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아르 계곡의 고성에 딸린 정원들은 프랑스식과 영국식 등 다양한 형식으로 다듬어져 있으며, 언제나 꽃이 아름답게 핀 꽃을 자랑한다. 기하학 도형의 정돈된 느낌에서 무성하게 자라난 미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로 성들 못지않게 멋진 광경을 선사한다.
빌랑드리 성의 정원
루아르 계곡에서도 유명하기로 손꼽히는 빌랑드리 성(Château de Villandry)의 정원은 그야말로 마법과도 같은 느낌을 준다. 빈틈 없이 다듬어진 화단은 양쪽으로 대칭을 이루고 다양한 꽃들은 멋진 조화를 이뤄내어 정원을 내다보는 테라스마다 완벽한 풍경이 펼쳐진다. 한쪽으로는 길을 잃은 듯 산책하기 좋은 미로가, 또 한쪽으로는 체스판처럼 흑백이 어우러진 바닥의 채소밭이 펼쳐진다. 하프 모양으로 다듬은 회양목이 자라는 관상용 정원은 마치 야외 음악 감상실과도 같다. 한편 햇볕 아래 빛나는 수생 정원은 오래도록 지속되는 꿈결 같은 여름 밤의 분위기를 머금고 있으며, 생플 정원(Jardin des Simples)에서는 허브 및 약용 식물의 진가를 엿볼 수 있다.
쉬농소 성의 카트린 드 메디치 정원
쉬농소 성(Château de Chenonceau)을 대대로 소유했던 여성 영주들 가운데는 역사적으로 대치 관계였던 두 인물과 그들이 꾸민 정원이 두드러진다. 앙리 2세의 정부였던 디안 드 푸아티에(Diane de Poitiers)가 꾸민 정원은 8개의 거대한 삼각형 잔디밭, 주목과 화살나무, 회양목, 월계수가 심어진 테라스, 그리고 기하학적 화단이 돋보인다. 한편 앙리 2세의 죽음 이후 슈농소 성의 주인이 된 카트린 드 메디치는 보다 내밀한 분위기의 정원을 꾸몄다. 성의 서관과 셰르 강 위에 지어진 회랑 건물에서 내다보이는 정원은 장미와 아이비, 라벤더, 분수 사이로 초록빛이 가득하다.
클로뤼세 성의 다 빈치 정원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프랑수아 1세의 초청으로 클로뤼세 성(Château de Clos-Lucé)에서 인생의 마지막 3년을 보내며 발명에 매진했다. 그의 이름을 딴 목가적인 영국식 정원인 레오나르도 다 빈치 공원을 둘러보면 자연이 그에게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줬는지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동굴과 샘, 정자와 폭포, 오래된 소나무, 주목, 이탈리아산 삼나무가 늘어선 연못, 장미 정원과 작고 매력적인 2층 다리 등 어디나 눈길을 끄는 요소가 가득하다. 방문객을 위해 특별히 조성된 산책길에는 실제 조작이 가능한 다 빈치의 발명품 20점과 그의 작품을 담은 거대한 캔버스 40점이 전시되어 있다. 다 빈치의 풍부한 창작의 세계 한가운데에 자리매김한 정원에 푹 빠져들어 볼 기회다.
앙부아즈 성의 나폴리 정원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묘지가 있는 앙부아즈 성(Château d’Amboise)의 나폴리 정원(jardin de Naples)은 루아르 계곡에서 가장 나중에 완성된 영국식 정원이다. 아직 옛 이탈리아식 조경의 흔적이 남아 있는 이 정원은 원래 15세기 나폴리 출신의 수도승이자 정원사가 구상한 것이다. 토스카나의 메디치 저택에서와 같이 테라코타 화분이 돋보이는 화단에는 계절에 따라 다양한 식물군이 선을 보인다. 눈앞에 펼쳐진 루아르 강 전경을 마주하면 어느새 명상적인 분위기에 빠져들게 된다.
쇼몽 쉬르 루아르 성의 정원
루아르 강을 내다보는 쇼몽쉬르루아르 성(Château de Chaumont-sur-Loire)은 마치 동화 속에서 튀어나온 듯한 외관을 자랑한다. 국제 정원 축제로 유명한 이 성은 매년 세계적인 정원 디자이너들이 무한한 상상력을 발휘하는 무대로 거듭난다. 한편 아름다운 산책길과 색색의 꽃이 피는 멋진 화단은 일년 내내 방문객을 환영한다.
아제르리도 성의 정원
두 강줄기 사이의 섬에 지어진 아제르리도 성(Château d’Azay-le-Rideau)은 그야말로 낭만의 표본이다. 최근 영국식으로 복원된 이 드넓은 정원은 잔디밭과 완만한 곡선, 멋진 경치를 자랑한다. 곳곳의 꽃 피는 관목과 연못 덕에 주변의 고요한 아름다움이 한층 돋보인다.
샹보르 성의 정원
성의 북쪽으로 6.5헥타르의 토지에 펼쳐진 샹보르 성(Château de Chambord)의 정원은 루아르 계곡 제일의 면적과 장엄함을 자랑한다. 무려 나무 600그루, 관목 800그루, 식물 15,250포기와 잔디밭 18,874m²가 방문객을 기다린다. 프랑수아 1세의 명에 따라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설계하여 최근 대대적인 복원을 거친 이 정원에서는 옛 프랑스 왕실의 위용을 체험할 수 있다.
By Pascale Filliâtre
여행 전문 기자, 프랑스 문화를 찾아 세계 곳곳을 여행하는 여행 전문 기자. filliatre.pascale@orange.f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