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이 찾는 나라 프랑스. 그 중에서도 수도 파리는 모든 이들의 로망이자 버킷리스트다. 이강인 선수의 파리 생제르맹 입단으로 더욱 뜨거운 인기 여행지로 급상승한 파리를 즐기는 법을 축구 전문기자와 함께 살펴보자.
나만의 파리, 나의 파리
파리를 한마디로 정의하긴 어렵다.
조금 쉽게 표현하는 길은 있다. '모두가 각자의 파리를 가졌다' 고 말이다. 파리에 전 세계 여행자가 넘치는 이유도 여기 있는 게 아닐까. 많은 이가 자신만이 바라는 것을 찾으러 혹은 보려고 파리로 모여든다.
개인적으로는 도착한 다음 날 맞는 아침이 가장 좋다. 어느 동네에 숙소를 잡았든, 조금 부지런히 거리로 나서면 어디서도 느낄 수 없는 따뜻하고 인간적인 향을 만날 수 있다. 빵 굽는 가게가 그렇게 아름다울 수 없다. 현지 사람들이 선 줄 뒤로 가서 차례를 기다리면서 ‘바게트와 크루아상 그리고 뺑 오 레장(건포도빵) 주세요’를 프랑스어로 연습한다.
파리를 즐기는 방법은 더 있다. 이번 여름에 재미있는 방식이 하나 더 생겼다. 정확하게 말하면 꼭 방문해야 하는 이유가 늘었다. 이강인이 스페인 팔마 데 마요르카를 떠나 프랑스 파리에 착륙했다. 그가 파리 생제르맹(PSG) 유니폼을 입은 사진을 보면서 눈을 비볐다. ‘이게 사실일 리가 없어’라고 몇 번이나 다시 살폈다.
2019년 여자월드컵 이후로 파리를 방문하지 못했다. 파리와 재회하고 싶은 마음이 커지는 가운데 이강인까지 PSG에 합류했다. 이제 달력과 일정을 더 상세하게 살펴봐야 할 것 같다. 간다면, 빵이 주는 온기로 시작해 오랑주리 미술관을 거쳐 파르크 데 프랭스로 가는 일정이 좋겠다.
파리는 모두의 것이고, 나만의 것이다. 나의 파리를 즐기는 방법은 이제 무한대+1(이강인)이 됐다.
이강인 경기, 어디서 볼까?
이강인은 이미 PSG 유니폼을 입고 경기했다. 새로운 훈련장인 CAMPUS PSG에서 프랑스에서 가장 오래된 축구팀인 르 아브르를 상대로 연습 경기를 했다. 당시 30분 만에 허벅지에 통증을 느끼며 교체됐으나 이후에는 팀 훈련에 복귀했다.
PSG는 8월 3일 한국 부산에서 전북현대와 친선전을 끝으로 프랑스로 돌아간다. 이강인은 같은 달 12일에 로리앙을 상대로 리그 개막전을 치를 수 있다. PSG 홈 경기장인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데뷔할 기회다.
이미 리그앙 최다 우승팀(11회 우승)인 PSG는 2023-24시즌에 리그 3연패를 노린다. 이강인을 영입하며 전력을 끌어올렸다. 스페인 대표팀을 이끌었던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지휘봉을 잡은 뒤 “공격적인 축구가 내 철학”이라며 기대감을 높였다.
축구장 가는 길
파르크 데 프랭스는 파리 서쪽 외곽에 있다. 파리 중심은 아니지만 시내 어디서든 그렇게 멀지 않다. 파리는 서울의 4분의 1 정도 크기라는 걸 다시 한번 느끼는 대목이다.
지하철로 손쉽게 경기장에 닿을 수 있다. 지하철 9호선 포르트 드 생 클루(Porte de Saint-Cloud)역, 9호선 엑셀망 (Exelmans)역, 10호선 포르트 도퇴이(Porte d'Auteuil) 역에서 걸어가면 된다. 파리를 처음 찾은 이라면 9호선을 타고 방문하면 가장 수월할 것 같다.
경기장은 잠심 올림픽주경기장과 똑 닮았다.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이 경기장을 감싸고 있다. 88올림을 봤던 이들은 어김없이 ‘어디서 많이 봤는데’라는 혼잣말을 하게 될 것이다. 경기장에 붙어 있는 구단 스토어에 가면 ‘지름신’을 주의하시길.
근처에도 볼거리가 있다. 테니스 4대 오픈 중에서 클레이 코트를 쓰는 프랑스 오픈이 열리는 롤랑 가로스가 멀지 않다. 경기가 없더라도 경기장을 둘러보고 기념품도 살 수 있으니, 스포츠를 좋아하는 이들은 가보면 좋겠다. ‘흙신’ 라파엘 나달 동상도 놓치면 안 된다.
롤랑 가로스에서 만족하지 못한 분은 조금만 더 걸으면 어마어마한 크기를 자랑하는 불로뉴 숲(Bois de Boulogne)에 접어들 수 있다. 이름을 들으면 친숙한 롱샹(Longchamp) 경마장은 물론이고 수영장과 박물관 그리고 카페 등 여러 가지 시설이 있다.
20만 평이 넘는 최첨단 훈련장으로
잘 알려진 사실은 아니지만 이강인이 PSG에 입단하기 전에 그 유니폼을 입고 팀 훈련에 참가한 한국 선수가 있다. 이근호는 PSG 입단을 앞두고 있다가 구단 사정이 급격하게 바뀌면서 다른 팀으로 가야 했다.
최근 PSG는 이근호가 뛰었던 훈련장(Camp des Loges)이 아닌 새로운 훈련장(Campus PSG)을 쓰기 시작했다. 이강인은 지난 훈련장은 가보지 못했다는 뜻이다. 새 훈련장은 20만 평이 넘는 땅에 최첨단 시설을 갖춘 여러 시설로 구성돼 있다.
PSG는 종종 훈련을 공개하니 이곳을 방문할 기회가 곧 열릴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곳에 가서 선수들 훈련은 물론이고 뛰어난 시설을 돌아보고 싶다. 훈련장은 파리에서 서쪽으로 좀 떨어진 푸아시(Poissy)에 있다.
By 히든 K 류청 편집장
류청 기자는 프랑스어를 전공하고 스포츠 전문 미디어 히든 K 편집장으로 일하고 있다. 여행과 문화 등 축구장 밖에서 일어나는 일에도 관심이 많다. 책 <사람은 축구를 공부하게 만든다>, <유럽 축구 엠블럼 사전>, <월드컵 축구 엠블럼 사전>, <박태하와 연변축구 4년의 기적>의 저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