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타공인 미식의 나라 프랑스. 더 맛있게 즐기는 방법은? 서촌 '오쁘띠베르'의 박준우 셰프가 맛있고도 알찬 프랑스 식도락 여행을 즐기는 방법을 프랑스 관광청을 통해 소개한다. 첫 번째로 소개하는 여행지는 프랑스 동부 알자스 Alsace다. 목조 가옥과 꽃 장식이 어울어진 동화 같은 분위기의 알자스는 아름다운 풍경만큼이나 맛있는 먹거리들이 가득한 곳으로 유명하다. 알자스 대표 음식 슈크루트, 그리고 이와 찰떡궁합을 자랑하는 와인과 맥주가 기다리고 있는 곳. 박준우 셰프가 들려주는 알자스 미식 여행 100% 즐기는 방법을 알아보자.
프랑스 동부의 매력쟁이, 알자스
알자스 Alsace(행정 명칭: 그랑 에스트 Grand-Est) 지역은 프랑스의 다른 여러 지역과 마찬가지로 사계절 모두 특색있는 매력을 뿜어내는 아주 멋진 지역이지만, 그중 겨울 설경의 아름다움을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니콜라 성인 축일부터 성탄절 기간에 맞춰 이 지역을 방문한다면 세계적으로 유명한 크리스마스 마켓을 구경하며 산책을 겸한 뱅 쇼 한 잔을 즐기는 기분 좋은 경험을 할 수 있겠지만, 비록 그즈음을 피해 방문한다고 해도 프랑스는 물론, 유럽에서도 손에 꼽을 수 있는 아름다운 겨울을 가졌다는 알자스의 매력을 느끼는 데에는 전혀 아쉬움이 없을 것이다.
알자스 = 슈크루트?
프랑스의 모든 지역이 그러하듯 알자스 또한 그 고유한 미식 문화를 가진 도시다. 따뜻하고 친숙한 느낌의 스튜와 파이부터 다양한 샤퀴테리와 치즈 등 다양한 음식이 유명하지만, 그래도 이 지역을 찾는 여행자들에게 가장 큰 기대를 안기는 음식은 아무래도 ‘슈크루트 Choucroute’일 것이다. 슈크루트는 양배추를 발효시켜 만든다. 그렇기에 그 이름도 ‘Chou’ croute가 아닐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는데, 사실 이 이름은 시큼한 향과 맛을 내는 풀이라는 뜻의 알자스 지방어의 ‘Sürkrüt’에서 온 것으로(독일어의 ‘Sauerkraut’와 비슷하다.), 시간이 지나며 표준 프랑스어에서 발음하기 쉽도록 변화한 것이라고 한다.
다양하게 즐기는 슈크루트
슈크루트는 시고 짭짤한 발효음식으로 단지 소금물과 시간에 의해 만들어지는데, 지역 내에서는 이것을 매우 다양한 방법으로 즐기고 있다. 가장 유명한 구성의 요리는 삶은 감자와 염장한 돼지고기 그리고 훈제한 모르코 소시지와 프랑크포르, 몽벨리아르의 세 가지 소시지를 곁들인 버전이다. 하지만 현지에서는 전통음식인 ‘타르트 플람베’에 올려 구워내기도 하고, 샐러드나 전체 요리를 대신해 슈크루트 그 자체만을 즐기기도 한다. 무엇보다 ‘브로셰(Brochet)’라고 부르는 민물고기 곤들매기와 함께 먹기도 하는데, 슈크루트와 함께 양껏 나오는 여러 샤퀴테리가 너무 무겁게 느껴진다면 대신 선택해 먹어봐도 좋다.
알자스 와인과의 페어링 🍾
그리고 음식에 현지의 훌륭한 화이트 와인을 곁들인다면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조합을 이뤄낼 수 있다. 특히나 전통적인 모양의 동그란 알자스 와인 전용잔에 따라 마신다면 말이다. 한국에서 신토불이라는 말을 하듯, 프랑스에서도 지역의 전통음식에 지역에서 나는 술을 곁들이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알자스 와인은 슈크루트와 얼추 잘 어울리지만, 특히 리슬링이나 피노블랑, 실바너의 품종을 이용해 드라이하게 양조한 와인을 곁들인다면 특히 잘 어울린다. 드라이한 화이트 와인의 상쾌함이 슈크루트의 산미와 적당한 밸런스를 유지하게 하고, 돼지고기를 이용한 샤퀴테리의 기름진 맛과 대비를 이루게 하니 그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Or 알자스 맥주! 🍺
아니라면 알자스 맥주도 좋다. 이 지역은 와인도 와인이지만, 역사적, 지리적으로 양질의 맥주를 생산하던 지역이다. 기록에 의하면 서기 961년부터 맥주를 양조해 온 역사가 있다고 하니, 지역 주민들의 맥주에 대한 자부심은 결코 와인에 못지않다. 단지 알자스 와인의 유명세로 인해 상대적으로 회자가 덜 되는 것뿐이지, 이름만 대도 금방 알 수 있는 큰 브랜드도 서넛 있고, 특히 최근 젊은 세대들에 의해 운영되는 유명 마이크로 브루어리도 찾을 수 있다. 이런 양질의 맥주들은 호프의 쌉쌀함과 맥아의 달고 구수한 맛으로 돼지고기와 감자를 곁들인 슈크루트에 유독 잘 어울린다.
알자스, 그러니까 그랑 에스트를 방문할 일이 있다면 하루는 슈크루트에 멋진 드라이 리슬링 와인을 곁들이고, 또 하루는 독일과 벨기에에 버금가는 알자스 맥주를 곁들여 그 조화를 즐겨 본다면 그랑 에스트를 대표하는 이 음식으로 전혀 다른 두 가지 느낌을 체험해 볼 수 있을 것이다.
By 박준우 셰프
1983년 서울에서 태어나 벨기에에서 현대 어문과 조각을 공부했고, 프랑스 파리에서 요리와 와인을 배웠다. 2012년 오디션 프로그램인 <마스터셰프 코리아>에 참가해 준우승까지 올랐고, 이후 OliveTV <올리브쇼>, tvN <수요미식회>, JTBC <냉장고를 부탁해>, KBS2 <신상출시 편스토랑> 등에 출연했다. 2013년 서촌 체부동에 '카페 오쁘띠베르'를 열었고, 2022년 같은 서촌의 통인동에 '카페 오쁘띠베르'를 다시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