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는 꿈의 무대, 꿈의 극장으로 불린다. 유럽에서 내로라하는 팀들이 나와 경쟁하고, 팬들은 이런 모습에 열광한다. UEFA는 2024-25시즌부터 UCL 체제를 바꿨다. 본선에 진출하는 팀을 32개에서 36개로 늘렸고, 4개 팀 8개 조의 조별리그 구조를 없애고 36개 팀 단일 리그로 팀당 10경기의 리그 페이즈(League phase) 구조를 선택했다.
아직 리그 구조에 대한 의문점은 있지만, 확실한 게 있다. 규모는 커지면서 총상금도 증가했다. 지난 시즌 20억 3000만 유로(약 2조 9912만 원)였던 총상금은 올해 24억 3700만 유로(약 3조 5910억 원)로 상승했다. 리그 페이즈에서 1승을 거둘 때마다 승리 수당으로 210만 유로(약 31억 원)을 받는다.
PSG, 질주 아닌 고전
프랑스 리그앙 소속팀 중 네 팀이 UCL 본선에 진출해서 경기한다. 팀당 4~5경기를 치른 상황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프랑스의 맹주 파리 생제르맹(PSG)의 질주가 아닌 고전이다. 이강인은 5경기에 모두에 출전(233분)하면서 분전하고 있으나 팀은 1승 1무 3패에 그쳤다. PSG는 킬리앙 음바페 없이도 UCL 토너먼트 진출은 문제없을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PSG는 흔들리고 있다.
무패 행진, AS모나코
가장 앞에 선 팀은 AS모나코다. 모나코는 지난 2023-24시즌 리그 2위를 차지하며 본선 무대에 진출했고 4라운드 현재 3승 1무로 순항 중이다. 놀라운 것은 모나코가 잡은 팀이다. 모나코는 스페인의 거함 FC바르셀로나와 세르비아 명분 츠르베나 즈베즈다 그리고 이탈리아의 볼로냐를 이기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한국 대표팀 설영우의 소속팀 츠르베나 즈베즈다와 경기에서는 5골을 터뜨리면서 5-1로 대승했다. 이 경기에서는 일본 출신 공격수 타쿠미 미나미노가 2골을 넣으면서 맹활약했다.
브레스트, 넌 누구냐
가장 놀라운 팀은 브르타뉴 지방의 작은 팀 스타드 브레스투아(브레스트)다. 브레스트는 지난 시즌 리그 3위를 차지하면서 프랑스를 놀라게 했고, 올 시즌에는 전 유럽을 얼떨떨하게 만들었다. 5경기를 치른 가운데 3승 1무 1패를 기록했다. 리그에서는 12라운드 현재 12위에 머물고 있지만, UCL에서는 바르셀로나에 패했을 뿐 스투름 그라츠, 잘츠부르크, 스파르타 프라하를 잡았고,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 우승 팀 바이어 레버쿠젠과는 비겼다. 브레스트는 슈퍼스타 없이도 조직력과 전술로 축구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브레스트 팬들은 바르셀로나에 패했지만, 바르셀로나 시내에서 축제를 벌였다. 바르셀로나 원정을 떠난 자체가 역사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시내 광장에 모여 환호하며 이렇게 외치지 않았을까? ‘축구는 이름값으로 하는 게 아니라고!’
강팀 킬러, 릴
브뤼노 제네시오 OSC릴 감독은 올랭피크 리옹 감독 시절부터 ‘악명’을 떨쳤다. 맨체스터 시티와 같은 강팀을 상대로 종종 승리를 일궜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 UCL에서도 ‘강팀 킬러’ 면모를 보이고 있다. 릴은 지난 시즌 UCL 챔피언 레알 마드리드를 1-0으로 꺾었고, 바로 다음 라운드에서는 레알 마드리드의 지역 라이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적지에서 3-1로 이겼다. 그다음에는 이탈리아의 거함 유벤투스와 1-1로 비겼다. 릴은 2025년 1월 22일에 리버풀과 맞붙는데, 현재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위 리버풀도 긴장할 수밖에 없다. 심지어 릴은 UCL 본선에 바로 직행한 팀이 아니다. 플레이오프를 거쳐 올라왔다.
By 히든 K 류청 편집장
류청 기자는 프랑스어를 전공하고 스포츠 전문 미디어 히든 K 편집장으로 일하고 있다. 여행과 문화 등 축구장 밖에서 일어나는 일에도 관심이 많다. 책 <사람은 축구를 공부하게 만든다>, <유럽 축구 엠블럼 사전>, <월드컵 축구 엠블럼 사전>, <박태하와 연변축구 4년의 기적>의 저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