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독에서 생테밀리옹을 거쳐 소테른까지, 우안과 좌안에 걸쳐 와이너리가 펼쳐져 있는 보르도는 미식과 와인을 망라하는 명소다.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 리모델링으로 새롭게 태어난 브라스리, 샤트르뢰즈식 별장을 개조해 만든 아름다운 레스토랑까지, 보르도 지방의 와인 산지 중심부에 위치한 맛집 리스트를 소개한다.
라 테라스 루주, 지역 특산물의 풍미를 가득 담은 레스토랑
생테밀리옹 포도원에 자리잡은 샤토 라 도미니크(Château La Dominique)의 레스토랑은 붉은 와인빛으로 가득하다. 붉은색 벽으로 지어진 와인 저장고 지붕 위에 위치한 레스토랑 라 테라스 루주(La Terrasse rouge)의 테라스는 붉은 와인색이 가미된 반투명 자갈로 장식되어 있어 마치 와인 드레스를 입은 듯한 느낌을 준다. 이곳에서는 마르망드(Marmande) 산 토마토, 랑드(Landes) 산 닭고기, 뽀이약(Pauillac) 산 양고기 등 프랑스 남서부의 특산물로 만든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이토록 맛 좋은 음식에 보르도 우안을 대표하는 와인을 곁들이는 것도 잊지 말자!
샤토 라포리 페이라게, 와인과 음식의 시적인 결합
소테른에서 최초로 그랑 크뤼 클라세에 선정된 샤토 라포리 페이라게(Château Lafaurie Peyraguey)의 레스토랑 랄리크(Lalique)는 방문객의 눈길을 사로잡는 장식으로 가득하다. ‘포도나무 하늘’이라는 컨셉으로 꾸며진 천장의 크리스탈 조명은 유서깊은 랄리크의 역사를 자랑한다. 랄리크는 소테른산 와인에서 영감을 얻은 요리를 선보인다. 랄리크를 맡고 있는 제롬 쉴링(Jérôme Schilling) 셰프는 음식과 와인의 단순한 결합 이상을 추구하며 포도밭에서 새로운 맛을 발견하고 개발한다. 소테른산 와인에 절인 푸아그라, 소테른산 포도즙을 연육제로 사용한 육류, 포도나무의 섬세한 향을 살린 요리와 디저트는 제롬 쉴링 셰프가 쏟은 열정의 결과물이다.
샤토 코르데이앙 바주, 미식의 절정을 맛볼 수 있는 곳
뽀이약에 위치한 와이너리인 샤토 코르데이앙 바주(Château Cordeillan-Bages)는 1938년부터 샤토 린치 바주(Château Lynch Bages)를 운영하는 카즈(Cazes) 가문의 소유다. 이곳은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도 갖추고 있다. 19세기에 건설된 지롱드 풍의 이 작은 샤르트뢰즈 별장은 금색으로 빛나는 돌 장식으로 가득하다. 이곳의 줄리앙 르페브르(Julien Lefebvre) 셰프는 프랑스 전통식 현대적으로 해석한 최고의 음식을 선보인다. 게다가 1,800 종류에 달하는 와인을 갖추고 있다! 맛있는 식사를 마친 후에는 바주 마을을 산책하며 시장에서 식재료 탐방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고 메독 포도원을 산책할 것을 추천한다.
라 샤펠, 샤토 기로와 마주한 유기농 특산물 전문 레스토랑
니콜라 라스콩브(Nicolas Lascombes)가 운영하는 레스토랑 라 샤펠(La Chapelle)의 모토는 ‘진정한 미식가이자 정직한 애주가’(Vrais gourmands & francs buveurs)다. 최근 라 샤펠은 1855년 프르미에 그랑 크뤼 클라세에 선정된 소테른의 대표 와이너리 샤토 기로(Château Guiraud)로 주소지를 이전하며 모토에 걸맞는 행보를 보였다. 라 샤펠은 드넓게 펼쳐진 포도원에 수 백년 간 자리를 지켜온 플라타너스 나무가 드리운 샤토를 마주보고 있다. 18세기 지어진 옛 성당이었던 이곳은 디자인 가구와 천연 재료가 어우러진 우아하고 심플한 레스토랑으로 다시 태어났다. 레스토랑 중앙의 대형 테이블 위는 프랑스 남서부 지방과 가스코뉴에서 나는 지역 특산물과 유기농산물, 향기 나는 꽃이 가득 채우고 있다.
By Anne-Claire Delorme
여행 기자 anneclairedelorme@yahoo.f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