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옹을 뒤로 하고 도착한 곳은 보졸레. 와인 보졸레 누보에서 그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와인만큼이나 유명한 것이 최상급의 견과류로 압착한 보졸레 오일. 와인과 고소한 오일 향이 감도는 보졸레로 떠나보자.
샤토 드 라 셰즈 Château de La Chaize
‘보졸레’ 하면 자연스레 따라오는 단어가 있다. 바로 와인. 그해 수확한 포도로 만들어 가장 처음 생산한 햇 와인인 ‘보졸레 누보’는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하다. 예부터 보졸레 지역에서는 갓 생산된 포도주를 통에서 바로 부어 마시는 전통이 있었는데, 1951년 지역 축제로 승화시키면서 지금의 보졸레 누보 축제가 됐다.
이렇다 보니 보졸레의 와이너리라면 응당 보졸레 누보를 생산할 것 같지만, 샤토 드 라 셰즈는 그렇지 않다. 다만, 보졸레 지역의 최상급 포도 생산지를 일컫는 크뤼Cru를 10개 중 4개나 생산하고 있다. 브루이, 플레리, 꼬뜨 드 브루이, 모르공이 바로 그것. ‘보졸레의 베르사유’라 불릴 만큼 멋스러운 성과 정원도 샤토 드 라 셰즈의 명성에 힘을 보탠다. 1676년에 지어진 것으로 성은 베르사유 궁전을 건축한 쥘 아르두앵 망사르Jules Hardouin-Mansart가, 정원은 역시 베르사유 궁전의 정원을 조경한 앙드레 르 노트르Andre Le Notre가 설계했다. 이후 1771년부터 와이너리로 운영하기 시작했으며 리옹의 한 사업가가 소유하고 있는 지금까지도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정원을 둘러보고 나오면 150ha 규모의 광활한 포도밭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포도밭의 구역을 구분해놨는데 같은 땅이라도 위치에 따라 해와 바람이 드는 정도가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특히나 눈에 띄게 구분해 놓은 곳은 문화재로 지정된 포도밭이다. 포도밭까지 모두 둘러보고 나면 투어의 마지막 순서인 테이스팅 룸으로 향한다. 방금 밭에서 본 포도로 만든 와인들이니 왠지 맛이 더욱 특별하게 느껴진다. 시음 후 마음에 드는 와인이 있으면 이곳에서 직접 구매할 수도 있다.
📌 Odenas, France
윌레리 보졸레 Huilerie Beaujolais
셰프들이 선택한 오일로 잘 알려진 윌레리 보졸레 오일의 산지. 견과류로 만든 냉압착 오일이 유명하며 전통적인 방식을 고수해 자연적인 풍미와 풍부한 영양을 유지한다. 윌레리 보졸레의 오일은 좋은 견과류를 고르는 것부터 시작된다. 최상급의 견과류만을 골라 원재료를 분쇄 후 약간의 가열 과정을 거친다. 이후 유압 프레스를 사용해 오일을 추출하는데, 3~5시간 동안 천천히 압력을 가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렇게 얻은 오일은 3~4일 정도 자연 디캔딩 해 침전물과 분리한다. 필터링 작업까지 거치면 윌레리 보졸레의 명품 오일이 완성된다. 보졸레에 자리한 윌레리 보졸레 매장에서는 오일을 직접 시음해 보고 구입할 수 있다. 인기 상품은 한국에도 론칭했던 피스타치오 오일과 바닐라 오일. 올리브나 해바라기씨도 아닌 오일을 어디에 쓰나 싶겠지만, 어느 요리에나 마무리 터치로 곁들이면 풍미가 훨씬 깊어진다. 윌레리 보졸레에서 진행하는 오일 제조 투어 프로그램을 신청하면 윌레리 보졸레 오일로 만드는 디저트 시연 후 옛 제분소를 방문해 전통 오일 제조법을 배우고 윌레리 보졸레 매장에 들러 다양한 종류의 오일을 시음하는 것까지 한 번에 즐길 수 있다. 총 3시간이 소요되니 반나절 투어로 제격이다.
📌 윌레리 보졸레 Huilerie Beaujolais Rue des Echarmeaux, 69430 Beaujeu, France
우앙 마을 Oingt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에 선정된 곳으로 금빛 건물의 향연이 인상적이다. 보졸레 지역은 석회암에 산화철이 함유돼 금빛을 띄는 돌이 많은데, 대부분 이 돌로 집을 지어 온 마을이 금빛이다. 인구가 700명이 채 되지 않는 아주 작은 마을이지만 중세 시대에는 군사적 요충지 역할을 하기도 했다. 아치형 입구를 지나면 본격적인 우앙 마을 투어가 시작된다. 독특한 중세 건물들이 양옆으로 늘어선 골목길이 이어져 있으며 실제 주민이 거주하는 생활공간과 아담한 테라스를 갖춘 카페, 아기자기한 소품을 파는 상점들이 어우러져 있다. 금빛 외벽에 걸린 화분이나 빈티지한 문패, 아치형 창문 등 소소한 장식을 보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훌쩍 지난다. 오르막길을 따라 걷다 보면 길을 찾아 헤매지 않아도 자연스레 마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생 마티유 교회에 닿는다. 교회 옆에는 우앙 마을 전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탑이 있는데, 무려 12세기에 세워졌다. 우앙 마을의 진가는 해질 녘에 드러난다. 금빛 건물들 위로 따스한 가을빛이 내려앉으며 더욱 황홀한 풍경을 자아낸다. 아침 일찍 보졸레에 도착했다면 와이너리와 윌레리 보졸레 투어 후 해가 저물기 직전에 우앙으로 가면 된다.
📌 Val d'Oingt, France
르 사비니 호텔 앤 스파 Hôtels Le Savigny & Spa
보졸레 중심부에 자리하며 리옹과도 멀지 않아 접근성이 좋다. 옛날 와이너리 석조 건물을 개조해 빈티지한 매력이 특징. 흙길을 오르면 아기자기한 테라스를 지나 프런트가 있고, 프런트 윗층과 주변 건물은 모두 객실이다. 객실은 외관과 달리 모던하고 깔끔하게 꾸며져 반전 매력을 더한다. 특히 노란색으로 포인트를 준 인테리어가 눈에 띈다. 객실 타입은 컴포트 더블룸, 슈페리어 더블룸, 슈페리어 3인룸, 스몰 스위트 등 4가지로 총 15개 객실을 갖췄다. 야외에 풀이 있어 날씨가 좋은 날이면 여유로운 수영도 즐길 수 있다.
📌 르 사비니 호텔 앤 스파 Hôtels Le Savigny & Spa Pl. de Verdun, 69460 Blacé +33 4 74 67 52 07 르 사비니 호텔 앤 스파 홈페이지
By 아웃도어 매거진 고아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