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 올림픽·패럴림픽의 감동을 되새겨줄 플레이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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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list Paris 2024
© Deezer

소요 시간: 6 분게시일: 26 3월 2025

2024년 여름, 파리는 100년 만에 다시 올림픽·패럴림픽을 개최하며 전 세계인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역사적인 스포츠 축제 기간, 프랑스 전역은 세계와 하나 되어 스포츠를 향한 뜨거운 열정을 나누었다. 작년 여름의 열기와 감동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면, 프랑스 관광청이 소개하는 플레이리스트를 감상하며 함께 그 뜨거웠던 여름의 추억을 다시 떠올려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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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2024 공식 주제가



 

빅토르 르 만 '퍼레이드'

감동으로 가득했던 파리 2024를 상징하는 단 하나의 곡을 꼽자면, 단연 공식 주제가 '퍼레이드(Parade)'일 것이다. 프랑스 하우스 뮤직 스타일인 프렌치 터치(French Touch) 장르의 떠오르는 프로듀서로서 파리 2024 음악 감독을 맡은 빅토르 르 만(Victor Le Masne)이 작곡한 이 곡은 강렬한 멜로디로 경기장의 열기를 고스란히 담아냈다. 빅토르 르 만은 이미 2020년 도쿄 올림픽 폐막식에서 프랑스 국가 '라 마르세예즈(La Marseillaise)' 편곡 버전을 선보였던 경험을 살려, 조국에서 열린 파리 2024에서는 더욱 강렬한 리듬과 인상적인 멜로디의 '퍼레이드'를 관객에게 선사했다.



2024 파리 올림픽 개막식



2024년 7월 26일, 센 강

아야 나카무라 & 프랑스 공화국 근위대 합동 공연

오아시스의 명곡을 축구 경기 개막식에서 연주하고, 7월 14일 프랑스 혁명 기념일 퍼레이드에서는 다프트 펑크의 곡을 연주했던 프랑스 공화국 근위대(La Garde républicaine). 2024년 7월 26일 센강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개막식에서 이들은 전 세계 스트리밍 1위 스타인 프랑스 가수 아야 나카무라(Aya Nakamura)와 함께 공연하며 역사적인 순간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었다. 프랑스 학사원(Institut de France)과 루브르 박물관 사이, 퐁데자르(pont des Arts) 위에서 펼쳐진 이 퍼포먼스는 프랑스 도시 문화와 공화국 전통을 한데 어우르는 장엄한 순간이었다. 아야 나카무라는 공연 중 전설적인 샹송 가수 샤를 아즈나부르(Charles Aznavour)의 대표곡들을 부르며 더욱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레이디 가가: 지지 장메르 헌정 공연

화려한 뮤직홀(music-hall)인 물랭 루주와 아름다운 쇼걸들의 무대도 파리에서만 즐길 수 있는 매력적인 콘텐츠다. 세계적인 팝 아이콘 레이디 가가는 개막식에서 프랑스 뮤직홀의 전설, 지지 장메르(Zizi Jeanmaire)의 대표곡 '깃털로 만든 내 것(Mon truc en plumes)'을 부르며 파리의 뮤직홀 전통을 조명했다. 생전 지지 장메르는 이브 생로랑이 디자인한 깃털 의상을 입고 뮤직홀 무대를 장악하고는 했다. 2024년, 레이디 가가는 센강 강가의 황금빛 계단을 누비며 과거 화려한 카바레 문화가 꽃피웠던 파리를 떠올리는 퍼포먼스를 펼치며 그를 기렸다.

고지라 & 마리나 비오티: 콩시에르주리의 혁명가들

대혁명 시기 화염에 휩싸여 혼란으로 가득했던 격변의 시대, 프랑스 대혁명 시기를 떠올리는 강렬한 무대도 펼쳐졌다. 프랑스 오페라 가수 마리나 비오티(Marina Viotti)와 프랑스 메탈 밴드 고지라(Gojira)가 콩시에르주리 감옥 외벽 위에서 파워풀한 컬래버레이션을 선보였다. 콩시에르주리는 과거 마리 앙투아네트가 수감되었던 장소로, 프랑스 혁명의 혼돈을 상징하는 역사적 공간이다. 이번 공연을 위해 두 아티스트는 프랑스 혁명 시기 유명했던 혁명가의 후렴구를 담은 신곡을 공개해 더욱 깊은 울림을 전했다. 고지라는 메탈 장르의 인기가 적은 프랑스에서는 대중적 인지도가 낮지만, 미국에서는 메탈리카 콘서트의 오프닝을 맡을 정도로 큰 인기를 누리는 밴드다.

셀린 디옹: 에디트 피아프의 대표곡 '사랑의 찬가'를 부르다

프랑스 국민가수 에디트 피아프(Édith Piaf)의 명곡을 에펠탑에서 부르는 순간보다 더 ‘파리다운’ 장면이 있을까? 그러나 개막식 직전까지도 이 특별한 무대가 실현될지는 누구도 확신할 수 없었다. 전신 근육이 뻣뻣해지는 희소병과 오랜 시간 싸우며 휴식기를 가진 셀린 디옹이 과연 다시 무대에 설 수 있을지가 가장 큰 변수였다. 그러나 행사 당일, 퀘벡이 낳은 팝의 디바 셀린 디옹은 반짝이는 드레스를 입고 에펠탑 2층에 등장했다. 그리고 에디트 피아프가 연인 마르셀 세르당(Marcel Cerdan)을 위해 불렀던 명곡 '사랑의 찬가(Hymne à l'amour)'를 열창하며 전 세계를 감동으로 물들였다. 프랑스 샹송의 아이콘 에디트 피아프, 세계적인 디바 셀린 디옹, 파리의 상징 에펠탑이라는 세 가지 전설이 하나로 어우러진 마법 같은 순간이었다.



2024 파리 올림픽 폐막식



2024년 8월 11일, 스타드 드 프랑스

자호 드 사가장 '파리의 하늘 아래'

루브르 박물관 앞에서 '파리의 하늘 아래 (Sous le ciel de Paris)'가 울려 퍼지고, 그 선율에 맞춰 춤을 추는 순간보다 더 낭만적으로 파리를 표현할 방법이 있을까? 2024년 5월 칸 국제영화제에서 이미 뜨거운 주목을 받았던 싱어송라이터 자호 드 사가장(Zaho de Sagazan)은 같은 해 7월 파리 올림픽 폐막식에서도 세계인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만 26세의 젊은 아티스트는 1951년 동명 영화의 주제가로 탄생한 이 샹송을 자신만의 감성으로 재해석하며, 프랑스 음악 유산의 아름다움을 다시 한번 전 세계에 각인시켰다. '파리의 하늘 아래'는 줄리엣 그레코(Juliette Greco), 에디트 피아프, 이브 몽탕(Yves Montand) 등 프랑스의 전설적인 아티스트들이 불러 대중의 사랑을 받은 명곡이다.

카빈스키, 피닉스, 앙젤: '나이트 콜'로 스타드 드 프랑스를 뒤흔들다

2024년 8월 11일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펼쳐진 2024 파리 올림픽 페막식. 무대 위에 프랑스 DJ 카빈스키가 등장하자, 관객들은 그의 대표곡이자 영화 '드라이브 Drive' OST로 유명한 '나이트 콜(Nightcall)'이 울려 퍼질 것이라 기대했다. 하지만 곧바로 예상치 못한 깜짝 컬래버레이션이 펼쳐졌다. 프랑스 인디 록 밴드 피닉스(Phoenix)와 벨기에 출신 팝 스타 앙젤(Angèle)이 카빈스키와 함께 무대에 오른 것이다. 공연이 시작되자마자 인터넷 커뮤니티는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고, '나이트 콜'은 음악 검색 애플리케이션 샤잠(Shazam) 서비스 개시 이래로 가장 많이 검색된 곡이라는 신기록을 세웠다.

이졸트가 부른 '마이 웨이'

2024 파리 올림픽이 막을 내리고, 다음 개최지인 로스앤젤레스로 올림픽 성화가 전달되는 특별한 순간. 이 장면을 대표하는 곡으로 '마이 웨이(My Way)'가 선정되었다. 사실, 이 곡의 원곡은 프랑스에서 탄생했다. 프랑스 가수 클로드 프랑수아(Claude François)가 발표한 '늘 그랬듯이(Comme d’habitude)'가 원작으로, 이후 폴 앵카(Paul Anka)가 영어 가사로 번안하며 '마이 웨이'가 되었고, 이를 프랭크 시내트라가 불러 전설적인 명곡이 되었다. 

2024년 파리 올림픽 폐막식에서는 프랑스의 떠오르는 스타 이졸트(Yseult)가 이 곡을 섬세하고 감미로운 목소리로 재해석하며 깊은 감동을 전했다. 이졸트의 노래가 끝나자, 파리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는 불꽃놀이가 펼쳐졌고, 그렇게 2024년 파리 올림픽은 찬란한 여운을 남기며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2024 파리 패럴림픽 개막식



2024년 8월 28일, 콩코르드 광장 

조 다생 '샹젤리제'

2024년 8월 28일 콩코르드 광장에서 화려한 2024 파리 패럴림픽 개막식이 펼쳐졌다. 프랑스 DJ 미드(Myd)가 삼색기가 펼쳐진 망토를 두르고 등장해, 세대를 아우르는 음악으로 축제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그중에서도 가장 뜨거운 반응을 끌어낸 순간은 프랑스 선수단이 입장할 때였다. 바로, 프랑스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명곡, 조 다생(Joe Dassin)의 '샹젤리제(Les Champs Élysées)'가 울려 퍼진 것이다. 

럭키 러브 '마이 어빌리티'

아직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은 프랑스 신인 가수 럭키 러브(Lucky Love)는 왼팔 없이 태어났지만, 음악을 통해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며 무한한 가능성을 펼쳐 보인 아티스트다. 2024 파리 패럴림픽 개막식, 콩코르드 광장의 오벨리스크 앞에서 럭키 러브는 자신의 곡 '매스큘리니티(Masculinity-My Own Ability)'를 새롭게 편곡한 '마이 어빌리티(My Ability)'로 무대를 장악했다. 장애인 무용수들과 함께 선보인 환상적인 퍼포먼스는 시간이 멈춘 듯한 감동적인 장면을 만들어냈다. 한계를 넘어선 가능성이라는 메시지를 온전히 전하며 패럴림픽 정신을 완벽하게 구현한 무대는 세계인의 마음을 움직였다.



2024 파리 패럴림픽 폐막식



2024년 9월 8일, 스타드 드 프랑스

산타: 조니 할리데이의 명곡 '더 나은 삶을 위해'를 열창하다

프랑스 음악계의 전설 조니 할리데이(Johnny Hallyday)의 명곡을 다시 부른다는 것은 그야말로 대담한 도전이었다. 공연장의 제왕이라 불렸던 그는 프랑스 음악 역사에서 절대적인 우상과도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가 남긴 수많은 명곡 중 '더 나은 삶을 위해(Vivre pour le meilleur)'는 아들 다비드 할리데이(David Hallyday)와 공동 작곡한 곡이기에 더욱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그러나, 프랑스 싱어송라이터 산타(Santa)는 이 거대한 도전을 정면으로 받아들였다. 그룹 하이픈 하이픈(Hyphen Hyphen) 멤버로 음악 활동을 시작한 그는 원곡에 묻히지 않는 자신만의 깊이와 감성을 담아내며 강렬한 공연을 선보였다. 스타드 드 프랑스를 가득 메운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대담한 도전은 대성공이었다.

장미셸 자르: 폐막식 무대를 초대형 댄스플로어로 바꾸다

2024년 9월 8일 개최된 2024 파리 패럴림픽 폐막식이라는 전설적인 무대를 빛낼 사람은 바로 프랑스 일렉트로닉 뮤직의 거장, 장미셸 자르(Jean-Michel Jarre)였다. 방년 76세의 그는 1970년대 초반부터 일렉트로닉 뮤직의 새로운 지평을 개척해 나갔다. 그런 그가 폐막식 무대에서 최고의 히트곡들을 연속해서 플레이하자 스타드 드 프랑스는 거대한 댄스플로어로 변모했고, 관객은 초대형 일렉트로 파티를 만끽했다.

아마두와 마리암: 세르주 갱스부르와 폴 베를렌을 노래하다

서아프리카 말리 출신의 부부 듀엣, 아마두와 마리암(Amadou et Mariam)은 프랑스 시인 폴 베를렌(Paul Verlaine)의 시에서 영감을 받아 세르주 갱스부르(Serge Gainsbourg)가 작곡한 '떠난다고 말하러 왔어요(Je suis venu te dire que je m'en vais)'를 열창했다. 이미 마누 차오(Manu Chao), 마티외 셰디드(Mathieu Chedid) 등 유명 아티스트들과 수많은 컬래버레이션을 해온 이들은 프랑스 문화예술 유산의 깊이를 보여주는 감동적인 무대를 선보였다. 적은 수의 바이올리니스트들이 연주하는 잔잔한 반주에 맞춰, 아마두와 마리암은 올림픽 성화대 앞에서 세르주 갱스부르의 노래를 불렀다. 부부 둘 다 시각장애를 뮤지션으로서, 이들은 2024 파리 패럴림픽 폐막식에서 빠질 수 없는 존재였다.

미스 키틴 '포에버 레이버스'

프랑스 일렉트로닉 뮤직의 거장들을 조명하는 무대였던 2024 파리 패럴림픽 폐막식의 중심에는 여성 DJ들이 있었다. 클로에 테브냉(Chloé Thévenin)과 이렌 드레젤(Irène Dresel)에 이어 DJ 부스에 오른 마지막 아티스트는 바로 그르노블 출신의 전설적인 클럽 DJ, 미스 키틴(Miss Kittin)이었다. 그는 자신의 곡 중 가장 관능적인 트랙, '포에버 레이버스(Forever Ravers)'를 플레이하며 폐막식의 열기를 최정점으로 끌어올렸다.

DJ 메디 '시그나튠': 프렌치 터치를 상징하는 트랙

프렌치 터치(French Touch)를 대표하는 트랙 중 하나는 바로 DJ 메디(DJ Medhi)의 '시그나튠(Signatune)'이다. 2011년, 34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난 천재 프로듀서 DJ 메디는 프랑스 힙합과 일렉트로닉 씬을 넘나들며 케리 제임스(Kery James), 113, 엠시 솔라르(MC Solaar) 등 프랑스 랩계의 거물들과 협업했고, 카시우스(Cassius), 다프트 펑크(Daft Punk) 등 프렌치 터치의 아이콘들과도 함께 작업했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전설적인 뮤직 레이블 에드 뱅어 레코드(Ed Banger Records) 창립자이자 메디의 절친한 친구였던 페드로 윈터(Pedro Winter, 활동명 Busy P.)가 직접 DJ 부스에 올라 친구의 트랙을 플레이하며 특별한 헌정 무대를 펼쳤다. 이날 무대에서는 특히 토마 방갈테르(Thomas Bangalter)와 다프트 펑크가 편곡한 버전의 '시그나튠'이 플레이되며, 프렌치 터치의 정수를 전 세계에 선보였다.

By Caroline Revol-Maur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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