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음식을 맛보고 축제를 마음껏 즐기면서, 우리의 생활과 도시를 푸르게 만드는 프로젝트와 이니셔티브를 통해 환경과 지구를 보호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도시 농장, 공공 개방 구역, 혁신적 친환경 구역, 지속 가능한 축제 등 지구의 녹색 미래를 위해 함께 만나고, 공유하고, 행동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자.
마르세유: 대규모 옥상 테라스
마르세유 중심부에 위치한 라 프리슈 드 라 벨 드 메(La Friche de la Belle de Mai)는 45,000m²의 면적에 8,000m² 규모의 옥상 테라스를 자랑하는 공간이다. 과거 담배 공장을 개조하여 만든 이 예술 및 문화 창작소에는 공연장과 콘서트장이 들어서 있고, 로컬 식재료로 만든 음식을 선보이는 레 그랑드 타블르(Les Grandes Tables), 파머스 마켓, 카페 및 스케이트 공원, 놀이터, 공공 정원, 스트릿 아트 벽이 나머지 공간을 채운다. 전시장에서는 <플라스(Plasticocène)>, <억압을 넘어 자유로(Prendre la clé des champs)>등과 같이 과거와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각종 전시가 열린다. 포세이돈의 도시답게 생명이 넘치는 이 곳에서는 매년 8월이 되면 프라도 해변(plages du Prado)에서 델타 페스티벌(Delta Festival)과 환경 마을(Villages environnement) 행사가 펼쳐진다.
라 프리슈 벨 드 메 La Friche Belle de Mai 델타 축제 Delta Festival - 2023년 8월 23일부터 27일까지
엑스 레 뱅: 알프스에서 즐기는 음악과 로컬 농산물
사부아 지역, 알프스 산맥의 기슭에 위치한 엑스 레 뱅(Aix-les-Bains)을 소개한다. 이곳에서는 부르제 호수(lac du Bourget) 주위를 거닐며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알프스의 라 리비에라(la Riviera des Alpes)는 사계절 내내 즐길 수 있는 유명한 온천 지역으로 자전거 라이더들과 때묻지 않은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투르 드 프랑스의 자전거 도시’ 인증). 여름에 개최되는 특별한 음악 축제 ‘뮤지락(Musilac)’도 환경을 생각하는 방식으로 펼쳐진다. 오베르뉴 론 알프 지역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이 팝-록 페스티벌은 플라스틱/쓰레기 제로 행사이며, 지역 농산물 소비와 친환경적인 행동을 장려하고 있다.
보르도: 새로운 도시 생태계를 만드는 ‘다윈’
누벨 아키텐 지역에서 우아함을 담당하는 보르도의 가론 강 좌안, 이곳에서 보행자 전용 도로를 거닐며 과거 여행을 떠날 수 있다. 가론 강의 우안에서는 2022년 유럽 스마트 관광 수도로 미래를 바라보는 도시의 모습이 펼쳐진다. 사진 속에 보이는 곳은 과거 군인들의 막사로 사용되다가 친환경 리모델링을 통해 ‘다윈’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태어난 공간이다. 이곳에서는 스트릿 아트를 즐기고, 실내 스케이트를 타고, 코워킹 공간을 누리고, 주변 지역과 도시 농장에서 재배된 농수산물을 구매할 수 있다. 이곳에 자리잡은 마가장 제네랄(Magasin Général)은 프랑스 최대의 유기농 레스토랑이다. ‘메이드 인 보르도’ 맥주를 포함하여 지역에서 생산된 친환경 음식을 먹으며 색다른 소비를 즐겨보자.
다윈 Darwin 다윈 클라이맥스 축제 Climax Festival 2023 - 2023년 9월 1일부터 3일까지
리옹: 오베르뉴 론 알프 지역의 친환경 도시
2019년 생물다양성 수도로 지정된 리옹은 손 강변의 생태를 복원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다. 이제 이곳에서 수 킬로미터에 달하는 수생 정원을 감상하고, 자연 속 초원을 만끽하며, 강변의 모래사장에서 따스한 햇살을 즐길 수도 있다. 콩플뤼앙스(Confluence) 생태 지구에서도 변화의 신호가 감지된다. 업무 공간과 이벤트 홀이 함께 공존하는 H7의 푸드홀 HEAT에 방문하여 이러한 변화를 함께 이끌어가보자. HEAT에서는 함께 만나고 공유하며, 제철 지역 농산물로 만든 길거리 음식을 공정하고 합리적인 가격에 즐길 수 있다. 2023년에 20주년을 맞게 된 음악 축제 뉘 소노르(Nuits Sonores, 5월 17~21일)도 리옹의 친환경 움직임에 동참한다. HEAT, 손 강변, 공공 장소 및 버려진 공장 등에서 신나는 콘서트를 여는 동시에, NS Lab과 함께 시민으로서의 역할을 고민하고 문화적 행동에 대해 성찰하는 시간을 갖는다.
히트 Heat 음악 축제 뉘 소노르 Festival Nuits Sonores - 2023년 5월 17일부터 21일까지
낭트: 루아르 지역으로 떠나는 자연 여행
프랑스 도시로는 최초로 2013년 유럽의 녹색 수도로 선정된 낭트는 항상 한 발 앞서서 친환경적인 노력을 꾀하고 있다. 자전거 전용 도로, 친환경 구역, 프티트 아마존(유럽 유일 나투라 2000으로 지정되었으며 도심에 위치한 자연 공간), 도시 곳곳의 화단과 공공 정원에 조성된 풍성한 텃밭까지, 녹색 연료로 움직이는 낭트에서 축제를 즐기면서 다양한 것들을 배울 수 있다. 예컨대 아그로노트(Agronaute)는 과거 농수산물 도매시장 부지에 들어선 초대형 도시 농장으로 아틀리에와 참여형 공간이 마련되어 있고, 콘서트와 파머스 마켓이 열린다. 낭트로 떠나는 여행(Voyage à Nantes)은 여름철에 개최되는 예술 행사로 지역 농수산물로 만든 음식을 즐길 수 있다. 마그마(Magmaa)는 옛 알스톰 시장에 새롭게 들어선 푸드코트로, 근교에서 재배된 농산물로 정성껏 만든 요리를 선보인다.
몽펠리에: 옥시타니 지역의 로컬 마켓
몽펠리에에서는 현대 건축과 디자인이 아름답게 피어나고 있다. 마리안느 항구(Port Marianne), 레즈 마켓(Marché du Lez)과 푸드홀과 같은 일상 공간에서 도시 실험이 활발하게 진행된다. 낡은 인쇄소가 있던 자리에 푸드트럭, 중고 판매점, 재활용 센터, 레스토랑, 바, 옥상 테라스, 로컬 파머스 마켓, 페탕크 운동장이 들어서며 자연과 함께 건강하게 먹고 즐기는 공간으로 태어났다. 알 트로피즘(Halle Tropisme)에서도 이와 같은 변화가 감지된다. 몽펠리에 보병 훈련 학교의 기계 실습실에 자리를 잡은 이 곳은 10,000m²의 마을로 변신을 꾀한다. 음악, 요리 실험, 현대 미술, 클럽, 토론, 파티, DIY, 재활용, 정원 가꾸기, 도자기, 연대 활동 등 다채로움 프로그램이 여러분을 기다린다.
릴: 미래를 바라보는 오 드 프랑스
2020년 세계 디자인 수도로 지정된 릴은 미래에 한 발을 내딛고 우리의 삶을 한층 아름답게 만들기 위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이 문화적이고 예술적인 열정을 몸소 체험하고 싶다면, 생 소뵈르 역(gare Saint-Sauveur)으로 향하자. 항상 활기가 넘치는 홀과 생 소 비스트로(Bistrot Saint-So)에서 프랑스 북부의 생동감을 느낄 수 있다. 이렇게 콘서트, 전시회, 만남과 교류가 공존하는 릴은 접시 위에서도 새로운 변화를 갈망하고 있다. 환경을 생각하는 열정 넘치는 셰프들이 모여서 만든 망주 릴(Mange Lille) 협동조합은 2023년 10주년을 맞아 신나는 행사를 열고 지역 농산물로 만든 다양한 요리를 선보인다. 제철의 건강한 음식을 즐길 수 있는 도시의 새로운 미식 핫 스팟도 소개한다. 그랑 센(Grand Scène)은 지역 스트릿 푸드의 사원이며, 홀 유 니드(Hall U Need)는 볼링, 노래방, VR 등의 여가 활동과 100% 제로 웨이스트 건강 음식이 함께 어우러지는 복합 공간이다.
렌: 브르타뉴의 비옥한 땅
렌에서 일어나는 변화는 점점 가속화되고 있다. 도시 전역에 사회적 공공 장소와 도심 농장이 생겨나면서 농업, 문화, 음식과 사회적 연대가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어우러지고 있다. 2021년 봄에 문을 연 캉세 농장(Ferme de Quincé)는 직접 재배한 채소를 레스토랑 고객의 취향과 음악 플레이리스트의 분위기에 맞게 요리하여 선보인다. 프레발레 성(Château de la Prévalaye)의 오래된 농장을 개조하여 만든 바스 쿠르(Basse-Cour)는 교육 공간, 레스토랑, 예술 및 요리 레지던스가 어우러진 공간이자, 건강하고 지속 가능하며 유쾌한 음식을 공유하는 장소이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좋은 사람들과 아름다운 제철 요리를 함께 즐기며 생기를 되찾을 수 있는 함께 걍게트(Guinguette)로 초대한다. 페스티벌에서도 창의적인 방식으로 자원을 절약하고 환경을 보호하고 있다. 7월에 열리는 레 통베 드 라 뉘(Les Tombées de la Nuit)와 12월에 열리는 레 트란스뮤지칼(Les TransMusicales)은 관객을 사로잡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향한 고민을 이어나간다.
캉세 농장 Ferme de Quincé 바스 쿠르 La Basse Cour 레 통베 드 라 뉘 Les Tombées de la Nuit 레 트란스뮤지칼 Les TransMusicales
파리: 녹색 승리
환경을 보호하고, 지속 가능성과 연대에 대해 고민하는 도시 농장과 사회적 장소에 대해서라면, 파리와 그 주변 지역도 결코 빼놓을 수 없다. 15구에 위치한 NU-Paris에서 위치한 옥상 텃밭이 바로 대표적인 예 중에 하나다. 2023년에 새롭게 탄생한 장소들을 소개한다. 버스나 RER 지하철을 타고 접근 가능한 뫼동 숲(forêt de Meudon)에는 문화와 축제의 장으로 변신한 옛 헛간 건물이 항가 Y(Hangar Y)의 이름으로 재탄생하여 예술, 과학, 자연의 세계로 우리를 초대한다. 야외에 설치된 예술 작품을 감상하고, 시골 느낌이 충만한 레스토랑에서 지역 식재료로 만든 간단한 음식을 즐겨보자.
도심 속에서 화려하게 부활한 새로운 공간을 소개한다. 바로 파리 도심 속 25,000m²의 대지를 차지하고 있는 상시에 대학(Université de Censier) 캠퍼스 자리다. 이곳은 컨퍼런스, 전시회, 마켓, 콘서트 등 삶을 즐기면서 새로운 것을 발견하게 하는 지식의 전당으로 태어난다. 매점-자원센터에서는 지속 가능하고 연대적인 식생활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고, 대강당과 그랑 플라토(Grand Plateau)에서는 함께 모여서 생각을 공유할 수 있으며, 카바레 공간에서는 교류와 만남을 이어갈 수 있다.
12구의 베르시 샤랑통(Bercy-Charenton) 지구에서는 공유 텃밭, 자원센터, 레스토랑, 바가 공존하는 베르시 보쿠(Berci Beaucoup)를 만나볼 수 있고, 세상에서 가장 작은 나이트클럽 보아 타 사르딘(Boîte à Sardines)에서는 불타는 밤을 경험할 수 있다.
신나는 분위기를 찾는다면 올해 6월 2~4일에 열리는 We Love Green 친환경 팝뮤직 페스티벌을 놓칠 수 없다. 야외 실험실을 모티브로 꾸며진 뱅센느 숲에서 열리는 이 행사에서는 콘서트 이외에도 수많은 컨퍼런스와 아틀리에가 기획되어 축제, 예술, 창작의 열기를 온전히 즐기면서도 시민으로서의 책임감과 지속 가능성에 대한 고민을 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NU-Paris, 도심 속 자연 NU-Paris, Nature Urbaine 항가 Y Hangar Y 세쥐르 Cesure 베르시 보쿠 Bercy Beaucoup 위 러브 그린 축제 Festival We Love Green - 2023년 6월 2일부터 4일까지
투르, 루아르 강가의 새로운 모습
루아르에서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라면 반드시 이곳에 들러야 할 것이다. 투르 남부에 위치한 생태 놀이공원 라 글로리에트(La Gloriette)는 모든 형태의 환경을 경험할 수 있는 200 헥타르에 펼쳐진 공간이다. 연중 내내 교육, 아틀리에, 콘서트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펼쳐지며 루아르의 아름다운 고성에서 몇 킬로미터 밖에 떨어지지 않은 이곳으로 사람들을 초대한다. 6월에 열리는 ‘르 포타제 일렉트로니크(Le Potager électronique)’를 놓치지 말자. 인기 아티스트의 공연을 즐기면서 이 특별한 장소에 걸맞는 새로운 프로젝트들을 만나볼 수 있다. 레 보몽(Les Beaumonts)도 놓칠 수 없다. 옛 군인의 막사로 사용되던 이 거대한 건물이 창의성, 사회적 연대와 친환경이 꽃피우는 새로운 핫스팟으로 부활했다. 4월 1일에 그 두 번째 시즌이 시작된다.
글로리에트 생태 놀이공원 Parc de la Gloriette 르 포타제 일렉트로니크 Le Potager Electronique 레 보몽 Les Beaumonts
By Pascale Filliâtre
여행 전문 기자, 프랑스 문화를 찾아 세계 곳곳을 여행하는 여행 전문 기자. filliatre.pascale@orange.f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