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빛을 화폭에 담아내 ‘빛의 사냥꾼’이라고 불리는 화가 클로드 모네. 오랑주리 미술관에는 그가 관람객들을 위해 의도한 장치들이 있다. 고전 작품과 현대 미술 사이에서 배제되는 경우가 많았던 인상파 작품들을 한 곳에서 만날 수 있는 이곳을 200% 즐기는 방법을 소개한다.
오직 <수련>을 위한 공간
현재 오랑주리 미술관에는 8점의 <수련>이 전시되고 있다. 백내장에 걸려 시력이 악화되고, 첫 번째 부인에 이어 두 번째 동반자와 아들까지 세상을 떠나며 절망에 빠졌던 모네는, 수련을 그리며 삶의 평안과 위안을 되찾았다. 모네는 자신의 연못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을 관람자들이 오롯이 느낄 수 있길 원했다. 캔버스가 관객을 둘러싸길 원했던 모네의 의도대로 전시관은 동그란 방으로 설계되었다.
모네의 세심한 의도
이렇게 만들어진 2개의 둥근 방은 무한대 기호(∞) 모양으로 배치되었는데, 색채의 변화와 연속성을 보여주며 무한의 모습을 표현하고자 했던 모네의 의도가 담겨있다고 볼 수 있다. 그림의 배치도 흥미롭다. 관람자들이 들어가는 첫 번째 방은 서쪽에, 안쪽에 있는 방은 동쪽에 해당한다. 동쪽 방에는 해가 뜨는 시간의 수련들, 서쪽 방에는 해 질 녘의 수련들이 걸려 있다.
‘예술가의 언덕’ 몽마르트르의 화가들
오랑주리 미술관은 모네의 작품 외에도 지하 1층에 ‘폴 기욤’이라는 컬렉터의 수집품을 전시하고 있다. 19세기 파리에서 저렴한 숙소를 찾아 '예술가의 언덕' 몽마르트르에 주로 머물렀던 보헤미안 화가의 작품들이다. 모딜리아니, 위트릴로, 로랑생, 드랭 등이 있으며 그중에서도 아마데오 모딜리아니는 피카소의 친구이자 ‘마지막 보헤미안’으로 불리던 화가였다. 오랑주리 미술관에는 모딜리아니가 그린 폴 기욤의 모습도 볼 수 있다.
- 위 글은 책 <파리의 미술관>을 참고했습니다. 책을 통해 더 많은 작품 이야기와 감상 포인트, 실제 전시 영상까지 만나볼 수 있습니다.
By France.f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