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를 여행한다면 반드시 가봐야 할 고성 TOP 15

발 드 루아르문화 & 유산자연 & 야외활동

Bestjobers
© Bestjobers

소요 시간: 0 분게시일: 31 3월 2022업데이트: 2 8월 2023

아득히 높은 언덕에 자리 잡은 성채로 향하는 하이킹, 중세 시대 성곽에 둘러싸인 공터에서 푸르른 하늘을 바라보며 동화책 읽기, 르네상스 시대 저택의 세련된 장식을 감상하며 산책하기. 약 4만 5,000채의 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프랑스에서는 각양각색의 매력을 자랑하는 고성에서 여러 스타일의 여행을 즐길 수 있다. 하이킹족과 카누 여행객을 환영하는 성, 유기농업 연구소로 변신한 왕실 채소밭, 생물 다양성의 보고로 재탄생한 프랑스식 정원까지. ‘로열 프랑스’ 여행을 하고 싶은 이들을 위해 프랑스 관광청이 엄선한 15개 성을 소개한다.

환경을 생각하는 대안적인 성, 샹보르 성(상트르발드루아르)

Léonard de Serres / Château de Chambord
© Léonard de Serres / Château de Chambord

르네상스 시대부터 재배되어 온 오래된 채소를 루아르 고성 중 가장 아름다운 성에서 살 수 있다면? 17세기부터 채소밭을 가꾸어온 샹보르 성(Château de Chambord) 내 5헥타르가 넘는 토지에서는 과일나무와 견과 나무, 야채를 비롯해 각종 허브와 약용식물 등이 유기농법으로 재배되고 있다. 혁신적인 농업 실험실을 표방하는 샹보르 성 채소밭은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알리겠다는 소명을 추구하며 가이드 투어, 영속농업 워크숍, 주말 채소밭 가꾸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멋진 르네상스풍 실내 장식을 자랑하는 성을 배경 삼아, 아름답고 선한 것을 사랑한 프랑스 왕들의 뒤를 이어 정원사용 장화를 신고 직접 채소밭을 일구어 보자.

국립 샹보르성

가장 이색적인 매력을 자랑하는 베르사유 궁전(일드프랑스)

T.Garnier / Château de Versailles
© T.Garnier / Château de Versailles

많은 관광객의 사랑을 받는 베르사유 궁전(Château de Versailles) 내 인적이 드문 길이 과연 있을까? 태양왕 루이 14세의 흔적이 서린 호화로운 궁전과 궁전 내 광활한 프랑스식 정원의 그늘진 곳을 찾아 발걸음을 옮기면, 자연을 사랑하는 방문객의 눈앞에 베르사유 궁전은 숨겨두었던 야생 그대로의 모습을 드러낸다. 17세기 사냥 금지 구역으로 지정되었던 315헥타르 넓이의 숲은 오늘날에도 생물 다양성 보호 구역으로 남아 있다. 궁전 내 관리자들은 습지를 조성하고, 꽃이 수정되도록 양봉하고, 숲에 서식하는 식생을 조사하며 숲을 소중하게 보존하고 가꾸어 나간다. 눈을 크게 뜨고 귀를 기울인 채 숲을 거닐다 보면 회색 왜가리와 꾀꼬리, 다람쥐 등 작은 동물 친구들과 마주치게 될지도 모른다.

베르사유 궁전

가장 시민 친화적인 성, 브르타뉴 공작 궁전(페이드라루아르)

Guillaume Chevalier / CRT Pays de la Loire
© Guillaume Chevalier / CRT Pays de la Loire

15세기 말부터 브르타뉴 공국의 수도였던 낭트의 중세 거리 한가운데 자리 잡은 브르타뉴 공작 궁전(Château des Ducs de Bretagne)은 옛 중세 도시의 추억을 고스란히 간직한 성이다. 브르타뉴 공작 궁전을 방문하지 않고 낭트를 떠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탈리아 르네상스 전통 기법으로 조각된 아름다운 외벽 뒤에는 총 32개 방에 박물관이 조성되어 있다. 낭트의 역사뿐만 아니라 보편적인 인류사를 이야기하는 박물관이다. 이곳은 항구에서 자행되던 노예무역과 노예 제도, 제2차 세계 대전, 산업화와 같은 어두운 역사도 감추지 않는다. 박물관에 전시된 천 가지 이상의 소장품 중 일부는 지역 주민들이 직접 소장하고 있던 유물이기도 하다. 장애인 친화 관광 라벨을 부여받은 브르타뉴 공작 궁전은 시민 친화적 관광지가 되고자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브르타뉴 공작 궁전

가장 높은 고지대에 자리 잡은 오쾨니스부르 성(그랑테스트)

Pierre Defontaine / ART GE
© Pierre Defontaine / ART GE

스토판베르히산(montagne de Stophanberch)의 오쾨니스부르 성(Château du Haut-Koenigsbourg)은 독수리 둥지밖에 없을 것 같은 높디높은 고도 755m에 자리 잡고 있다. 수아브 공작의 영지였던 오쾨니스부르 성은 북쪽으로는 밀과 와인이 운반되고 남쪽으로는 소금과 은이 오가는 교차점에 위치했기 때문에 늘 전략적 요충지였다. 성의 북탑과 남탑은 면적이 1.5헥타르에 이르는 분홍빛 사암 요새를 사이에 두고 나누어져 있다. 강렬한 인상을 주는 이 대규모 요새는 중세 시대 건축 애호가였던 한 건축가의 손에서 19세기에 복원되었다. 성내에는 레스토랑도 있어 식사를 즐길 수 있다. 밀 빛깔의 접시에 담겨 나오는 중세 요리와 고급 유기농 특선 요리는 그 맛이 일품이다.

오쾨니스부르 성

흰 바위가 가득한 보 성(남부 지방)

R. Cintas-Flores / Provence Tourisme
© R. Cintas-Flores / Provence Tourisme

알필 산맥 중심부에는 매우 특별한 왕족의 후원을 받았던 요새 한 채가 남아 있다. 11세기 보 성(Château des Baux)을 세운 보의 왕자들은 자신들을 바빌론 최후의 왕 벨사살의 후손으로 여겼다. 격동의 역사를 증명하는 신비로운 유적과 유물의 집합체인 이 중세 시대 요새성의 설립 정신과 잘 어울리는 전설이다. 13세기 지어진 천수각도 아직 건재하다. 성 인근에는 ‘지옥의 계곡’이라는 뜻을 지닌 계곡인 발 덩페르(Val d’Enfer)가 있는데, 프랑스 최초의 디지털 아트 센터인 ‘빛의 채석장’, 레 카리에르 드 뤼미에르(Les Carrières de Lumière)가 바로 여기에 자리 잡고 있다. 보 성 근처에는 성과 토지를 공유하는 작은 마을도 있다. 혈거인들의 가옥도 아직 남아 있어 혈거인 가옥 투어도 해볼 수 있다. 보 드 프로방스의 흰 바위는 과거 현지인과 이웃 주민들에게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 지방의 모든 혈거인 가옥이 이 바위로 지어졌을 뿐 아니라, 인근 지방인 생레미드프로방스(Saint-Rémy-de-Provence)의 고대 유적지인 글라눔(Glanum)도 이 바위로 지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보 성

가장 아름다운 장식을 자랑하는 빌랑드리 성(상트르발드루아르)

F.Paillet / Château de Villandry
© F.Paillet / Château de Villandry

빌랑드리 성을 ‘프랑스의 정원’이라 부르는 이유가 궁금하다면, 후기 르네상스 건축의 보석으로 사랑받는 이 성이 남긴 유일한 유적인 천수각 꼭대기로 올라가 보자. 식물로 만들어진 십자가와 하트, 계절색이 최대한 돋보이게 만들기 위해 밀리미터 단위로 손질된 녹색 회양목, 빨간 튤립과 파란 물망초, 높은 하늘을 반사하는 거대한 반영 연못, 각양각색으로 손질된 수많은 식물이 어우러져 완성하는 장엄한 풍경을 감상하다 보면 왜 이곳이 프랑스에서 가장 주목해야 하는 프랑스식 정원 중 하나로 손꼽히는지를 자연스레 이해하게 된다. 여섯 개 정원 중 장식용 채소밭은 아홉 개의 거대한 정사각형 밭이 바둑판무늬를 이루는 형태로 조성되어 있다. 가장 순수한 르네상스 시대 양식을 재현한 모습이다. 이 채소밭에서는 40여 종의 채소를 맛볼 수 있다. 전부 유기농법으로 재배되었기 때문에 몸에도 좋고 맛도 좋다.

빌랑드리 성

오랜 와인 제조 역사를 자랑하는 클로 부조 성(부르고뉴프랑슈콩테)

Alain Doire / BFC Tourisme
© Alain Doire / BFC Tourisme

르네상스 건축 풍을 자랑하는 아름다운 클로 부조 성(Château du Clos Vougeot)은 포도원 깊숙한 곳에 자리 잡고 있다. 전 세계인이 가장 사랑하는 와인을 900년 전부터 끊임없이 생산하고 있는 클로 부조 성은 가히 와인의 근원이라 칭할 만하다. 4개의 오래된 프레스가 있는 와이너리, 지하 저장고, 기숙사 등 여러 제조 시설을 보고 있으면 오늘날 부르고뉴의 광활한 포도밭을 일궈낸 인내심 있는 수도승이 땀 흘리며 일하는 모습이 머릿속에 저절로 떠오른다. 성내 와인 투어는 와인 제조가 주로 이뤄졌던 타스트뱅 기사단 평신도회(Confrérie des chevaliers du Tastevin)에서 시작된다. 투어의 마지막은 미각을 자극하는 와인 시음이다. 타스트비나주(tastevinage) 와인과 구제르(gougères) 와인을 통틀어 총 5종의 와인을 시음하고, 치즈가 가미된 짭조름한 제과 파트 아 슈(pâte à choux)를 곁들여 맛보며 진정한 부르고뉴 라이프스타일을 체험해 보자.

클로 부조 성

미식의 성, 샹티이 성(오드프랑스)

Jérôme Houyvet / Domaine de Chantilly
© Jérôme Houyvet / Domaine de Chantilly

루이 13세의 정원사로 17세기에 활동한 앙드레 르 노트르가 구상한 프랑스식 정원, 전통 그대로 복원한 아름다운 거대 반영 연못과 수상 설치물, 길이가 2.5km에 이르는 대운하, 베르사유 궁전의 별궁인 르 트리아농(Le Trianon)에 영감을 준 작은 촌락까지, 샹티이 성은 볼거리로 가득하다. 면적이 115헥타르에 달하는 광활한 샹티이 성 공원을 탐험할 때는 소형 기차, 자전거, 전기 카트, 전기 보트 등 친환경 교통수단을 이용해 보자. 소음을 내지 않고 조용히 성을 누비다 보면 이웃 숲에 서식하는 야생 동물종을 우연히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공원을 전부 둘러보았다면 성 내부, 특히 콩데 박물관(Musée Condé)을 관람하는 것을 잊지 말자. 루브르 박물관에 이어 프랑스에서 두 번째로 많은 고미술품을 소장하고 있는 박물관이다. 촌락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현지 음식도 먹어보자. 샹티이 크림의 본고장을 방문한 만큼, 원조 샹티이 크림을 맛보는 것도 잊지 말자.

샹티이 성

인상파 화가들이 사랑한 가이야르 성(노르망디)

J.F. Lange / ADT de l'Eure
© J.F. Lange / ADT de l'Eure

8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강가 절벽에 우뚝 선 채 자리를 지키는 가이야르 성(Château Gaillard)은 ‘사자 왕’이라 불린 리처드 1세의 요새였다. 과거 지역 일대를 든든히 지키던 이곳은 과거의 영광을 뒤로 한 채, 오늘날 유럽연합의 생태 보호 구역인 나투라 2000(Natura 2000)으로 지정된 지역과 센 강만을 말없이 굽어보고 있을 뿐이다. 백악질 잔디가 뒤덮은 언덕 위로 우뚝 솟은 성벽과 탑에서는 다양한 식물종이 안전하게 보호받고 있다. 이곳의 독특한 환경에 깊은 영감을 받은 인상파 화가들은 가이야르 성의 웅장한 풍경을 화폭 안에 담아 영원히 추억했다.

가이야르 성

가장 튼튼한 요새성, 카르카손 성(옥시타니아)

G.Deschamps / CRT Occitanie
© G.Deschamps / CRT Occitanie

여덟 개의 탑과 두 개의 천수각을 비롯해 순찰로까지 갖춘 카르카손 백작 성(Château comtal de Carcassonne)은 그야말로 요새 안의 요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중세 도시 카르카손의 성벽 안에 자리 잡은 카르카손 성은 12세기 세워졌다. 보초 임무를 중심적으로 수행하는 센티넬 성의 표본이 된 카르카손 성은 19세기 건축가 비올레 르 뒤크가 대규모 복원 작업을 수행하지 않았다면 잊힌 유물이 되고 말았을 것이다. 신발 끈을 동여매고 외보(外堡)와 중앙 안뜰, 망루를 지나 성 위까지 올라가 보자. 성내에는 로마 시대와 기사도 시대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미술품도 소장되어 있다. 1926년 다시 발견되어 카르카손 성에 전시된 로마 시대 프레스코화에는 로마 군인과 사라센족의 전쟁 장면이 묘사되어 있다.

카르카손 성

가장 절충주의적인 아바디아 성(누벨아키텐)

Marc / Adobe Stock
© Marc / Adobe Stock

아바디아 성(Château d’Abbadia)의 성벽에는 기이하게도 용, 악어, 뱀 등이 조각된 모습을 볼 수 있다. 코르니슈 바스크(Corniche basque)라 이름 붙은 해안가에 자리 잡은 아바디아 성은 아일랜드식 신고딕 양식의 성으로, 건축가 비올레 르 뒤크가 설계를 맡았다. 성을 세운 건축가만큼이나 절충주의적인 성격을 자랑하는 건축물이다. 여행가이자 언어학자 겸 천문학자였던 앙투안 드 아바디(Antoine d’Abbadie)는 아바디아 성을 자신의 거처이자 관측소로 삼아 이곳에서 생활했다. 가이드 투어에 참여하면 오리엔탈리즘 패턴과 중세 장식이 혼합된 성내 객실을 둘러보며 호기심을 자극하는 여러 가구와 공간을 관람할 수 있다. 성내 여러 공간 중에서도 가장 흥미로운 장소는 지극히 화려한 고딕 스타일로 꾸며진 성 주인의 침실이다. 취약한 자연 지대(Espace Naturel Sensible)로 지정된 아바디아 성 영지는 가파른 절벽과 초원, 덤불이 우거진 황무지 등 서로 확연히 다른 매력을 자랑하는 다양한 자연 지대가 만들어내는 풍경을 자랑한다.

아바디아 성

작가의 사랑을 받았던 그리냥 성(오베르뉴론알프)

L.Pascale / Drôme Tourisme
© L.Pascale / Drôme Tourisme

그리냥 성(Château de Grignan)에 오르면 한편에는 참나무와 소나무가 늘어서고 금작화가 우거진 풍경이, 다른 한편에는 라벤더밭과 포도원이 태양 아래 밝게 빛나는 풍경이 펼쳐진다. 드넓은 테라스에서는 드롬 프로방살(Drôme provençale)의 아름다운 라벤더밭이 끝없이 펼쳐진 풍경과 방투 산(Mont Ventoux), 당텔 드 몽미라이(Dentelles de Montmirail) 산맥이 만들어내는 파노라마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바위가 우거진 언덕에 자리 잡은 그리냥 성은 중세 시대 요새성으로 지어졌으나 이후 르네상스 양식 건축물로 완성되어 지금까지 전해져 오고 있다. 그리냥 성은 서간문 작가였던 세비녜 부인(Madame de Sévigné)의 휴양지이기도 했다. 오늘날 그리냥 성은 방문객에게 르네상스의 역사를 들려줄 뿐 아니라 콘서트, 연극, 와인 시음회, 요가 강의 등을 진행하며 매우 현대적인 방식으로 프로방스식 라이프스타일을 소개한다.

그리냥 성

물과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는 쉬농소 성(상트르발드루아르)

Bestjobers
© Bestjobers

자전거를 타든 카누를 타든, 모든 길은 쉬농소 성으로 통한다. 루아르강의 지류인 셰르강(Cher) 상부 돌출부에 우뚝 선 르네상스 시대의 유물, 쉬농소 성은 느린 여행을 위한 목적지로도 안성맞춤이다. 풍차와 숲 사이 펼쳐진 셰르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자전거 도로를 건너고, 잉어와 새를 벗 삼아 물길을 따라 카누 노를 젓다 보면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직접 고안했던 수문에 이르게 된다. 쉬농소 성의 뷰포인트는 강을 부드럽게 가로지르는 쉬농소 성 미술관 아케이드 아래 난 통로다. 특히 이른 새벽이나 해 질 녘에 이곳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동화 속 세상처럼 아름답다.

쉬농소 성

낭만주의의 아버지를 품었던 콩부르 성(브르타뉴)

Francois / Adobe Stock
© Francois / Adobe Stock

중세 시대 요새인 콩부르 성(Château de Combourg)은 프랑스 문학가 프랑수아 르네 샤토브리앙(1768~1848)이 어린 시절 살았던 곳이다. 샤토브리앙의 자서전 <사후의 회고록 Mémoires d’Outre-tombe>에서는 어린 시절 콩부르 성의 탑에 있는 방에 살 때 나무다리가 ‘때로는 검은 고양이와 단둘이’ 거대한 계단 위를 걸어 다니는 것을 본 적이 있다는 구절을 찾아볼 수 있다. 콩부르 성을 방문하면 나무다리가 달린 백작 유령을 만나게 되는 것은 아닐까 하며 너무 무서워할 필요는 없다. 19세기에 신고전주의 양식으로 복원된 콩부르 성을 오늘날 지키는 것은 유령이 아니라 프랑스 낭만주의의 근원이다. 낭만주의의 아버지 샤토브리앙의 정신은 성뿐만 아니라 25헥타르 넓이의 공원에도 스며들어 있다. 이 공원은 19세기 활동한 조경사 형제 드니 뷜러와 외젠 뷜러가 샤토브리앙의 사후에 발표된 저서에 묘사된 내용을 충실히 반영하여 복원했다. 자연과의 교감을 사랑했던 샤토브리앙을 생각하며 떡갈나무, 보리수, 밤나무가 우거진 오솔길을 천천히 거닐어 보자. 몸에 새로이 깃드는 맑은 기운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콩부르 성

아찔한 현기증을 일으키는 케리뷔 성(옥시타니아)

Eloleo / Adobe Stock
© Eloleo / Adobe Stock

하이킹 애호가라면 신발 끈을 단단히 동여매고 길을 나서자. 37번 하이킹 도로인 카타르 길(GR 367 Sentier cathare)을 오르고 또 오르다 보면 고도 729m에 위치한 케리뷔 성(Château de Queribus)에 도착하게 된다. 옛 요새를 둘러싸고 있는 꼭대기 탑까지 가고 싶다면 세 개의 성벽을 넘어 수백 미터를 더 올라가야 한다. 정상에 오르면 장대한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진다. 피레네 산맥에서 지중해까지 끝없이 이어지는 360도 파노라마 뷰를 내려다보고 있으면 산을 오르며 쌓인 피로가 눈 녹듯 녹아내릴 것이다. 성 아래 기슭에는 포도밭에 둘러싸인 작은 언덕 마을 퀴퀴냥(Cucugnan)이 있다. 숨을 가쁘게 몰아쉬며 퀴퀴냥에 도착하면 중세 유적과 15~16세기 저택을 비롯해 17세기 복원된 독특한 모양의 풍차가 보인다. 다시 길을 떠나기 전, 마을 빵집에 들러 고대부터 전해 내려오는 밀 종자로 만든 빵과 케이크를 맛보는 것을 잊지 말자.

케리뷔 성

By 안-클레르 들로름(Anne-Claire Delorme)

여행 기자 anneclairedelorme@yahoo.fr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