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루브르 박물관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루브르 박물관의 기원부터 방문 꿀팁까지, 프랑스 국가 공인 가이드가 친절히 알려주는 루브르 박물관에 가기 전 알아두면 좋은 정보들을 소개한다.
루브르의 시작
파리를 관통하는 센강 중앙에는 시테(Cité)섬이 있습니다. 강으로 둘러싸여 방어하기 좋아 파리지(Parissi) 부족 사람들이 처음 정착한 곳으로 파리가 시작된 곳입니다. 파리(Paris)라는 도시 이름도 부족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죠.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인구가 증가했고, 섬 안에서만 생활할 수 없어 섬 밖으로 도시가 확장됩니다.
세월이 흘러 1066년, 프랑스 노르망디 공작이었던 윌리엄 1세가 영국을 정벌 후 노르만 왕조를 세우며 영국 왕위에 올랐습니다. 프랑스의 많은 지역들이 영국 소유가 되면서 프랑스는 위협을 느끼기 시작했고, 필립 오귀스트 왕은 영국군 공격의 대비해 탑과 2개 건물을 갖춘 성곽으로 둘러싸인 원형 주루를 건설했습니다. 이것이 루브르의 시작입니다.
궁전에서 박물관이 되기까지
프랑스 르네상스의 아버지라는 별명을 가진 프랑수아 1세는 루브르를 수도에 걸맞는 궁전으로 만들었습니다. 이후 샤를 9세는 센강 쪽에 프티 갤러리(Petit Galerie)를, 앙리 4세와 그의 아들 루이 13세는 그랑드 갤러리(Grande Galerie)를 만들었죠. 루브르는 당대 최고의 예술가였던 니콜라 푸생(Nicolas Poussin), 자크 르메르시에(Jacques Lemercier) 등을 통해 화려한 장식과 작품들로 단장하며 빛을 발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루이 14세가 베르사유에 사로잡혀 파리를 떠나자 왕에게 버림받은 루브르 궁전의 일부는 미완성 상태로 다양한 작업장 및 숙소로 사용되었고, 다양한 인종의 예술가들이 살아가는 장소로 변모했습니다.
그러다 1776년, 루이 16세 때가 되어 왕실 유물을 분류, 정리, 복원하기 시작했고 다른 나라에서 획득해온 유물들을 보충해나가면서 박물관으로서 초석을 다졌습니다.
1793년, 중앙 예술 박물관으로 처음 문을 연 루브르 박물관은 지속적인 작품 기증과 구입으로 매우 풍부한 컬렉션을 자랑하게 됩니다.
1981년, 방문자들의 쾌적한 관람을 위해 대대적인 보수를 진행했고, 1989년에는 중국계 미국인 건축가 이오 밍 페이(Ieoh Ming Pei)의 설계로 유리 피라미드가 설치되게 됩니다.
세 개의 관
1. 리슐리외(Richelieu)관
리슐리외는 알렉상드르 뒤마의 <삼총사>에 냉혹한 악당으로 등장하지만, 프랑스 역사상 가장 유능했던 정치가이기도 합니다. 루이 14세의 절대왕정을 사실상 확립한 인물로, 프랑스의 영광이 꽃을 피우고 빛을 발할 수 있게 만든 그를 기념하기 위해 명명된 관입니다. 리슐리외관에서는 가장 오래된 문명이자 <함무라비 법전>으로 잘 알려진 메소포타미아의 동양 유물부터 바로크의 거장 루벤스, 렘브란트를 포함한 17세기 플랑드르 회화 및 프랑스 조각, 베르사유궁전을 모티프로 만든 나폴레옹 3세의 화려한 아파트까지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2. 쉴리(Sully)관
쉴리는 프랑스의 왕 앙리 4세 때 최고의 경제 각료였습니다. 그는 농업과 산업을 독려했으며, 세금 정책을 변화시키고 지금의 캐나다 퀘벡을 해외 식민지로 건설해 프랑스 재정을 끌어올린 인물입니다. 프랑스에 의무교육을 도입한 것도 쉴리입니다. 쉴리관은 1200년경 루브르의 첫 머릿돌이 놓였던 장소이기도 한데, 지금도 당시 모습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이집트 유물들, 그리스 조각들, 지중해 및 페르시아 유물들, 그리고 프랑스 회화 작품들까지 다양하게 만나볼 수 있습니다.
3. 드농(Denon)관
나폴레옹 1세 시절 전리품들을 관리하며 루브르 초대 관장으로 일한 '드농'의 이름을 붙인 '드농관'은 루브르 박물관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모여드는 장소입니다. 그만큼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작품이 많기 때문이죠. <모나리자>, <니케>, <나폴레옹의 대관식> 등 루브르를 상징하는 작품 대부분이 이곳에 있습니다. 또한 이곳은 루브르가 '박물관'으로 첫발을 내딛은 곳이기도 합니다. 개관 당시에는 지금과 비교할 수도 없을 만큼 규모가 작았는데, 나폴레옹 시대를 시작으로 소장품의 숫자가 점차 늘어나면서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찾는 박물관으로 거듭났습니다.
루브르 관람 꿀팁
1. 예약
2018년 기준, 루브르 방문객 숫자는 1020만 명을 기록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많은 방문객이 찾는 박물관이죠. 사정이 이렇다 보니 방문할 때 짐 검사를 받기 위해 몇 시간이고 기다려야 할 때도 있습니다. 이런 불편함을 피하려면 미리 예약하는 것이 좋습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루브르 박물관 홈페이지에 접속해 개인 방문을 클릭하고 원하는 날짜와 시간을 설정한 다음 결제하면 됩니다. 티켓을 출력해 유리 피라미드가 아닌 지하로 내려가면 거꾸로 만든 피라미드 쪽에 입구가 있는데, 이곳으로 더 빠르게 입장할 수 있습니다.
2. 짐 보관
대형 유리 피라미드 아래쪽에 소지품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곳(Vestiaires et consignes)이 있으니 이곳에 짐을 맡기면 더 가벼운 마음으로 작품 관람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3. 화장실 & 물
워낙 방대한 곳이라 그때그때 화장실 찾는 일도 쉽지 않습니다. 입장 전 화장실을 들러야 마음 편히 작품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일단 입장하면 물을 살 곳이 없기 때문에 미리 물을 준비해가면 좋습니다.
By <90일 밤의 미술관 루브르 박물관>
공동 저자: 이혜준, 임현승, 정희태, 최준호 우리가 미처 몰랐던 더 넓고 감동적인 루브르 박물관. 100여 점의 선명한 도판과 함께 7천 년 역사를 담은 루브르 박물관 투어를 책으로 즐길 수 있다. 책의 저자로는 프랑스 국가 공인 가이드로 활동하고 있는 4명의 가이드가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