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보르도의 옛 잠수함 기지가 거대한 디지털 아트 전시장으로 거듭났다. 바생 드 뤼미에르(Les Bassins de Lumières), 즉, ‘빛의 수조’라는 이름의 전시장은 프로방스의 카리에르 드 뤼미에르(Carrières de Lumières, ‘빛의 채석장’), 파리의 아틀리에 데 뤼미에르(Atelier des Lumières, ‘빛의 아틀리에’)에 이어 몰입감을 자랑하는 미디어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프로젝터를 통해 360도로 펼쳐져 생동하는 예술작품에 흠뻑 빠져보자.
보르도의 잠수함 기지 바생 아 플로(Bassins à Flots) 지구는 물과 어둠 속, 노출 콘크리트와 금속으로 둘러싸인 매혹적인 역사의 장이다. 가론(Garonne) 강변에 위치한 이 부지는 세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이 잠수함 기지로 쓰던 곳으로, 20m의 깊이에 무려 42,000m²에 달하는 면적을 자랑한다.
두터운 콘크리트 벽 사이 내부 통로로 연결된 11개의 방은 말 그대로 언더그라운드 분위기가 물씬 나는 특별 전시회와 콘서트, 공연을 위한 장소로 거듭난다.
회화의 중심지로 떠나는 여행
길이 100m에 너비 22m, 높이 12m에 달하는 네 개의 공간은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면적의 멀티미디어 전시실로 다시 태어났다. 바생 드 뤼미에르는 2018년 파리에 문을 연 아틀리에 데 뤼미에르의 5배, 그리고 2012년 레 보 드 프로방스(Les Baux-de-Provence)에 문을 연 카리에르 드 뤼미에르의 2배에 달한다.
앞서 개관한 두 곳의 전시장과 마찬가지로, 바생 드 뤼미에르는 컬쳐스페이스(Culturespaces)사가 개발한 프로젝션 매핑기술과 음향을 활용한 몰입형 미디어 아트 기술, 아미엑스(AMIEX)를 사용한다. 이를 통해 방문객은 음악과 함께 그림의 진수를 체험할 수 있다.
새로워진 보르도의 잠수함 기지는 100개의 영상 프로젝터와 디지털 이미지 수천 개를 동원해, 관객에게 빛나는 예술의 거장들의 세계를 생생하게 전달할 예정이다.
관조와 명상
바생 드 뤼미에르의 거대한 수면 네 개는 캔버스로 기능하여, 다양한 프로젝션이 투사될 것이다. 방문객들은 위쪽의 교량에서 수면을 내려다보며 일렁이는 예술의 향취에 젖어들게 된다.
주된 미디어 아트전 외에도, 다른 여러 전시회가 일 년 내내 관람객을 맞이할 예정이다. 현대미술 작가들의 디지털 작품이 ‘더 큐브’라는 전용 공간에 전시되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이다.
개관 후 구스타브 클림트, 파울 클레, 이브 클랭, 클로드 모네, 호아킨 소로야의 작품이 연이어 전시되었으며, 2023년 2월부터 미술계의 두 거장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가 진행되고 있다.
영국의 록 밴드 핑크 플로이드의 음악과 함께 초현실주의의 대가 살바도르 달리의 60년 간의 예술 세계를 엿볼 수 있는 <달리, 끊임없는 수수께끼>展이 진행되고 있으며, 스페인의 대표 건축가이자 살바도르 달리에게 큰 영감을 주었던 안토니오 가우디의 예술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전시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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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scale Filliâtre
여행 전문 기자, 프랑스 문화를 찾아 세계 곳곳을 여행하는 여행 전문 기자. filliatre.pascale@orange.f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