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우리를 상상하는 그곳으로 데려다주는 고마운 존재다. 안전을 위해 유럽 국경이 굳게 닫혀있는 지금, 프랑스 여행의 꿈을 실현해 줄 영화 세 편을 소개한다. 프랑스 하면 빠질 수 없는 아름다운 풍경, 맛 좋은 와인과 음식이 어우러진 영화 속 세계로 퐁당 빠져보자.
파리로 가는 길 (Paris Can Wait, 2016)
영화 <파리로 가는 길>은 원칙주의 미국 여자 앤과 낭만주의 프랑스 남자 자크, 영화 속 두 주인공이 함께하는 로맨틱한 프렌치 로드트립을 유쾌하게 풀어낸 영화이다. 프랑스 남부의 아름다운 휴양도시 칸, 자연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한 엑상 프로방스, 고대 로마인의 손길을 느낄 수 있는 가르 수도교, 미식 도시 리옹, 성모 마리아가 잠들어있는 베즐레이, 그리고 낭만이 숨 쉬는 도시 파리까지 이어지는 여행길을 함께하며 프랑스의 오색 매력에 푹 빠지게 된다.
엘레노어 코폴라 감독의 장편 상업 영화 데뷔작으로 화제를 모은 <파리로 가는 길>은 감독 자신이 실제로 남편의 사업 동료와 프랑스를 여행했던 경험담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2009년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과 함께 칸국제영화제에 참석한 후 동유럽 출장에 동행할 예정이었던 엘레노어 코폴라 감독은 여행 당일 심한 코감기에 걸려 비행기를 탈 수 없었다. 그때 마침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사업 동료가 자신의 파리행 여정에 동행을 제안했고, 그렇게 칸에서 파리까지의 여행이 시작되었다. 칸에서 파리까지 실제로는 약 7시간이 걸리는 거리이지만 남편의 사업 동료의 안내로 프랑스 곳곳의 볼거리를 구경할 수 있었고 결국 약 40시간 만에 파리에 도착할 수 있었다.
엘레노어 코폴라 감독은 이 특별한 경험을 영화화하기로 했고 이후 약 6년간 시나리오를 집필하였다. 남편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든든한 외조와 특유의 섬세한 연출 스타일에 힘입어 특별했던 한 여행으로 인생에서 큰 변화를 맞이할 수 있었던 자신의 이야기를 <파리로 가는 길>에 근사하게 담아냈다. 프랑스 남동부를 배경으로 인물들이 예정에 없던 프렌치 로드 트립을 떠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설정인 만큼 프랑스의 풍광을 자연스러우면서도 아름답게 담아내는 것이 중요했다. 때문에 엘레노어 코폴라 감독은 앤 세이벨 미술감독, 크리스텔 푸르니에 촬영감독과 함께 <파리로 가는 길>의 모든 촬영지를 직접 살펴보고, 같이 작업할 스태프까지 모두 공동으로 선정, 아름다운 프랑스의 풍광이 스크린을 수놓는 그림 같은 영화를 완성해냈다.
부르고뉴 와인에서 찾은 인생 (Back to Burgundy, 2017)
<부르고뉴, 와인에서 찾은 인생>은 성인이 되어 고향에 모이게 된 ‘장’, ‘줄리엣’, ‘제레미’ 삼 남매가 아버지의 유산으로 남겨진 부르고뉴 와이너리에서 처음으로 다 함께 최상의 와인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와이너리를 운영하며 전하는 가족애와 인생에 관한 이야기로 더욱 진한 향과 풍미를 내기 위해 숙성이 필요한 와인처럼 우리의 인생에도 잠시 쉬어 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 지쳐 있는 현대인들에게 잠시 휴식을 가져보라는 따뜻한 메시지를 보낸다는 점과 성인이 된 후 처음으로 고향에 모여 사계절을 함께 보내게 되는 삼 남매의 이야기라는 점 등 <리틀 포레스트>와 유사점이 많아 프랑스판 <리틀 포레스트>로도 불린다.
부르고뉴 와이너리의 사계절을 생생하게 담아내기까지 약 7년의 기획, 제작 기간이 소요되었다. 드라마틱하게 변화하는 부르고뉴 와이너리의 사계절 풍경 속에 프랑스 최상급 와인 제조 과정을 스크린에 고스란히 담아내 색다른 재미도 전달한다. 포도나무를 관리하는 것부터 포도를 수확하고 직접 포도송이를 밟아 압착해 즙을 내는 일, 그리고 발효와 숙성의 시간을 거쳐 마지막으로 테이스팅까지 하는 모든 일련의 과정은 보는 것만으로도 와인을 마시고 싶게 만들며 마치 스크린에서 와인 향이 나는 것 같은 착각이 들게 한다. 와인을 좋아하는 관객들에게는 스크린을 통해 마치 부르고뉴 와이너리를 투어한 것 같은 ‘소확행’의 기쁨을, 와인을 잘 모르는 관객들에게는 와인 제조 과정이 생생하게 펼쳐지며 오감을 자극한다.
어느 멋진 순간 (A Good Year, 2006)
따스하게 내리쬐는 햇볕과 여유와 낭만이 있는 프로방스로 떠나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하는 리들리 스콧 감독의 영화 <어느 멋진 순간>.
능력 좋고 잘나가는 런던 증권가 인기 펀드 매니저 맥스 역에는 러셀 크로우가, 그를 첫눈에 반하게 하는 여주인공 페니 역은 마리옹 꼬띠아르가 역할을 맡았다. 오직 이익만을 좇으며 영국 증권가 생활을 하고 있던 맥스는 승승장구하던 도중 비리 사건에 연루되어 강제로 휴식을 당하게 된다. 휴식 중 삼촌에게 유산으로 물려받은 프로방스 대저택과 와인 농장을 팔기 위해 프로방스로 향하는데, 이곳에서 그 어느 곳에서도 찾을 수 없었던 진정한 삶의 가치와 사랑을 발견하게 되는 이야기다.
ⓒRohjunghoon
언뜻 전형적이고 진부해 보일 수 있는 스토리지만 영화 곳곳에 배치된 세련된 유머와 부드러운 선율, 아름다운 영상미를 통해 영화를 보는 내내 힐링을 선사한다. 특히 영화 속 배경이 된 뤼베롱 Luberon 지역은 상상 속 프로방스의 정취를 느끼기에 가장 적합한 곳이다. 주인공 맥스의 인생을 송두리째 사로잡은 프로방스의 아름다운 풍경, 기후, 자연, 와인, 그리고 따뜻한 사람들은 영화 속 꾸며진 이야기가 아닌 현재에도 실존하는 세계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하늘길은 막혀있지만, 영화를 통해 잠시나마 그들의 여유로운 삶을 함께 즐겨보자.
참고 자료 제공처 - 주)티캐스트
By France.fr
France.fr 편집팀은 최신 트렌드와 여행 소식을 바탕으로 프랑스 곳곳의 숨은 매력을 소개하며, 흥미로운 이야기와 정보를 통해 프랑스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게 해주는 여행 길잡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