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가이드가 추천하는 파리 미술관 & 전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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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CP-David Lefranc
© OTCP-David Lefranc

소요 시간: 0 분게시일: 4 3월 2025

서울의 6분의 1 크기 밖에 되지 않는 도시, 파리에는 약 130여 개의 미술관과 박물관이 있다. 덕분에 우리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 즐거운 파리 여행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정보가 없다면 여행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이번 글에서는 파리의 미술관과 박물관, 현재 진행 중인 특별전 그리고 방문에 유용한 정보들을 함께 알아보자.

파리를 대표하는 세 개의 미술관과 박물관

파리를 대표하는 미술관과 박물관으로는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미술관, 그리고 퐁피두 센터가 있다. 이 세 곳은 연대별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시기적으로 중간에 위치한 곳이 오르세 미술관이다. 오르세 미술관은 1848년부터 1914년까지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1848년 이전의 작품들은 루브르 박물관에, 1914년 이후의 현대 작품들은 퐁피두 센터에서 볼 수 있다. 따라서 시기순으로 작품을 관람하고 싶다면 루브르 → 오르세 → 퐁피두 순으로 관람하는 것이 좋다. 

① 루브르 박물관

<모나리자>, <밀로의 비너스>, <사모트라케의 니케>, <나폴레옹 황제의 대관식>,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함무라비 법전> 등 학창 시절 교과서에서 한 번쯤 접했을 유명 예술품이 즐비한 곳이다. 이 외에도 수많은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어 하루 방문으로 전부 감상하기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체력을 배분하고 집중력 있게 관람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루브르 박물관은 총 세 개의 관으로 구분되며, 그중 드농관에 대부분의 유명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현재 루브르의 모습은 1980년대 미테랑 대통령 시절 대규모 공사를 거쳐 만들어진 모습이다. 본래 약 400만 명을 수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었으나 벌써 두 배가 넘는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곳이 되었다. 이에 따라 변화와 혁신의 목소리가 커졌고 2025년 1월 28일 마크롱 대통령은 라 누벨 르네상스 드 루브르 계획을 발표하였다. 가장 큰 변화는 루브르 꾸르 꺄레(Cour Carée, 안뜰) 아래에 모나리자 방을 새로 만든다는 것이다. 약 2,000㎡의 크기의 방으로 현재 모나리자가 전시되고 있는 방의 약 3배 정도에 달하는 크기이다. 공사에 필요한 비용을 위해 입장료를 2026년 1월부터 인상하게 된다. 정확한 가격은 발표되지 않았으나 30유로 정도가 될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치마부에 특별전

2025년 1월 22일 - 5월 12일

13세기 가장 중요한 중세 예술가 중 한 명인 화가 치마부에(Cimabue)의 특별전시회가 진행 중이다. 약 40점의 작품을 선보이는 이번 특별전에서 주목해야 할 두 가지 핵심 작품이 있다. 

첫 번째는 그의 대표작 <마에스타(Maesta)>이다. 2024년에 복원을 완료하여 대중들에게 새롭게 공개되는 이 작품은 복원 전후의 모습을 비교하며 루브르의 뛰어난 복원기술을 감상할 수 있다. 

두 번째는 2019년 발견되어 프랑스 국보로 분류된 <그리스도의 조롱(Christ Mocked)>이라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2019년 프랑스 북부의 90대 여성이 집안의 물품들을 정리하다 발견되었다. 주방에 걸어두었던 그림으로 자칫 그냥 폐기 될 수 있던 이 작품은 경매사에 의해 재발견되었고 2,400만유로(한화 약 350억 원)에 칠레 출신의 억만장자에게 낙찰되었다. 프랑스는 이 그림을 국보로 지정하고, 해외 반출을 금지했다. 이후 그림 소유주와의 조율을 통해 그림은 루브르에 전시하게 되었다. 13세기의 작품이 수많은 세월을 거쳐 우리 눈앞에 펼쳐지는 특별한 기회이니 놓치지 말도록 하자.

HEETAE JUNG
© HEETAE JUNG

루브르 꾸뛰르 (Louvre Couture)

2025년 1월 24일 - 7월 21일

'꾸뛰르(Couture)'는 프랑스어로 재봉술과 바느질을 의미하며, 동시에 유명 패션 디자이너들의 컬렉션을 가리키기도 한다. 이번 전시는 루브르가 소장하고 있는 작품과 미적 영감이 패션 브랜드에 미친 영향을 조명한다. 루브르에서 열리는 최초의 패션 특별전시회로 더욱 큰 관심과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루브르 방문에 있어 꼭 빼놓지 말아야 할 특별한 기회이니 반드시 감상해 보기를 추천한다. 

HEETAE JUNG
© HEETAE JUNG

② 오르세 미술관

오르세 미술관은 1900년부터 1933년까지 기차역으로 운영되다가 1986년에 미술관으로 새롭게 탄생했다. 19세기를 대표하는 기차 역사에서 출발해, 타임머신을 탄 듯 아름다웠던 19세기로의 여행을 떠날 수 있는 미술관이다. 

장 프랑수아 밀레, 에두아르 마네, 클로드 모네, 오귀스트 르누아르, 에드가 드가, 빈센트 반 고흐까지 ... 이름만으로도 가슴 설레는 화가들의 걸작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소중한 미술관이다.

예술은 거리에서 (L’art est dans la rue)

2025년 3월 18일 - 7월 6일

3월 18일부터 '예술은 거리에서'라는 주제로 특별전시회가 열린다. 19세기 후반, 그림 포스터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던 시기의 이야기를 조명한다.

물랑루즈에서 활동했으며 포스터의 거장이라 말할 수 있는 툴루즈 로트렉을 비롯해 알폰스 무하, 피에르 보나르 등의 작품이 소개된다. 과거의 예술과는 다른 새로운 예술을 통해 19세기 후반 문화의 변화를 살펴보며, 세기 전환기의 활기찼던 거리의 모습들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회이다.

Photo BnF
© Photo BnF

③ 퐁피두 센터

현대미술의 보고라고 할 수 있는 장소이다. 앙리 마티스, 파블로 피카소, 마르셀 뒤샹, 프리다 칼로, 바실리 칸딘스키, 마크 샤갈, 몬드리안 등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수많은 작품으로 채워져 있다.

아쉽게도 3월 10일부터 대규모 공사를 시작하게 되면서 문을 닫고, 2030년에 재개관할 예정이다. 하지만 2025년 9월까지는 특별전시회 관람이 가능하다. 문을 닫기 전, 3월 7일부터 10일까지 미술관 축제라고 하여 무료로 입장이 가능하니 방문해 보면 좋겠다.

수잔 발라동 특별전시 (Suzanne Valadon)

2025년 1월 15일 - 5월 26일

19세기 모든 예술가들의 뮤즈로 통했던 수잔 발라동. 오귀스트 르누아르가 사랑했던 여인이자, 시대를 앞서갔던 음악가 에릭 사티의 첫사랑이자 끝사랑이었다. 그녀는 19세기 몽마르트를 호령했던 인물로 에드가 드가에게 그림 교육을 받으며 화가로도 활동하였다.

수잔 발라동은 대형화에 남성 전시 누드화를 최초로 그린 여성 화가다. 그림 모델이자 술집도 운영했던 그녀는 그 어떤 것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스러움을 작품에 담았다. 200여점의 그녀의 작품을 통해, 새로운 시선으로 19세기 파리를 만나보자. 

RMN- Grand Palais / Gérard Blot
© RMN- Grand Palais / Gérard Blot


 

그 외 방문해 보면 좋은 미술관 🧑‍🎨

 


① 오랑주리 미술관

  • Musée de l'Orangerie
  • Jardin des Tuileries, 75001 Paris

오랑주리 미술관은 클로드 모네가 세계대전의 상처로 힘들어하는 프랑스인들을 위로하기 위해 자신의 작품 <수련> 연작을 기증하며 세워진 미술관이다.  방문 전에 운영 일정을 반드시 확인하도록 하자. 

② 로댕 미술관

  • Musée Rodin
  • 77 Rue de Varenne, 75007 Paris

로댕 미술관은 현대 조각의 아버지라 불리는 오귀스트 로댕이 자신의 이름을 건 미술관을 만들어 줄 것을 조건으로, 그동안 자신의 조각과 공부를 위해 수집한 골동품들을 국가에 기증하며 만들어진 곳이다. 조각이라는 예술을 한 단계 끌어 올린 천재 작가 로댕을 집중해서 만날 수 있는 귀중한 미술관이다.

보이지 않는 몸 (Corps invisibles)

2024년 10월 15일 - 2025년 3월 2일

1891년, 오귀스트 로댕은 프랑스 문인협회로부터 발자크 조각 의뢰를 받게 된다. 그렇지만 발자크에 대한 자료가 많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였다.

로댕은 발자크에 관한 모든 자료를 모으기 시작했다. 발자크의 재단사에게 찾아가 남겨진 그의 치수를 바탕으로 옷을 주문하고, 옷을 석고에 담갔다 빼서 굳힌 뒤 조각을 만들기도 했다. 보이지 않는 인물의 형체를 어떻게 제안할 것인가에 대한 조각가의 깊은 고민을 면밀히 살펴볼 수 있는 특별전시가 열리고 있다.

③ 마르모탕 모네 미술관

  • Musée Marmottan Monet
  • 2 Rue Louis Boilly, 75016 Paris

미술사학자이자 미술 컬렉터였던 폴 마르모탕의 저택을 개조해서 만든 미술관이다. 클로드 모네의 가장 많은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곳 중 하나이다. 특히 인상파라는 이름의 시작인 <인상, 해돋이> 작품이 전시된 곳이다. 클로드 모네를 좋아한다면 꼭 방문해 보아야 할 파리의 미술관이다.

착시효과 특별전시 (Le Trompe-l’oeil) 

2024년 10월 17일 - 2025년 3월 2일

1520년대부터 현재까지 미술 기법인 '트롱프뢰유(Le Trompe-l’oeil)'로 그려진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트롱프뢰유를 직역하면 눈속임이라는 뜻으로, 눈의 착시효과를 통해 그려진 작품들을 의미한다. 시대마다 특색과 기법이 발전하게 되며 변화된 착시 미술의 역사를 경험할 수 있는 재미있는 전시다.

ADAGP, Paris 2024
© ADAGP, Paris 2024

외젠 부댕 특별전시 (Eugène Boudin)

2025년 4월 9일 - 2025년 8월 31일

인상파의 아버지라 불리는 외젠 부댕은 클로드 모네의 첫 번째 그림 스승이기도 했다. 그의 초기 풍경화에서부터 베니스의 마지막 해안 풍경까지 100여점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그의 그림을 통해 잠시 미술관에서 여행을 떠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Musée d’Orsay, Dist. RMN-Grand Palais / Patrice Schmidt
© Musée d’Orsay, Dist. RMN-Grand Palais / Patrice Schmidt

④ 뤽상부르 미술관

  • Musée du Luxembourg
  • 19 Rue de Vaugirard, 75006 Paris

뤽상부르 미술관은 유럽 최초로 대중들에게 개방된 고미술 미술관이다. 현재 루브르에 걸려있는 <마리 드 메디치의 생애> 연작이 전시되어 있던 곳이다. 현재는 20세기 모더니즘, 사진, 여성 예술가 등을 테마로 전시회를 개최하며 과거의 명맥을 이어가기 위한 노력을 이어 나가고 있다. 

모두 가볍다! (Tous Léger)

2025년 3월 19일 - 2025년 7월 20일

원통형의 추상적인 형태와 풍부한 색채를 섞어 그려낸 독특한 튜비즘을 창시한 페르낭 레제가 예술에 미친 영향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전시회이다. 특히 그의 색채감은 팝아트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다. 이브 클라인, 레이몽 앵스, 마르샬 레이스, 세자르 등과 함께 레제의 작품들이 전시될 예정으로 회화, 조각, 설치 미술을 통해 예술적 교류를 경험할 수 있다.

RMN-GP / Gérard Blot © ADAGP, Paris, 2021
© RMN-GP / Gérard Blot © ADAGP, Paris, 2021

⑤ 자크마르 앙드레 미술관

  • Musée Jacquemart-André
  • 158 Bd Haussmann, 75008 Paris

19세기 말, 에두아르 앙드레와 아내 넬리 자크마르가 건립한 개인 저택이다. 훗날 아내 넬리가 생전에 수집한 예술품과 저택을 프랑스 학술원에 기증하며, 최대한 많은 사람이 감상할 수 있게 미술관으로 개장할 것을 요구했다. 그렇게 탄생한 곳이 바로 이 미술관이다. 

실내를 둘러보며 작품을 보는 것도 좋지만, 미술관 내 카페의 분위기가 좋으니 방문해 보길 권한다.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 특별전시 (Artemisia Gentileschi)

2025년 3월 19일 ~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는 카라바조 화풍에 영향을 받았으며 살아생전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던 여성 화가이다. 신화와 성서 속 여성을 주제로 많은 그림을 그렸으며, 여성을 그리는 데 있어 탁월한 모습을 보였다. 약 40점의 회화 작품을 통해 그녀의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전시이다.

Su concessionne del Ministera della Cultura
© Su concessionne del Ministera della Cultura

⑥ 파리 시립미술관

  • Musée d'Art Moderne de Paris
  • 11 Av. du Président Wilson, 75116 Paris

파리 시립미술관은 약 15,000점의 근현대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관광객들에게 널리 알려지지는 않은 곳으로, 여유롭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창문 너머로 보이는 에펠탑의 풍경이 인상적인 장소이다.

마티스와 마르그리트, 아버지의 시선 (Matisse et Marguerite, Le regard d’un père)

2025년 4월 4일 - 2025년 8월 24일

아름답고 따스한 색감으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20세기 위대한 화가 중 한 명인 앙리 마티스의 전시다. 회화, 드로잉, 조각 등 110여점의 작품을 통해 아버지 마티스가 딸 마르그리트를 바라본 시선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기회이다.

그의 창작 과정에서 딸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그리고 아버지는 딸을 어떻게 표현했는지를 깊이 들여다볼 수 있는 전시다. 마티스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빼놓지 않고 방문해 볼 수 있도록 하자. 

Centre Pompidou, MNAM-CCI, Dist. GrandPalaisRmn / Georges Meguerditchian
© Centre Pompidou, MNAM-CCI, Dist. GrandPalaisRmn / Georges Meguerditchian

By 정희태 가이드

와인과 사랑에 빠져 2009년 처음 프랑스로 오게 되었다. 현재는 프랑스 국가 공인가이드 자격증을 취득하여 활동 중이다. <90일 밤의 미술관 : 루브르 박물관>, <파리의 미술관>, <그림을 닮은 와인 이야기>, <디스이즈파리> 총 네권의 책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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