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한 빛과 바다, 산이 어우러진 니스는 르누아르, 피카소, 샤갈 등 수많은 예술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야수파의 창시자 앙리 마티스 또한 니스 코트다쥐르에 매혹되어 수많은 걸작을 탄생시켰다. 니스에서 방스까지 그의 흔적을 따라가 보자.
호텔 보 리바주에서 피어난 예술의 향기
앙리 마티스는 니스에서 35년 이상 이젤을 설치하며 자신이 선택한 도시의 모든 아름다움을 작품에 담아냈다. 하늘의 색채, 바다의 반사된 빛깔, 온화한 기후 등 니스를 둘러싼 모든 요소를 끌어들였다. 1917년 12월, 마티스가 처음으로 남프랑스에 머물기 시작한 곳은 호텔 보 리바주 니스(Hôtel Beau Rivage Nice)였다. 마티스는 바다를 향해 창을 낸 좁다란 방에서 ‘실내 풍경’ 시리즈 작업을 시작했다.
팔레 카이스 드 피에를라, 창작의 발코니
1921년, 마티스는 니스 구시가지에 있는 살레야 광장(Cours Saleya) 끝에 자리한 아파트, 팔레 카이스 드 피에를라(Palais Caïs de Pierlas)로 이사했다. 바다가 내다보이는 발코니에서 정물, 인테리어, 누드, 오달리스크 등 '니스 시대'를 상징하는 그림을 그렸다. 니스 항구도 마티스가 즐겨 찾는 곳 중 하나였다. 그는 1927년 니스 항해 클럽(Club Nautique de Nice)에 가입할 만큼 열정적으로 조정을 즐겼다. 1938년에 부르주아가 모여 사는 시미에(Cimiez) 구역에 언덕에 아파트를 구입했다. 이 건물은 19세기 말 빅토리아 여왕을 위해 지은 호텔이 들어섰던 곳이다. 그의 아파트 내부는 컷아웃 기법을 활용해 작업한 대형 작품으로 채워졌다. 방스(Vence)의 로제르 예배당(Chapelle du Rosaire) 작업도 이곳에서 이루어졌다. 추후 방스에서 돌아온 마티스의 말년을 보낸 마지막 작업실이기도 하다.
앙리 마티스는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매일 아침 이 빛을 다시 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나는 믿을 수 없었다. 나는 니스를 떠나지 않기로 결심했고 남은 생을 그곳에서 보냈다.”
빌라 데 콜레트에서 나눈 두 거장의 우정
마티스는 니스에서 30분 거리에 위치한 해안 마을 카뉴쉬르메르의 평화로운 집에서 르누아르를 만나곤 했다. 현재 르누아르 미술관으로 쓰이는 빌라 데 콜레트(Villa des Collettes)는 올리브와 오렌지 나무가 심어진 정원을 갖췄고, 르누아르가 생의 마지막을 보낸 집이었다. 이곳에서 두 사람은 종종 우정을 나눴으며, 마티스는 정원에서 여러 작품을 남기기도 했다.
니스에서 방스로, 전쟁 속에서도 계속된 창작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고 독일의 위협을 피해 앙리 마티스는 니스를 떠나야 했다. 1943년 6월, 그는 작은 마을 방스의 빌라 르 레브(Villa le Rêve)에 정착했다. 나무와 꽃이 심어진 2500m² 규모의 정원이 딸린 이 빌라는 조용한 주거 지역에 위치해 아침부터 저녁까지 햇살을 즐기며 방스 마을과 바다의 전망을 감상할 수 있었다. 마티스는 꽃이 만발한 테라스와 지중해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정원에 감탄했다. 바로 이곳에서 ‘석류가 있는 정물’, ‘거대한 붉은 실내’ 등 마티스의 걸작들이 탄생했다.
마티스가 남긴 빛의 유산, 로제르 예배당
1947년, 마티스는 자신의 모델이 되어준 도미니카회의 수녀로부터 교회 예배당에 스테인드글라스 창을 만들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78세의 그는 이 프로젝트를 마음에 새기고 새롭게 건축을 시도해 보기로 했다. 총체적 예술 작품을 꿈꾼 거장은 심플한 흰색 외관부터 세련된 실내장식, 스테인드글라스 창, 가구, 성직자를 위한 6벌의 샤쥐블(chasuble)(사제가 입는 의복)까지 예배당의 모든 요소를 디자인했다. 이것이 바로 1951년 6월 25일 모습을 드러낸 방스 마을의 로제르 예배당이다. 훗날, 이 예배당은 마티스가 말년에 예술혼을 쏟은 유작이라고 평가받는다. 세 가지 색상(노란색, 초록색, 파란색)으로 구성된 대형 스테인드글라스 창은 흰색 벽에 빛을 가득 채우고, 검은 선으로 그린 3개의 대형 작품은 숭고한 종교의 길을 연상시킨다.
삶과 예술의 궤적, 니스 시미에의 마티스 미술관
1963년, 니스 시미에 구역에 위치한 빌라 데 아렌(Villa des Arènes) 건물에 마티스 미술관(Musée Matisse)이 들어섰다. 붉은 황토색 외관과 17세기 제노바 양식의 건물은 시미에 아레나 공원의 올리브 숲 한가운데에서 주변과 훌륭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마티스에게 전적으로 헌정된 이 미술관은 회화 31점, 드로잉 및 판화 454점, 구아슈 작품 38점, 조각 57점 등 거장의 모든 시기를 아우르는 작품과 개인 소장품을 전시한다. 마티스 미술관을 방문한다는 것은 그의 예술적 유산을 들어볼 수 있는 특권을 누리는 것이다. 1890년 첫 작품부터 말기의 구아슈 종잇조각에 이르기까지 마티스의 시기별 작품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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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ance.fr 프랑스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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