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레네 산맥의 신비로운 동굴 탐험

피레네자연 & 야외활동

Adobe Stock / stefta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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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요 시간: 0 분게시일: 17 11월 2021

피레네산맥의 동굴은 사계절 내내 기온이 12°C 수준으로 유지되기 때문에 시원한 곳으로 도망치고 싶은 여름철에 이상적인 여행지다. 시원한 기온뿐만 아니라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장엄한 풍경 덕분에 피레네 동굴은 많은 여행객의 사랑을 받는다. 아름다운 지하 세계의 풍경은 한참 계단을 내려가는 수고를 감내한 이들에게만 주어지는 보상이다. 피레네산맥을 여행한다면 꼭 가봐야 할 동굴 5곳을 소개한다.

그랑드 카날레트 동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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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그랑드 카날레트 동굴(Grottes des Grandes Canalettes)은 자연이 빚어낸 거대한 한 점 조각상처럼 아름답다. ‘지하의 베르사유 궁전’이라는 별명으로도 불리는 이 동굴은 피레네조리앙탈(Pyrénées-Orientales) 지방의 카니구 대산괴(massif de Canigou) 기슭에 위치한다. 중세 도시 빌프랑슈 드 콩플랑(Villefranche-de-Conflent)와는 300m 거리에 있다. 1951년 모트(Motte)라는 성을 지닌 남성이 우연히 발견한 그랑드 카날레트 동굴에서는 신비로운 모양의 종유석과 석순이 어우러진 풍경은 물론이고 호수가 흐르는 모습까지도 볼 수 있다. 프랑스에서 가장 많은 방문객이 찾는 동굴 중 하나로도 손꼽히는 곳이다.

그랑드 카날레트 동굴

베타람 동굴

Adobe Stock / elol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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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80m에 자리 잡은 베타람 동굴(Grottes de Bétharram)은 매혹적인 풍경을 자랑한다. 1903년 발견된 베타람 동굴은 피레네 아틀랑티크(Pyrénées-Atlantiques)와 오트피레네(Hautes-Pyrénées)의 경계 지대인 생 페 드 비고르(Saint-Pé-de-Bigorre)에 있다.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구멍이 이루는 동굴 입구는 산과 연결되어 있다. 독특한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지대에 위치한 베타람 동굴은 5단계에 걸친 여정을 따라 탐방할 수 있다. 도보 탐사 시 걷게 되는 총 길이는 2.8km에 달한다. 방문객들은 각자 원하는 속도로 자유롭게 동굴을 둘러볼 수 있다. 베타람 동굴은 제각기 다양한 모양과 색상을 자랑하는 지질학적 유산이 특히 아름다운 곳이다. 자연이 만들어낸 결정체가 모여 한 폭의 그림 같은 장관을 완성한다. 동굴 위쪽 나이아드 분지(bassin des Naïades)에는 자연이 만들어낸 멋진 천연 수영장도 있다. 가이드와 함께 보트를 타고 3km 이상 경로를 여행하는 투어도 즐길 수 있다. 동굴 밖으로 나가고 싶다면 출구로 이어지는 작은 기차를 타면 된다.

Les Grottes de Bétharram

가르가스 동굴

선사시대 인류가 남긴 손자국 그림으로 유명한 가르가스 동굴(Grottes de Gargas)은 전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동굴로 손꼽힌다. 오트피레네의 동굴 중 동물 그림과 벽에 새긴 그림이 발견된 유일한 동굴이기도 하다. 아방티강(Aventigan) 마을의 네스트 계곡(Vallée de la Neste)에 자리 잡은 가르가스 동굴은 작은 인공 터널로 연결된 두 개의 동굴이 이어진 독특한 구조를 자랑한다.

1910년 역사적 기념물로 지정된 가르가스 동굴은 선사시대 이 땅을 살다 사라진 크로마뇽인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유적지다. 여러 유적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것은 손가락이 잘려 나간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는 손자국 그림이다. 총 203개의 손자국 그림은 우리보다 무려 2만 5,000년을 앞서 살았던 선사인들이 남긴 창작물이다. 추상적인 기호와 기하학적 패턴을 담은 그림들도 있다. 수많은 연구자와 고고학자를 사로잡는 손자국 그림에 담긴 수수께끼는 아직도 베일에 싸여 있다.

메두 동굴

오트피레네 아스테(Asté)에 자리 잡은 메두 동굴(Grottes de Médous)은 피레네 지방에서 꼭 방문해야 하는 명소 중 하나다. 1948년에 발견된 메두 동굴은 ‘메마른 공간’이라고 불리는 내부 공간과 자연 응고물이 완성하는 신비로운 풍경이 펼쳐져 ‘경이로운 공간’이라고 불리는 상부 공간, 이렇게 두 공간으로 나뉘어 있다. 섬세하게 수놓은 레이스를 떠올리는 신비로운 천연 결정체, 석회 폭포, 아두르강의 물줄기가 이어져 내려와 만들어진 지하의 강을 보다 보면 이곳이 왜 경이로운 공간이라 불리는지 실감할 수 있다.

자연이 만들어낸 진정한 안식처, 고요한 메두 동굴의 주변도 녹지가 우거진 풍경을 자랑하기 때문에 여름에 쾌적한 곳으로 도피하고 싶은 이들에게 특히 추천한다. 메두 동굴 지대는 릴루아(Liloye)라는 어린 목동 앞에 성모 마리아가 현현한 곳으로 알려져 오랫동안 순례지로도 유명했다.

Les grottes de Médous

에스파로스 동굴

오트피레네의 바로니 계곡(Vallée Baronnies) 중심부에 위치한 120m 깊이의 지하 동굴로, 1987년 자연 유적지로 지정되었다. 1억 2천만 년 전 생성된 지질학적 유산의 결정체인 에스파로스 동굴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동굴 중 하나로 손꼽힌다. 수정처럼 빛나는 아라고나이트가 만들어내는 풍경은 신비롭기만 하다. 종유석 숲이 우거지고 지하 연못이 흐르는 에스파로스 동굴은 가히 자연이 만들어낸 지하 미로라 할 수 있다. 에스파로스 동굴은 동굴 탐험가 노르베르 카스트레(Norbert Casteret)가 7년의 연구 끝에 1938년 발견했다. 동굴을 수놓은 아라고나이트 결정체를 보존하고자 프랑스 정부는 여러 환경 계획을 비롯한 각종 보호 조치를 이행하고 있다.

By Fatima Ha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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