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맛을 음미하며 그 매력을 재발견하고 싶다면 미식 이벤트보다 좋은 기회는 없다. 계절별 지역 특산물을 발견하고, 셰프가 개발한 레시피를 경험하고, 전통 요리와 혁신적인 메뉴를 골고루 맛보고, 손님들의 활기와 전문가들의 내공이 느껴지는 시장을 구경하며 프랑스 미식의 정수를 느껴보자. 미식 박람회,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 등 원하는 장소에서 프랑스 메뉴를 즐겨볼 수 있는 여러 이벤트를 소개한다.
프로방스·페리고르의 트러플 시장
2021 11월-2022년 3월
‘블랙 다이아몬드’라는 별명으로 불릴 정도로 귀하신 몸인 트러플은 강렬하면서도 미묘한 향으로 많은 애호가의 사랑을 받는다. 여러 고급 메뉴의 화룡점정을 장식하는 트러플은 프랑스를 대표하는 최고의 셰프들도 애용하는 식자재다. 그중에서도 최고의 트러플이 나는 산지로 유명한 곳은 프로방스 보클뤼즈와 도르도뉴 골짜기 지대다. 11월 중순부터 3월 말까지 이어지는 트러플 제철 기간이면 이 지방들의 트러플 시장은 트러플 사냥꾼들로 늘 북적인다. 카르팡트라, 리슈랑슈, 랄방크, 퀴장스를 비롯해 페리고르의 명소 사를라 트러플 시장을 가면 트러플의 향을 검사하고, 무게를 측정하고, 가격을 협상하는 전문가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트러플과 관련된 유용한 정보와 레시피 아이디어를 배우고 시식도 하며 눈과 혀가 모두 즐거운 경험을 해보고 싶은 미식가라면 트러플 시장을 꼭 방문해보자.
프랑스 해외령·프랑코포니 국가 미식 박람회 Salon de la gastronomie des Outre-mer et de la Francophonie
2022년 1월 28~30일
한겨울에 햇살이 내리쬐는 천혜의 기후 속에서 꽃핀 이국적인 미식 문화가 궁금하다면? 2014년부터 이어져 오는 프랑스 해외령·프랑코포니 국가 미식 박람회를 추천한다. 일 년 중 단 한 번의 주말에만 파리 포르트 드 베르사유 엑스포에서 열리는 이 박람회는 과들루프, 프랑스령 기아나, 마르티니크, 마요트, 뉴칼레도니아, 프랑스령 폴리네시아, 레위니옹, 생마르탱, 생바르텔레미, 생피에르에미클롱, 윌리스에퓌튀나의 식문화를 배울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지구 반대편에서 전해 내려오는 독특한 미감, 다양한 종류의 과실과 요리법, 매운맛과 단맛에서 풍기는 미묘한 향... 프랑스 해외령과 프랑코포니 국가들이 발전시킨, 이색적이면서도 수준 높은 미식 유산을 탐미하고 싶다면 놓쳐서는 안 될 박람회다.
르 그랑 르파 Le Grand Repas
2021년 10월 21일
즐거운 연회 분위기 안에서 나눔의 미학을 실천하고, 식문화를 향한 호기심을 펼치며 즐거운 시간을 만끽할 수 있는 이벤트다. 2016년 발 드 루아르 지방에서 시작되어 2019년 프랑스 전역으로 확장된 르 그랑 르파의 콘셉트는 단순하다. 이벤트에 참여하는 각 지방의 특산물과 제철 재료를 활용해 현지 출신 요리사가 독특하면서도 지역색을 녹여낸 메뉴를 선보인다. 2021년 르 그랑 르파는 미슐랭 3스타 셰프 안-소피 픽(Anne-Sophie Pic)이 진두지휘한다. 안-소피 픽 셰프가 축제에 참여하는 각 지방을 방문할 때마다 해당 지방의 대표 셰프들이 그를 환대하고 동행할 예정이다.
By 파스칼 필리아트르(Pascale Filliâtre)
여행 전문 기자, 프랑스 문화를 찾아 세계 곳곳을 여행하는 여행 전문 기자. filliatre.pascale@orange.f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