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로 나가는 관문’이라는 별명을 가진 르아브르는 예술사를 완전히 뒤바꾼 도시 중 하나다. 인상주의 화가 모네의 ‘인상, 해돋이’로 유명해진 부둣가부터 외젠 부댕이 묘사한 항구 어귀와 생타드레스 해변까지, 작품 속 장면을 발견하는 특별한 여정이 기다리고 있다.
인상파와 야수파의 요람, 르아브르
클로드 모네의 스승인 외젠 부댕(Eugène Boudin)은 자신이 태어난 옹플뢰르(Honfleur)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뒤 르아브르에서 작품 활동을 펼쳤다. 모네가 마르모탕 모네 미술관(Musée Marmottan)에 전시되어 있는 ‘인상, 해돋이’로 인상파 화가로서 이름이 알려진 데 비해, 실제 이 그림을 르아브르의 호텔 아미로테(Hôtel Amirauté)의 ‘화가의 침실’ 창문에서 완성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드물다. 르아브르에서 태어난 프랑스 화가 라울 뒤피(Raoul Dufy)와 오통 프리에스(Othon Friesz) 그리고 여덟 살에 르아브르로 온 조르주 브라크(Georges Braque)는 야수파의 핵심 인물로, 특히 브라크는 입체파를 창시하기도 했다. 이런 자랑거리를 내세울 수 있는 도시는 많지 않다. 그러나 오늘날 수많은 사람이 언급하는 예술사와 현대미술의 기초가 된 인상파, 야수파 모두 르아브르에 내리쬐는 찬란한 빛과 밀접하게 연결된 셈이다.
르아브르의 빛과 예술을 담은 앙드레 말로 현대 미술관
르아브르를 배경으로 항구 어귀를 바라보는 앙드레 말로 현대 미술관(MuMa)은 유리와 강철, 알루미늄으로 지어 올린 현대 건축물이다. 건물 앞에 놓인 앙리 조르주 아담(Georges Adam)의 거대한 콘크리트 조각상 '르 시그날(Le Signal)'이 탁 트인 바다 전망을 자랑스럽게 강조한다. 프랑스에서 손꼽히는 인상파 컬렉션을 소장하고 있는 이곳에서 모네, 카미유 피사로, 시슬리, 르누아르, 부댕, 쿠르베, 아르망 기요맹, 드가 등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 앙드레 말로 현대 미술관 인상파 전시
제리코에서 키리코까지, 센푸 기증 20주년 기념전 (2024년 11월 16일~2025년 2월 16일)
수집가 엘렌 센푸(Hélène Senn-Foulds)가 외할아버지에게 상속받은 인상파 작품 205점을 미술관에 기증한 지 20주년을 맞았다. 퐁피두 센터, 오르세 미술관, 지베르니 인상파 미술관의 소장 작품을 더해 다양한 예술가의 작품을 소개한다.
과거를 품고 현대를 빚어낸 건축의 도시 기행
‘바다의 맨해튼’으로 불리는 르아브르는 200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공식 등록됐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도시 대부분이 파괴되었지만, 콘크리트 건축의 선구자 오귀스트 페레(Auguste Perret)가 도시를 재건하면서 과거와 현대가 공존하는 건축 도시로 재탄생했다. 오스카 니마이어(Oscar Niemeyer), 장 누벨(Jean Nouvel), 알렉상드르 체메토프(Alexandre Chemetoff) 등의 건축물이 다수 남아 있다. 르아브르 건축 투어는 페레 아파트 전시관(Appartement Témoin Perret)에서 시작해 보자.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르아브르 주민들의 일상과 재건 도시의 건축적 특징을 엿볼 수 있다.
이어서 도시의 파노라마 뷰를 조망할 수 있는 시청사 17층에 오르고, 오스카 니마이어가 디자인한 도서관 겸 극장인 볼캉(Volcan), 장 누벨이 디자인한 레 벵 데 도크(Les Bains des Docks) 수영장을 방문해 보자. 페레의 걸작 생조제프 교회(Église Saint-Joseph)도 놓치지 말 것. 마르그리트 위레(Marguerite Huré)가 디자인한 1만 2,768개 스테인드글라스 창이 아름다운 곳이다.
공중 정원 Les Jardins Suspendus
르아브르에 왔다면 공중 정원(Les Jardins Suspendus)을 들러보자. 이곳은 19세기 후반의 옛 군사 요새를 개조해 만든 곳이다. 4개의 요새 안에는 북미 식물 정원, 현대 탐험가들의 정원, 남방 정원, 동아시아 정원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건너온 다양한 식물군의 서식지와 중정의 온실이 자리한다.
르 부 뒤 몽드 Le Bout du Monde
르 부 뒤 몽드(Le Bout du Monde)는 모네가 그림에 담은 에브곶(Cap de la Hève) 아래, 생타드레스(Sainte-Adresse) 해안가 산책로 끝자락에 있는 레스토랑 겸 바(bar)다. 이 평온한 오아시스의 해변 의자에 누워 잔을 집어 들고, 바다의 일몰을 느긋하게 바라보자. 레스토랑 이름과 같이 ‘세상의 끝’에 놓여 있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 건축과 자연이 어우러진 르아브르 호텔 TOP 3
호텔 방 두에스트 Hôtel Vent d’Ouest
도시의 랜드마크인 생조제프 교회 바로 옆에 자리한 호텔. 바다까지 도보로 갈 수 있다. 아늑한 분위기, 따뜻한 색감의 인테리어 장식, 근사한 아침 식사, 하루의 피로를 풀어주는 스파까지, 잊지 못할 하룻밤를 선사한다.
노보텔 르 아브르 상트르 가르 Novotel Le Havre Centre Gare
건축가 장 폴 비기에(Jean-Paul Viguier)가 설계한 호텔. 르아브르가 ‘건축가의 도시’인 이유를 증명하듯 건축미가 빼어나다. 널찍한 객실 128개, 파티오와 연결된 테라스 레스토랑, 바, 피트니스 룸, 자쿠지, 사우나 등 편의 시설도 알차다.
레 펭 드 세자르 Les Pins de César
에트르타 코끼리 절벽 가까이에 자리한 호텔로, 르아브르에서 30분 거리에 있다. 전형적인 노르망디 가정집의 매력과 고급 숙소의 편안함을 두루 갖췄다. 바다 근처 20㎡ 부지의 공원으로 둘러싸인 덕분에 고요한 자연 속에서 오롯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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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ance.fr 프랑스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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