그르노블을 찾은 날도 화창하다 못해 햇살이 쏟아졌다. 많은 사람들이 공원에 누워 일광욕을 즐기고 있었다.

절벽과 색색 집의 조화

Footballist - Ryu Chung
© Footballist - Ryu Chung

프랑스 남동부에 있는 그르노블은 이탈리아계 사람이 많이 사는 도시다. 그르노블을 소개하는 사진에 많이 나오는 텔레페리크(케이블카, Telepherique)가 산 정상에 있는 바스티유 요새로 올라가는 장면을 보면 바위 산 아래 전면을 다른 색으로 바른 집들이 줄지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이 이탈리아계 사람들이 지은 집이라고 한다. 그르노블의 상징, 텔레페리크는1934년 9월에 처음으로 운행을 시작했으며, 총 길이는 700m에 달한다. 텔레페리크를 타고 가면서 그르노블 시내를 보니 자연과 도시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승차 지점에서 타면 4분 만에 해발 482m인 바스티유 요새에 도착할 수 있다.

숨 막히는 알프스 전경

셰 르 페르 그라에서 즐기는 알프스 파노라믹 뷰
© Footballist - Ryu Chung - 셰 르 페르 그라에서 즐기는 알프스 파노라믹 뷰

지금은 한 해에 60만 명이 찾는 관광지가 된 바스티유는 1538년 프랑수아 1세가 만들었다. 이 요새는 그르노블 사람들이 매우 좋아하는 산책 장소이기도 하다. 그르노블 출신으로 ‘적과 흑’ 등 세계적인 작품을 쓴 스탕달은 “나는 백보를 걸을 때마다 모습을 바꾸는 바스티유의 풍광을 비유할 능력이 없다”라고 말했을 정도로 아름다운 장관을 자랑한다. 특히, 바스티유에 가면 알프스 산맥에서 가장 높은 산인 몽블랑까지도 볼 수 있다. ‘풋볼리스트’는 날씨가 좋아 몽블랑을 볼 수 있는 행운까지 맛봤다. 바스티유에 있는 식당 셰 르 페르 그라(Chez Le Per'Gras)에서는 최고의 닭다리 요리는 물론 알프스의 파노라믹뷰를 즐길 수 있다.

친환경적인 경기장, 스타드 데 잘프 Stade des Alpes

Footballist_Ryu Chung
© Footballist_Ryu Chung

다른 도시의 경기장들은 대부분 도심에서 떨어져 있는데 그르노블 경기장은 시내에서 매우 가깝다. 시청 바로 뒷편에 있다. 반 씨는 “다른 도시도 이렇게 경기장이 시내 중심에 있느냐?”라고 물은 뒤 “아마 우리가 가장 경기를 보기 쉬운 도시일 것”이라며 웃었다. 경기장에는 걸어서도 갈 수 있고 트램을 타고도 갈 수 있다. 스타드 데잘프는 20,068석을 보유한 아담한 경기장으로 2부리그 소속인 그르노블풋38과 럭비팀인FC그르노블이 함께 홈 경기장으로 쓰고 있다. 2008년에 지어진 이 경기장은 친환경적인 경기장으로도 유명하다. 태양광 패널을 경기장에 배치에 연간 7만 와트의 전기를 생산하기도 한다. 박지성의 절친으로 알려진 마쓰이 다이스케도 이 경기장에서 그르노블 유니폼을 입고 뛰었었다.

경기장 옆에 위치한 'FIFA 팬 익스피리언스 파크’
© Footballist_Ryu Chung - 경기장 옆에 위치한 'FIFA 팬 익스피리언스 파크’

‘풋볼리스트’가 경기장을 찾았을 때 자메이카 대표팀이 공식기자회견과 경기장 방문했었다. 역경을 딛고 월드컵 본선에 처음으로 오른 ‘레게 걸즈’는 브라질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를 준비하고 있었다. 이어 벌어진 경기에서는 0-3으로 패했다. 경기장 옆에는 ‘FIFA 팬 익스피리언스 파크’가 들어서 있다. 주말인데도 많은 어린이들이 축구를 즐기고 있었다.

스타드 데잘프는 12일 한국과 나이지리아 경기를 비롯해 총 5경기를 소화한다. 예선 4경기와 16강 1경기가 이곳에서 열린다.

프랑스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카페

Footballist_Ryu Chung
© Footballist_Ryu Chung

시내는 아담하고 평온하다. 그르노블은 앞서 언급한 특징적인 집들과 아담한 광장으로 사진이 잘 나오는 도시로도 유명하다. 시내에서 가장 큰 광장인 플라스 생탄드레 광장(place Saint-André)에 가면 프랑스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카페 라 타블 롱드(Café La Table ronde)를 만날 수 있다. 이 카페는 1739년부터 영업했다. 프랑스에서 가장 오래된 카페는 1686년 파리에 문을 연 카페 프로코프이다.

빛의 미술관, 그르노블 미술관

Pioucube/Auvergne-Rhône-Alpes Tourisme
© Pioucube/Auvergne-Rhône-Alpes Tourisme

자연광으로만 작품을 볼 수 있게 만든 그르노블 미술관도 볼만한다. 그르노블 미술은 프랑스 혁명 이후에 세워진 프랑스 최초의 현대 미술관으로 폴 고갱과 마르크 샤갈 작품을 다수 가지고 있다. 미술관 작품도 멋지지만, 미술관 건축 자체도 인상적이었다.

그르노블의 밤

P. Blanc/Auvergne-Rhône-Alpes Tourisme
© P. Blanc/Auvergne-Rhône-Alpes Tourisme

그르노블의 밤은 차분하고도 생동감 넘쳤다. 시내 중심가는 주말을 즐기려는 청년들로 붐볐다. 사람이 적지 않았지만 파리나 리옹과 같은 대도시의 인파와는 달랐다. 밤 9시가 되도록 해가 지지 않았기에 공원에 잔디밭에 자리를 깔고 와인과 맥주를 마시는 이들도 있었다. 작지만 매력적인 도시는 하루를 그렇게 마무리했다.

By 히든 K 류청 편집장

류청 기자는 프랑스어를 전공하고 스포츠 전문 미디어 히든 K 편집장으로 일하고 있다. 여행과 문화 등 축구장 밖에서 일어나는 일에도 관심이 많다. 책 <사람은 축구를 공부하게 만든다>, <유럽 축구 엠블럼 사전>, <월드컵 축구 엠블럼 사전>, <박태하와 연변축구 4년의 기적>의 저자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