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좋은 여행이란 돌아서 천천히 가는 여행이 아닐까요? 때로는 프랑스를 여행할 때 계획된 일정은 잊고 자유롭게 마음이 가는 대로 여행하는 것이 더 좋습니다. 연인과 함께 샹파뉴에서 샴페인을 마음껏 즐기며 보내는 여행을 꿈꾸시나요? "샹파뉴 지방은 샴페인셀러가 곳곳에 있다고 하니 도착해서 바로 코너를 돌면 첫 번째 셀러가 나오겠지!" 이렇게 마음 먹고 출발한 저희의 샹파뉴 여행은 어땠을까요?
목요일
이날의 첫 번째 일정으로 랭스 시내 중심부에 있는 아르데코 양식의 불랭그랭 실내 시장(Halles de Boulingrin)에서 간단히 장을 보기로 했습니다. 이어서 오빌레(Hautvillers)로 이동하여 포도밭 사이에서 로맨틱한 피크닉을 즐기고 돔 페리뇽 샴페인 셀러를 방문하는 일정을 세웠습니다. 불랭그랭 시장에 도착해 보니 시장은 주 3회 수요일(7h-13h), 금요일(7h-13h, 16h-20h), 토요일(6h-14h)에만 열린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렇다면 시장은 내일 방문해야 할 것 같고, 오늘은 어디로 가야 할까요? 저희는 랭스 대성당과 현대미술관 방문을 잠시 고민했습니다. 그때 마침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저희는 랭스 문화탐방도 좋지 않을까 생각해서 대성당과 미술관으로 향했습니다.
금요일
드디어 돔 페리뇽 샴페인 셀러로 향합니다! 저희는 수도원과 포도밭을 둘러보고, 샴페인 생산에 어떤 비법이 있는 알아보고, 빈티지(수확 연도) 크뤼 샴페인을 직접 시음해 본다는 생각에 한껏 들떠 있었습니다. 입에 침이 고이고 있던 찰나, 빌레 세므즈(Villers-Semeuse)에 도착했다는 GPS의 안내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가야할 곳은 오빌레였습니다. 배도 고프고 빨리 샴페인을 마시고 싶은데 길을 잃고 말았습니다... 마침 인근에 푸드트럭이 보이자 저희는 일단 차를 멈췄습니다! 부 다르덴 와소(Bout d’Arden Washo) 푸드트럭의 셰프 필립이 준 메뉴를 보고 저희는 곧바로 미소를 되찾았습니다. 푸드트럭의 모든 메뉴는 각각 특별한 이름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저는 마음이 가는 대로 아르덴 지방의 대표 요리인 ""카카스 아 퀼 뉘(cacasse à cul nu)""를 골랐습니다. 정말 최고의 선택이었습니다! 푸드트럭에서 대화를 나누면서 샹퍄뉴 지역에는 지역의 특산품이나 요리를 대변하는 독특한 협회들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대표 요리인 ""베이컨 샐러드""를 홍보하는 협회도 실제로 있다고 합니다! 이 협회들은 매년 5월 첫째 주 주말에 샤를빌메지에르(Charleville-Mézières)에서 페스티벌을 열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다시 출발해야겠죠?
토요일
저희는 셋째 날까지도 샴페인을 한 모금도 마시지 못했습니다. 오늘은 길을 잃지 않고 오빌레(Hautvillers)에 꼭 가기로 한 날입니다! 호텔에서 아침을 먹으면서 우연히 만난 다른 커플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이 커플은 데르 호숫가에서 자전거를 타고 오후에는 해변에서 일광욕을 즐길 거라고 오늘 일정을 말했습니다. 이 이야기를 듣고 저희는 ""샹퍄뉴에도 해변가가 있나요?""하고 되물었습니다. 다행히도 저희는 수영복을 함께 챙겨왔답니다! 저녁에 호텔로 돌아온 후에는 브리즈 샤레트(Brise Charette) 숲 한 가운데 있는 6m 높이의 샴페인 바인 퍼칭 바(Perching Bar)에서 가볍게 한 잔 하자는 제안이 있었지만 아쉽게도 샴페인 바에 가지 못했습니다. 이곳은 랭스에서 단 15분 거리에 있지만 자전거 페달을 밟느라 피곤해졌습니다. 이렇게 저희의 토요일 밤도 멋지게 마무리 되었답니다!
일요일
여행의 마지막 날입니다. 저희는 이 지역의 그리터(greeter*)가 안내하는 시내 투어 프로그램을 예약했습니다. 대성당 앞에서 저희를 기다리고 있던 브리짓이 자신만의 스타일로 랭스를 소개해 주었습니다. 역사와 건축에 관심이 많은 그녀는 랭스에 관한 재미 있는 일화를 들려주고, 가이드북에는 전혀 나오지 않는 독특한 장소를 안내했습니다. 도보 가이드를 마무리하면 브리짓은 지역의 대표 파티셰이자 쇼콜라티에인 비스통(Biston)의 매장을 소개했고, 이곳에서 마지막으로 맛있는 디저트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저는 샴페인 시음은 제안해 드리지 않아요, 이미 샴페인 셀러에 들러 충분히 마셔 보셨을 거라 생각해요.""라고 브리짓이 말했으나 저희는 샴페인을 아직 한 모금도 못 마셨다는 사실을 말할 수가 없었답니다...
이렇게 샹파뉴에서 보내는 주말 여행이 끝났지만 저희는 결국 샴페인을 한 잔도 마시지 못했습니다. 정말 놀랍지 않나요? 하지만 저는 샴페인이 들어간 맛있는 초콜릿을 먹으면서 살짝 샴페인 맛을 느낄 수 있었답니다...
*현지인들이 관광객들에게 개인적으로 좋아하고 실제로 일상생활에서 경험한 독특한 명소나 특별한 장소를 직접 안내하는 무료 서비스입니다.
여행 시 도움이 되는 추천 정보
- 불랭그랭 시장
- 푸드트럭
- 퍼칭 샴페인 바(Perching Bar)
- 샹파뉴 지방 그리터 서비스
- 쇼콜라티에: Olivier Biston, avenue de Laon, Reims.
- 여행 준비 정보
By 리자 아조랭(Lisa Azorin)
기자 겸 기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