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크리스마스, 오랜 전통을 엿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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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yachny/Adobe Stock
© sonyachny/Adobe Stock

소요 시간: 0 분게시일: 21 12월 2020업데이트: 4 12월 2021

크리스마스 시즌이 성큼 다가왔다. 나무로 만든 소품, 크리스마스 볼, 전나무 리스, 진저 쿠키까지... 성탄절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다양한 오브제들이 머릿속에 하나 둘 떠오른다. 올해는 프랑스 디자이너들과 공예가들이 자신만의 스타일을 넣어 만든 새로운 상품을 살펴보는 것은 어떨까? 크리스마스의 마법에 빠지듯, 그들의 노하우 속으로 빠져보자.

크리스마스 볼

Guy Reibmester/Ciav Meisentahl
© Guy Reibmester/Ciav Meisentahl

크리스마스 트리를 아름답게 수놓는 장식볼이 보쥬 산맥에서 탄생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때는 1858년 겨울, 괴첸브루크(Goetzenbruck)의 한 유리공예가가 과일을 사용하는 대신 블로잉 기법으로 만든 유리 공으로 트리를 장식해보았다고 한다. 그것이 시초가 되어 크리스마스 장식볼이 만들어졌다는 전설이 있다. 그의 노하우는 오늘날까지도 이어지고 있으며, 마이젠탈(Meisenthal)에 위치한 국제유리예술센터(Centre International d'Art Verrier)는 매년 선정한 작가와 함께 콜라보 컬렉션을 선보인다.

국제유리예술센터 Centre International d'art verrier de Meisenthal

나무 장식품

목공예가들이 정성을 다해 만든 공예품도 한번 살펴보자. 미위티페(Miwitipee)의 작업실에서는 목재를 뚫고, 조각하고, 이어 붙이는 작업이 한창이다. 이곳에선 우리가 상상하는 모든 종류의 크리스마스 장식품을 구경할 수 있다. 나무를 눈송이 모양으로 섬세하게 조각하여 만든 트리용 장식품은 물론이고, 목재를 깎아 만든 귀여운 동물 미니어처까지, 크리스마스 트리와 케익을 아기자기하게 장식할 수 있는 소품들로 가득하다. 알자스에서는 보기만 해도 마음까지 푸근해지는 하트 모양의 크리스마스 장식품이 우리를 맞이한다. 나무에 예쁜 색을 칠하거나, 중간중간에 구멍을 뚫어서 만든 장식품과 패브릭을 이용한 소품까지... 오 쁘띠 보네르(Au p’tit bonheur)에서는 누구나 자신의 취향에 맞는 데코 용품을 찾을 수 있다. 동물이나 크리스마스 트리 미니어처뿐만 아니라, 아기 예수 탄생을 재현할 수 있는 각종 피규어를 살펴보며 연말 분위기에 젖어보자. 미식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이곳에서 판매하는 프레첼도 꼭 한번 시도해볼 만하다!

Miwitipee Au p'tit bonheur

아기 예수 탄생 피규어

Mike Fouque/Adobe Stock
© Mike Fouque/Adobe Stock

자, 이렇게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해봤다면, 이제 피규어를 모아서 아기 예수의 탄생 장면을 꾸며보자. 비록 자그마한 미니어처지만 프로방스 공예가들이 전통 기법을 살려 정성스레 빚어낸 것들이다. 하나의 피규어를 탄생시키기 위해서 높은 집중력을 요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우선 점토로 만든 실루엣을 이용하여 틀을 제작한 후, 건조와 리터치 과정을 거친다. 완성된 틀에 점토를 구워내고, 예쁘게 장식을 해주어야 드디어 하나의 피규어가 완성된다. 크리스마스 피규어를 떠올리면 보통 아기 예수, 성모 마리아, 성 요셉, 동방박사, 가브리엘 대천사 등 예수 탄생 장면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떠올리지만, 요즘에는 잡상인, 양치기, 행인, 제빵사, 농부, 신부, 아기 예수를 보면서 놀란 표정을 짓는 엑스트라까지 실로 다양한 인물들이 미니어처로 제작된다. 우리 집 거실에 프로방스의 시골 풍경이 펼쳐지는 것이다. 매년 다양한 지역에서 열리는 미니어처 마켓에서 나만의 컬렉션을 한층 더 풍성하게 채워보는 소소한 재미도 느낄 수 있다. 그중에서도 마르세유 미니어처 마켓은 무려 200년의 유구한 역사를 품고 있다.

향신료의 축제

프랑스 서부, 그중에서도 알자스에 기원을 둔 특별한 전통 과자를 소개한다. 연말 축제 기간이 다가오면, 알자스의 도시와 시골 마을에 꿀에 절인 향신료의 독특한 향기가 은은하게 스며든다. 파티셰들은 각자의 개성을 살려 하트, 눈사람, 등 특별한 모양으로 만든 향신료 쿠키를 선보인다. 미레이 오스테르(Mireille Oster)는 1930년에 문을 연 역사 깊은 베이커리로, 대를 이어 내려오는 특별한 비밀 레시피를 이용하여 향신료 쿠키를 만든다. 일반적인 향신료뿐만 아니라 구기자, 대추아쟈, 생강 등 전 세계 각지에서 공수한 다양한 재료가 들어가는 것이 이곳 쿠키의 특징이다. 크리스토프 펠더(Christophe Felder) 베이커리는 향신료의 품질에 특별히 신경을 쓰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곳의 파티셰는 알자스에서 수백 키로 떨어진 곳이라도 좋은 향신료를 구할 수만 있다면 마다하지 않고 한걸음에 달려간다고 한다.

Mireille Oster Christophe Felder

크리스마스 리스

물론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하는 것도 좋겠지만, 대문이나 벽난로 위에 크리스마스 리스만 달아줘도 손쉽게 연말 축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전통은 도대체 어떻게 만들어진 걸까? 사실 오리지널 리스에는 전나무와 장식품 외에도 네 개의 초가 올려졌는데, 이는 크리스마스 4주 전에 시작하는 대림절을 상징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오늘날에는 이 전통적인 크리스마스 리스에 디자이너의 독특한 감각이 더해진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페이 도쥬(Pays d’Auge), 노르망디에 자리 잡은 ‘에스카파드 샹페트르(Escapade Champêtre)’는 자신만의 아이덴티티인 프리저브드 플라워를 활용하여 리스를 제작한다. 연말 파티 시즌을 맞아서, 에델바이스, 솔방울, 잎사귀, 야생 억새가 들어간 컬러풀한 리스를 거실에 들여보자. 파티가 끝난 후에도 공간을 아름답게 장식해줄 것이다.

Escapade Champêtre

아몬드의 달콤함

annapustynnikova/Adobe Stock
© annapustynnikova/Adobe Stock

말린 과일, 누가, 아몬드, 감귤, 생과일, 절인 과일... 프로방스에는 무려 13개의 전통 디저트가 존재한다. 우리의 마음까지 달달하게 만드는 이 디저트들 중에서 칼리송(calisson)은 15세기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과자로 특히 그 역사가 깊다. 엑상 프로방스(Aix-en Provence)의 로이 르네(Roy René) 과자점이 그 오랜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데, 아몬드와 절인 과일을 섞어 만든 반들반들한 노란색 반죽에 흰색 코팅이 씌워진 것이 클래식 칼리송의 특징이다. 좀 더 화려한 말 파티 테이블을 원한다면, 딸기-바질, 초콜릿-헤이즐넛, 감귤-카카오와 같이 특별한 향과 다양한 색상이 가미된 칼리송을 올려보자.

By Constance D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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