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고뉴 프랑슈 콩테 지역은 한국인들에게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지역이지만 와인과 대자연을 사랑하는 전세계 관광객들에게 열광의 대상이 되는 여행지다. @TravelMeHappy 로 활동하는 프랑스 인플루언서 티보 투조(Thibault Touzeau)가 이 지역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는 방법을 공유했다. 프랑스를 색다르게 경험해보고 싶은 이들이라면 이 글을 주목하자.
마코네(Mâconnais)에서 거닐며 와인과 친해지기
몇 년 전 부르고뉴(Bourgogne)와 프랑슈-콩테(Franche-Comté)가 하나의 행정구역으로 통합되면서, 이 지역에서 즐길 거리가 함께 늘어났다. 남쪽 끝으로 가면 ‘마코네 지방(pays Mâconnis)’라는 곳을 만날 수 있는데, 와인과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물론이고 자연을 줄길 줄 아는 남녀노소 누구나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준비 운동을 마쳤다면, 가벼운 산행을 하며 솔뤼트레(Solutré)의 정상에 오르는 것은 어떨까? ‘프랑스의 명소(Grand site de France)’로 인증된 이 산의 꼭대기에서는 푸이-퓌세(Pouilly-Fuissé)의 포도밭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로컬 와인을 음미하면서, 전 세계가 부러워하는 부르고뉴의 자랑 ‘클리마(Climat, 작은 구획으로 나뉜 포도밭)’를 감상해보자.
부르고뉴의 매력은 와인에 그치지 않는다. 특히 클뤼니(Cluny)에서 산책을 즐기다 보면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역사 탐방을 할 수 있다. 로마네스크와 고딕 양식 건물이 빼곡히 들어찬 이 마을에선 치즈 탑(Tour des Fromages)도 빼놓을 수 없다. 탑의 꼭대기에 오르면 과거 유럽에서 가장 넓은 수도원으로 명성이 자자했던 클뤼니 수도원이 발 아래로 펼쳐진다.
쥐라 산맥, 일상에서 벗어나는 시간
프랑스가 특별한 이유는 국경을 벗어나지 않고도 지구 상에서 존재하는 모든 풍경을 다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캐나다에 온 듯한 착각을 일으키는 쥐라 산맥(Montagnes du Jura)이 바로 그러한 예다. 봉리유(Bonlieu)에서 멀지 않은 벨베데르 데 카트르 락(Belvédère des quatre lacs) 전망대에 오르면 내가 캐나다에 와있는 것은 아닌지 한참을 고민하게 될 것이다. 빽빽한 전나무숲과 크고 작은 호수가 함께 얽혀 조화로운 공생 관계를 이루는 듯한 이곳의 풍경은 유럽연합이 지정한 생태보호구역 Natura 2000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자연이 만들어낸 장관에 숨이 멎을 것이다.
쥐라 산맥이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유는, 이곳에서 생산되는 특산물 때문이기도 하다. 예컨대 이 지역에 위치한 아리따운 마을 샤또 살롱(Château Chalon)은 프랑스에서 가장 우수한 품질의 뱅 존(vin jaune, 옐로 와인)이 만들어지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 마을은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로 지정되었는데, 그곳에 가보면 그 이유를 바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쥐라를 떠올리면 전 세계가 열광하는 콩테(comté) 치즈를 빼놓을 수 없다. 콩테 지역의 치즈제조소에 가면 치즈가 만들어지는 제작 과정을 직접 볼 수 있고, 신비로운 기운이 감도는 지하 숙성고에도 들어가볼 수 있다.
쥐라 산맥에서 탄생한 또 다른 치즈 계의 슈퍼스타 몽 도르(Mont d’Or)도 잊어서는 안 된다. 치즈와 이름이 같은 몽 도르 산의 정상에 올라 상쾌한 일상 탈출을 경험해보자. 한쪽으로는 프랑스의 산맥이, 다른 한쪽으로는 스위스의 산맥이 펼쳐질 것이다. 스릴을 즐기고 싶다면 산 정상에서 시작하는 패러글라이딩의 유혹에 온몸을 맡기자. 푸르른 창공을 가르며 경이로운 자연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부르고뉴 그랑 크뤼 루트를 따라
이제 찬란하게 아름다운 도시 본(Beaune)으로 향해보자. 이곳에선 15세기에 축조되었으며, 우리에게는 오스피스 드 본(Hospices de Beaune)이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진 ‘오텔 디유(Hôtel-Dieu)’를 만날 수 있다. 이 건물은 전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디자인으로, 고딕 양식의 파사드와 예술의 경지에 오른 지붕을 보기 위해서만이라도 이곳을 들릴 가치가 충분하다.
본, 뉘 생 조르주(Nuits-Saint-Georges), 알록스 코르통(Aloxe-Corton), 포마르(Pommard), 뫼르소(Meursault)까지, 이 라벨을 단 와인은 세계적 명성을 떨치는 프랑스 와인 중에서도 가장 고귀하고 섬세한 맛을 자랑한다. 또한, 부르고뉴에 왔다면 샤토 한 곳 정도는 방문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프랑스에서 가장 진귀한 와인을 만들어 내는 황금 포도밭을 거닐며 꿈결 같은 시간도 즐겨보자.
자연이 만들어내는 이 광경을 좀 더 흥미롭게 만끽하고 싶다면, 이른 새벽 열기구를 타고 이곳의 언덕 위를 비행하는 것을 추천한다. 고요한 하늘에 올라 지평선 위로 태양이 떠오르고 끝도 없이 펼쳐진 포도밭에 따스한 햇살이 내리쬐는 모습을 감상하는 것이다. 시적 영감이 떠오르는 찬란한 순간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By Thibault Touze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