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각지의 해안가는 제각기 아름다운 파노라마 뷰를 자랑한다. 올 여름 휴가 때는 프랑스 해안 지역으로 여행을 떠나는 것이 어떨까? 대서양에서 지중해로, 코르시카 남부의 티레니아 해에서 뉴칼레도니아 태평양을 거쳐 프랑스령 서인도 제도를 품고 있는 카리브해까지, 프랑스의 바다는 여행객에게 놀라운 볼거리와 아름다운 추억을 듬뿍 가져다줄 것이다. 흩날리는 머리카락을 바닷바람에 맡긴 채 숨 막히게 아름다운 오션뷰를 눈 안에 가득 담고 싶다면 프랑스를 대표하는 해안 지대로 여행을 떠나 보자.
오드프랑스: 솜 만, 자연의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곳
노르망디-브르타뉴: 몽생미셸 만, 이색적인 풍경이 펼쳐지는 곳
세계 8대 불가사의 건축물 중 하나인 몽생미셸은 유럽에서 가장 높은 조수 간만의 차가 만들어내는 거대한 만의 중심부에 신기루처럼 서 있다. 몽생미셸 만과 몽생미셸 수도원 건물은 하루 중 몇 시간 동안만 섬의 모습을 띠는데, 바로 이때 펼쳐지는 풍경이 장관이다. 밀물 때에도 육교를 통해 몽생미셸 만에 접근할 수 있지만, 썰물 때 두 발로 직접 만을 건너는 것은 잊을 수 없는 경험이 될 것이다. 맨발로 모래사장을 가로지르며 세계에서 가장 독특한 건축물의 전설을 직접 느껴보자.
브르타뉴: 키브롱 반도, 가장 역동적인 곳
은은한 바다 내음, 갈매기 우는소리, 흩뿌려진 꽃잎처럼 바다 위를 수놓은 많은 섬… 벨일(Belle-Ile), 우아(Houat), 오에딕(Hoëdic) 등 3개의 아름다운 자연 지대를 아우르는 키브롱 반도(Baie de Quiberon)는 모르비앙 만(Golfe du Morbihan)과 함께 세계적으로 유명한 브르타뉴 남부 관광지이다. 키브롱 반도의 북쪽으로는 프랑스 해안 지역 중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는 오디에른(Audierne), 두아르느네(Douarnenez), 모를레(Morlaix), 생브리외크(Saint Brieuc), 생말로(Saint-Malo)의 풍경이 펼쳐진다. 가장 마음에 드는 나만의 만을 찾아 브르타뉴 해안 지대로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페이 드 라 루아르: 풀리강의 볼 만, 바다 내음이 한가득 느껴지는 곳
포르니셰(Pornichet)와 풀리강(Pouliguen) 사이에 위치한 볼 만(baie de la Baule)은 완벽하게 둥근 형태를 띠고 있다. 길이가 9km를 넘는 고운 모래사장을 따라 신나는 음악이 흘러나오는 해변 클럽, 색색깔로 칠해진 캐빈들, 해양 스포츠 시설과 해변가 레스토랑 등 여행에 재미를 더해주는 시설이 가득 늘어서 있다. 해수 요법을 받으며 휴식을 취하다가 세션 사이 쉬는 시간에 해안가 근처를 산책하거나, 에뱅 섬(île des Evens) 쪽을 향해 천천히 걸어 가 보는 것도 추천한다. 높다란 소나무가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는 해안가 안쪽 거리에는 고풍스러운 양식을 자랑하는 대저택들이 늘어서 있다. 아름다운 저택들이 즐비한 거리를 걸으며 아르데코 시대나 벨에포크 시대로 시간 여행을 떠나 보자.
바스크 지방: 생장드뤼즈 만, 방파제와 둑이 거친 파도를 막아주는 고요한 곳
아담한 등산 철도를 타고 바스크 지방의 가장 고지대인 라 륀 산(La Rhune) 정상까지 올라 보자. 광야와 대서양을 가로지르며 눈앞에 펼쳐지는 360° 파노라마 뷰에 시선을 빼앗기게 되고 말 것이다. 이 아름다운 파노라마 뷰를 완성하는 생장드뤼즈 만(baie de Saint-Jean-de-Luz)에는 바도로부터 거센 파도가 밀려오지만, 소코아(Socoa) 해변의 거대한 방파제와 생트 바르브(Sainte-Barbe) 둑, 아르타(Artha) 둑이 이곳을 든든하게 지켜 준다. 편한 신발을 신고 생장드뤼즈 만의 해변에서 아담한 시부르 항(Ciboure)을 거쳐 포르(Fort)까지 산책하는 것도 좋다. 생장드뤼즈 만을 가로지르는 유람선 파쇠르(Passeur)를 타고 바다 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추천한다.
프로방스: 라 시오타, 눈에 띄는 절경을 자랑하는 곳
마르세유와 툴롱 사이, 칼랑크 국립공원 (Parc national des Calanques) 한가운데 자리 잡은 프로방스에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만 중 하나로 꼽히는 라 시오타(La CIotat) 만이 있다. ‘사랑의 반도 golfe d’Amour’라는 별칭으로도 불리는 라 시오타 만은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는 칭호를 받을 자격이 있는 여행지다. ‘독수리 부리’라는 뜻의 벡 드 레글(Bec de l’Aigle) 곶에서 푸앙트 뒤 데팡(Pointe du Défens) 곶 사이에는 에메랄드 색 물속에 움푹 잠긴 내포와 황금빛 흙이 쌓인 절벽 기슭에 자리 잡은 만들이 아름다운 퍼레이드를 펼친다. 베르트 섬(Île Verte)을 마주 보고 있는 그랑 뮈젤 섬(Grand Mugel)과 프티 뮈젤(Petit Mugel) 섬은 탄성을 자아내는 전망을 자랑하는 곳으로, 피크닉 장소로도 유명하다.
코트다쥐르: 앙주 만, 해변의 여유가 느껴지는 곳
‘천사들의 만’이라는 뜻을 지닌 앙주 만(baie des Anges). 이곳의 천사들은 낙원에서 쫓겨난 아담과 이브가 새롭게 정착해 살아갈 가장 아름답고 평온한 곳을 찾아준 신화 속 천사들이 아니었을까? 앙티브 곶(cap d’Antibes)에서 니스의 명소 영국인 산책로(promenade des Anglais)까지 이어지는 앙주 만은 신비로운 청록색으로 빛나는 코트다쥐르 해안가의 화룡점정인 자연 지대로, ‘천사’라는 이름이 전혀 아깝지 않은 곳이다. 니스 근교의 작은 마을, 생폴드방스(Saint-Paul de Vence)나 에즈(Eze)는 물론이고, 생트로페 만(golfe de Saint-Tropez)에서도 앙주 만의 매력적인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코르시카: 포르토 만, 햇살이 눈 부신 곳
깊고 푸른 지중해 바다 위에 솟은 붉은 화강암 절벽, 따사로운 햇살이 내리쬐는 관목 지대의 녹색 향기, 경이로움을 자아내는 일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코르시카 포르토 만(golfe de Porto)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산비탈을 따라 구불구불 늘어선 해안 도로를 따라 피아나 만(calanques de Piana)에서 지롤라타 섬(presqu’ile de la Girolata)을 거쳐 스칸돌라 자연보호구역(réserve naturelle de la Scandola)에 이르기까지, 끝없이 이어지는 아찔한 절벽과 화려한 전망을 관람할 수 있다.
마르티니크: 포르 드 프랑스 만, 이국적인 경치가 펼쳐지는 곳
플라망 만(baie des Flamands)이라고도 불리는 포르 드 프랑스 만(baie de Fort-de-France)은 탁 트인 바다 풍경이 아름다운 여행지로, 동서남북 어디에서나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하이킹을 좋아한다면 산봉우리 등정에 도전해 보자. 북쪽의 카르베 산(Le Carbet) 정상에서 아름다운 하늘이 도전자들을 온화하게 맞아줄 것이다. 남쪽의 살로몽 봉(Cap Salomon) 봉우리에 올라서면 스노클링 포인트이자 거북이들의 천국인 앙스 드 아를레(Anses d’Arlet) 해변이 내려다보인다. 관광객들로 붐비는 포르 드 프랑스 만을 떠나 조용한 인근 지역을 구경하고 싶다면, 포르 드 프랑스 만에서 셔틀을 타고 트루아 일레 마을(Trois-Ilets)을 방문해 보자. 셔틀은 하루에도 여러 번 운영하기 때문에 원하는 시간을 선택하여 이용할 수 있다.
과들루프: 지상 낙원 생트 만
과들루프 해안 근처에 늘어선 작은 섬들 중 테르드오트 섬(Terre-de-Haut)에 있는 생트 만(baie des Saintes)은 터키색 카리브해가 연출하는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섬의 한쪽에는 코클레 봉(pointe Coquelet)이, 다른 쪽에는 팽 드 쉬크르 봉(Pain de Sucre)이 자리 잡고 있다. 두 봉우리 사이에는 모래로 이루어진 만이 여러 개 있고, 그 위에는 인형의 집처럼 작고 아름다운 색색의 주택들이 늘어서 있다. 테르드오트 섬에는 자동차가 다니지 않는다. 그러니 자전거나 스쿠터를 타고 나폴레옹 요새(fort Napoléon)에 올라 생트 만의 절경을 감상해 볼 것을 추천한다.
By Pascale Filliâtre
여행 전문 기자, 프랑스 문화를 찾아 세계 곳곳을 여행하는 여행 전문 기자. filliatre.pascale@orange.f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