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여행에서는 삼시세끼가 통하지 않는다. 언제나 먹는 걸로 행복한 고통이 따른다. 미식의 나라 프랑스에선 그렇다. 이곳에서 나고 자란 식재료로 직접 음식을 정성껏 만들어 먹는 재미도 궁금하지 않은가? 전문가와 함께 로컬 시장에서 식재료를 고르고 정통 프렌치 요리부터 빵과 디저트까지 직접 만들며 프랑스의 미식 세계를 탐구하는 시간. 프랑스 여행에 또 다른 매력을 더해줄 쿠킹 클래스를 소개한다.
궁극의 프렌치 요리 | 르 꼬르동 블루
만약 당신이 요리에 진심이라면 르 꼬르동 블루를 모를 리 없다. 프렌치 요리를 정석으로 배우고 싶은 전 세계 요리 꿈나무들의 발걸음이 모이는 곳. 1895년, 오직 프렌치 요리에 뜻을 두고 문을 연 프랑스 요리 학교다. 프렌치 요리에 대한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교육 과정을 제공하는 학교지만 여행자들에게도 기회는 있다. 쿠킹 클래스를 노리면 된다. 프렌치 정통 요리부터 제과, 제빵, 초콜릿 등 다양한 분야의 수업이 2시간 30분짜리 코스부터 4일짜리 코스까지 마련돼 있다. 각자의 체류 기간이나 취향에 맞는 클래스를 선택하면 준비 완료. 음식이라는 공통된 취향을 가진 세계 각국의 여행자들과 프랑스 음식을 배우고 함께 만든 음식을 나눠 먹다 보면 요리를 하는 궁극적 즐거움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쿠킹 클래스는 사전 예약이 필수며, 프랑스어 수업을 영어로 동시통역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수업을 마친 참가자들에게는 르 꼬르동 블루 이름이 적힌 수료증도 제공한다.
르 꼬르동 블루 파리 Le Cordon Bleu Paris 주소 13-15 Quai André Citroën 75015 Paris
쇼핑 끝, 베이킹 시작 | 갤러리 라파예트 파리 오스만점
갤러리 라파예트 파리 오스만점은 자타공인 파리 쇼핑의 중심이다. 3,500개 이상의 브랜드가 집결해 파리 패션의 트렌드를 선도하는 동시에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갤러리 라파예트는 쇼핑 그 이상의 공간이다. 프렌치 라이프스타일의 핵심만 모은 압축본이랄까. 이곳에서는 필라테스부터 하맘, 사우나, 스파, 피트니스센터 등을 갖춘 웰니스 갤러리부터 창의적인 시선이 돋보이는 각양각색의 레스토랑, 프렌치 요리 클래스와 베이킹 클래스도 경험할 수 있다. 수업 시간은 2시간~2시간30분 정도로 시간이 부족한 여행자들에게도 부담 없는 수준이다. 특히 바삭하면서도 쫀득하고 달콤한 마카롱 클래스가 인기다. 마카롱 만들기에 필요한 모든 재료가 준비되어 있으니 가볍게 참가하면 된다. 수업을 마치고 나면 참가자들과 함께 마카롱 시식 시간도 가진다. 마카롱을 하나둘 입으로 옮기다 보면 손에 남는 건 레시피뿐일 확률이 높다.
갤러리 라파예트 파리 오스만 Galeries Lafayette Paris Haussmann 주소 40 Boulevard Haussmann 75009 Paris
니스 Nice, 제철 요리의 진수 | 아틀리에 퀴진 니수아즈
프랑스 미식 로드는 다채롭다. 지역마다 제철 식재료로 만든 별미만 찾아다녀도 시간이 부족하다. 지중해와 가까운 니스는 지중해 요리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해안 지방답게 신선한 해산물을 주로 활용하며 조리 방법을 특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도시다. 그래서 매년 니스의 전통 조리 방식을 고수하는 식당 30여 곳에 ‘퀴진 니사르드(Cuisine Nissarde)’ 라벨을 수여하고 있다. 신선하고 산뜻한 스타일의 니스 음식이 입맛에 맞는다면 아틀리에 퀴진 니수아즈(Atelier cuisine niçoise)에서 정통 ‘니수아즈(niçoise, 프랑스 니스의 조리방식)’ 요리를 배워보자. 클래스는 세 가지 타입으로 계절에 따라 각기 다른 제철 요리를 만들어볼 수 있다. 2시간 30분 동안 두 가지 요리를 만드는 클래식 코스, 3시간 30분 동안 2~3개 요리를 만드는 반나절 코스, 6시간 동안 3~4가지 요리를 만들고 점심 식사까지 즐기는 일일 코스 중 선택하면 된다.
아틀리에 퀴진 니수아즈 주소 2 rue du Sénat 06300 Nice
요리의 시작, 신선한 식재료를 고르는 안목 | 호텔 라 미랑드 La Mirande 쿠킹 클래스
호텔 라 미랑드(La Mirande)는 아비뇽에서 가장 럭셔리한 5성급 호텔로 손꼽히는 곳이다. 흔히 5성급 호텔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화려한 이미지의 호텔은 아니다. 객실은 오직 26개로 작지만, 우아한 면모를 갖춘 곳이다. 특히 아비뇽 교황청 동쪽 정면과 맞닿아 있어 아름답고 낭만적인 풍경을 자랑한다. 마치 14세기로 돌아간 듯한 오묘한 분위기로 신혼 여행객과 유명한 스타들로부터 인기가 많다. 호텔 라 미랑드에서는 제철 프로방스 요리를 배울 수 있는 쿠킹 클래스도 운영하고 있다. 수업은 레 알(Les Halles) 시장에서 직접 식재료를 고르고 호텔로 돌아와 3가지 코스 요리를 전문 셰프와 함께 만드는 시간으로 진행된다. 수업이 끝난 후 직접 만든 음식과 어울리는 와인을 함께 즐기는 시간이 하이라이트. 마카롱이나 프로피테롤(Profiteroles, 슈 페이스트리 안에 달콤한 속을 채운 디저트) 등 제과 수업을 비롯해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키즈 쿠킹 클래스도 마련돼 있다.
호텔 라 미랑드 La Mirande 주소 4 place de l’Amirande 84000 Avignon
미식의 수도에서 배우는 맛의 세계 | 티에리 로돌프 리옹 Thierry Rodolphe Lyon
프랑스 수도는 파리, 프랑스 미식의 수도는 리옹이라는 말이 있다. 리옹에는 약 4,000개의 레스토랑이 있고, 그중 약 20곳의 레스토랑이 미슐랭 스타를 받았다. 프랑스 최초로 미슐랭 3스타를 받은 레스토랑도 리옹의 라 메르 브라지에(La Mère Brazier)로 기록돼 있다. 그래서 리옹의 레스토랑들은 미식의 수도라는 명성을 유지하면서도 창의적이고 대담한 요리로 확장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생 조르주(Saint-Georges) 5구에 위치한 티에리 로돌프가 대표적이다. 티에리 로돌프는 유기농으로 재배한 현지 제철 식재료를 활용해 새로운 시선과 시도들로 클래식한 프렌치 요리를 재해석하는 레스토랑이다. 이곳에서 운영하는 쿠킹 클래스는 요리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을 위해 초보자도 참여할 수 있는 쉬운 길로 안내한다. 티에리 로돌프 셰프와 함께 로컬 시장에 들러 식재료를 고르고 3코스 요리를 함께 배우거나 빵을 굽고 잼을 만드는 과정에서 리옹 스타일의 창의적인 레시피에 빠져보시길. 프랑스 미식의 세계에 눈이 번쩍 떠질지도 모른다.
티에리 로돌프 Thierry Rodolphe Lyon 주소 56 rue Tramassac 69005 Lyon
By Koeun S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