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베르뉴 론 알프의 마지막 여행지는 리옹 근교에서 프로방스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드롬 프로방살. 넘실거리는 라벤더 향이 막 도착한 여행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만개한 라벤더밭과 예스러운 마을이 어우러져 자아내는 몽환적인 풍경의 드롬 프로방살로 떠나보자.
그리냥 Grignan
©Ara KO 그리냥은 전체 면적이 43㎡밖에 되지 않는 작은 마을이지만 늘 여행자들로 붐빈다. 특히 남프랑스가 온통 보랏빛으로 물드는 여름이면 더욱 그렇다. 꽃들이 만개한 라벤더밭과 예스러운 마을이 어우러져 몽환적인 풍경을 자아내기 때문. 보졸레 지역의 우앙 마을과 마찬가지로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Plus Beaux Villages de France에 선정돼 있다.
©Ara KO 마을 입구로 들어서면 햇볕 아래 따사로이 빛나는 아기자기한 상점들이 펼쳐진다. 여유롭고 아늑한 분위기를 만끽하며 골목길을 천천히 걸으니 곧 그리냥 성이 가까워진다. 그리냥 성은 남프랑스에서 가장 중요한 르네상스 성으로 꼽히며 11세기에 지어졌다. 13세기에는 아데마르Adhémar 가문이 요새로 사용했으며, 17세기에는 프랑수아즈 아데마르 드 몽테이François Adhémar de Monteil 그리냥 백작과 프랑수아즈 마르그리트François Marguerite가 결혼해 함께 살았다. 한편, 프랑수아즈 마르그리트의 아버지인 세비녜 후작Marquise de Sévigné은 딸을 그리워해 자주 편지를 썼는데, 그의 사촌이 편지를 모아 책으로 발간했다. 프랑스혁명 당시 파괴되었던 성을 재건한 것은 마리 퐁텐Marie Fontaine이다. 재력가의 아내인 그녀가 세비녜 후작의 책을 읽고 큰 감동을 받았던 것. 마리 퐁텐이 죽은 후 성을 물려받은 그녀의 조카가 지역 정부에 팔면서 박물관이 됐다.
©Ara KO 성 내에서 일반인이 관람할 수 있는 곳은 1층뿐이지만 이곳만 둘러봐도 지역의 역사와 이야기의 감동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세비녜 후작과 프랑수아즈 마르그리트의 방을 비롯해 응접실, 게스트룸 등이 그대로 재현돼 있어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난 듯한 기분. 실크로 된 벽과 고풍스러운 가구, 호화로운 장식 등 당시 귀족들이 즐기던 인테리어를 엿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Ara KO 그리냥 성의 하이라이트는 마을 전경이 파노라마뷰로 펼쳐지는 테라스다. 드넓은 테라스를 산책하듯 거닐며 그리냥 마을과 저 멀리 다른 프로방스 마을 전경까지 눈에 담을 수 있다.
📌 그리냥 성 Château Grignan 23 Rue Montant au Château, 26230 Grignan, France
에성시엘 드 라방드 L'Essentiel de Lavande
©Ara KO 남부 프로방스와 불과 1시간 거리에 위치한 드롬 프로방살에서는 프로방스의 명물인 라벤더의 매력을 여유있게 만끽할 수 있다. 라베귀드 드 마장크La Bégude de Mazenc 마을에 자리한 에성시엘 드 라방드L’essentiel de Lavande는 광활한 라벤더 밭을 품은 라벤더 체험 농장이다. 그저 보랏빛 풍경을 감상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라벤더 화장품 만들기, 라벤더 아로마 마사지, 라벤더 밭에서의 피크닉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라벤더를 오감으로 즐길 수 있다. 보통 5~9월에는 라벤더 아로마 마사지 체험을 진행하며, 라벤더 꽃이 만개하는 6~7월이 지나면 라벤더 유기농 화장품 만들기 수업을 오픈한다.
©Ara KO 아침에 리옹에서 출발해 이른 점심에 드롬 프로방살에 도착했다면 피크닉 체험이 제격이다. 드넓은 라벤더 밭을 배경으로 나무 테이블에 앉아 여유로운 브런치 타임을 즐길 수 있는 것. 체험을 신청하면 1인당 하나의 피크닉 박스가 제공되며 빵과 샐러드, 와인 등이 담겨있다. 프로방스의 햇살과 함께 평화로운 라벤더 풍경을 즐길 수 있는 피크닉 을 절대 놓치지 말자.
📌 에성시엘 드 라방드L’essentiel de Lavande 270 Imp. de Fontchaude, 26160 La Bégude-de-Mazenc, France
샤토 레 올리비에 드 살레트 Hôtel Château Les Oliviers de Sallettes
프랑스 시골 마을의 진가를 느껴보고 싶다면 하룻밤 정도는 고성 호텔에서 묵어보자. 에성시엘 드 라방드에서 10분 거리에 위치한 샤토 레 올리비에 드 살레트라면 충분할 것. 호텔이지만 오베르뉴 론 알프의 추천 명소이기도 하다. 16세기에 지어진 성을 호텔로 개조했는데, 고풍스럽고 우아한 성의 분위기를 그대로 살려두었다. 특히 객실은 고급스러운 빈티지 가구와 인테리어로 꾸며 머무는 동안 중세 시대 귀족이 된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Ara KO 반면 냉방 시설이나 어매니티 등 편의시설은 최상급이다. 호텔이 품은 뷰도 완벽하다. 총 31만 m2의 부지를 사용하는데 호텔 건물 외에는 전부 자연이다. 햇살이 쏟아지는 숲과 광활한 라벤더 밭, 아기자기한 올리브 나무로 둘러싸여 있어 어느 곳으로 고개를 돌려도 진풍경이다. 밤이면 별들이 온 하늘을 촘촘히 뒤덮어 감탄을 자아낸다. 야외 수영장은 샤토 레 올리비에 드 살레트 내에서도 명소다. 싱그러운 나무로 둘러싸인 곳에서 저 멀리 알프스 산을 배경으로 프라이빗 한 수영을 즐길 수 있다. 호텔을 둘러보다 보면 저렴한 숙박비용과 4성급인 것에 의문을 품게 된다.
©Ara KO 기본 객실은 20만 원 대, 스위트룸도 40만 원 초다. 사실 샤토 레 올리비에 드 살레트는 올해 리노베이션을 마쳤다. 다시 심사를 거치면 등급이 오를 예정. 자연의 품속에 고즈넉이 자리한 고성을 저렴한 가격으로 경험해 보고 싶다면 등급이 오르기 전에 서두르는 것이 좋겠다.
📌샤토 레 올리비에 살레트 Hôtel Château Les Oliviers de Sallettes 1205 Rte du Château, 26450 Charols, France
By Outdoor Magazine - Ara K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