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보호, 생물 다양성 보존, 도시 생태학에 대한 관심, 에너지 절약, 재활용, 정원 가꾸기, 지역 상품 소비, 균형 잡힌 식단... 모두 지구를 보호하기 위한 약속들이다. 함께 실천해 보자! 우선 전시, 워크숍, 체험, 공유, 만남이 이루어지는 파리의 몇몇 공간들에서 의식을 일깨우고 성찰의 계기를 마련해 보는 것은 어떨까? 교육적이면서도 재미있는 프로그램들을 통해 환경과 공존하는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파리의 친환경 스폿 8 군데를 소개한다.
번뜩이는 영감을 받을 수 있는 과학산업관
자연을 모방하는 생체 모방 기술(bio-mimétisme 또는 bio-inspiration)이 인류의 미래라면 믿을 수 있겠는가? 이에 대한 확신을 얻고 싶으면, 라 빌레트 공원(Parc de la Villette)에 위치한 과학산업관(Cité des Sciences et de l'lndustrie)에 방문해 보자. 과학산업관의 상설 전시 ‘생체 모방(Bio-inspirée)’ 전에서는 마치 실제처럼 구현된 맹그로브 나무숲, 산호군락, 그리고 산림 토양을 통해 살아 숨 쉬는 대자연을 관찰할 수 있다. 이 세 가지 생태계는 기후 변화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고, 적응하고, 이겨내기 위한 새로운 접근 방식을 제시한다. 게임, 퀴즈, 모형, 영화, 바이오랩에서의 실험 등 오감을 일깨우는 액티비티들을 통해 친환경적 미래에 대한 영감을 찾아보자!
연대 의식을 느낄 수 있는 굿 플래닛 재단
'환경 보호'는 강제적이고 죄책감을 느끼게 하는 주제일까? 프랑스의 사진기자 얀 아르튀스 베르트랑(Yann Arthus Bertrand)이 창립한 굿 플래닛 재단(Fondation Good Planet)이 이에 대한 반증을 제시한다. 샹젤리제 대로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불로뉴 숲(le Bois de Boulogne)속, 샤토 드 롱샴에 위치한 굿 플래닛 재단에서는 전시, 워크숍, 강의, 교육 프로그램, 요리 및 가드닝 수업, 그리고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영화 상영 등 연대와 휴머니즘을 중심으로 한 친환경적 경험을 즐길 수 있다. 또 퍼머컬쳐(지속 농업)와 양봉업에 대해서 배우거나, 탄소발자국을 계산하고 새들을 위한 먹이통을 만들어 볼 수도 있다. 긍정적이고 실제적인 활동들을 통해 자연 보호를 배우고,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는 푸르른 공간이다.
센 강에서의 지속 가능한 항해
만약 당신이 뱃멀미가 없고 친환경적 라이프스타일을 갖고 있다면 가족, 또는 친구와 함께 최대 12명까지 이용 가능한 100% 친환경 프라이빗 크루즈 여행을 떠나는 것은 어떨까? 그린 리버 크루즈(Green River Cruises)는 파리에서 가장 아름다운 유적지들을 환경에 대한 부채감 없이 평화롭게 감상할 수 있도록 태양열과 전기로만 움직이는 친환경 크루즈 여행 경험을 선사한다. 항해를 즐기거나 친환경 이동 수단에 관심이 있다면 지금 케 드 오텔 드 빌(Quai de Hôtel de Ville)에서 그린 리버 크루즈에 탑승하여 소음과 오염이 없는 항해를 즐겨보자. 지구도 우리와 함께 항해를 계속할 수 있도록.
나쁜 습관과 이별할 수 있는 라 르시클르리
파리 18구의 옛 기차역에 위치한 라 르시클르리(La REcyclerie)는 건전하고 지속 가능한 소비 습관을 기를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한다. 모두에게 열린 공간인 이 곳은 직접 고치고 만들고 재활용한 물품들로 채워져 더욱 특별하다. '줄이기(réduire), 다시 쓰기(réutiliser), 재활용하기(recycler)'를 뜻하는 라 르시클르리의 3R 원칙을 통해 우리는 모든 것을 변화시킬 유쾌하고도 일상적인 작은 행동과 습관들을 재발견할 수 있다. 특히 르네(René)와 수리공 친구들의 수선 작업실과 옛 기찻길을 따라 펼쳐진 도심 속 농장(Ferme urbaine)을 추천한다. 재활용의 모범적 사례들과 유기성 폐기물의 좋은 활용법을 총망라한 박물관 못지않은 곳들이다. 출출하다면 모든 것이 로컬 홈메이드인 아기자기한 카페테리아를 들러볼 것. 허기를 달랠 수 있을 뿐 아니라 환경 보호에 대한 좋은 아이디어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시테 페르틸에서의 미래 사용법 탐구
시테 페르틸(Cité Fertile)은 파리 근교의 팡탱(Pintin)에 위치해 있다. 도시를 비옥하게 하기 위한 목적의 이 곳은 1헥타르 규모의 땅으로, 옛 화물역 부지를 활용한 곳이다. 도시 내에서 점점 늘어나고 있는 재충전, 휴식과 어울림의 장소에 해당하는 시테 페르틸은 가드닝 워크숍, 지역 생산품 마켓, 친환경 강의, 교육적인 정원, 가이드 투어 등 생태 전환을 위한 신나고 재미있는 행사를 기획하고, 행복한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모든 방문객은 흙을 직접 손으로 만져보고, 로컬 푸드로 만들어진 맛있는 음식들이 넘쳐나는 지속 가능한 카페테리아 ‘수르스(Soucre)’를 즐길 수도 있다.
생명의 박물관에서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기
생명의 박물관(Musée du Vivant)은 생명 과학과 환경 문제들을 주로 다루는 명문 공학 학교인 아그로파리테크(AgrosParisTech)의 컬렉션을 위해 2005년 설립된 곳으로, 과학, 철학, 문화 등 다방면에서 생태학을 조망한다. 이곳에서는 조각가, 화가, 사진가, 영화 제작자, 만화가, 건축가의 작품들이 과학 기기, 농기계 모형, 포스터, 사진, 영화, 동물 박제, 화석과 함께 공존한다. 또한 대중들에게 개방된 체험 농장도 만나볼 수 있다. 다양함을 바탕으로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고 상상력을 끌어내는 생명의 박물관은 베르사유 궁전에서 몇 분 거리인 아름다운 도멘 드 그리뇽(le Domaine de Grignon)에 자리 잡고 있다.
비브 레 그루와 함께하는 미래 세대를 위한 씨앗 심기
파리의 중심 업무 지구인 라데팡스의 고층 건물들 아래 나무를 심고 천막을 칠 수 있다면? 그랑드 아르슈(Grande Arche) 근처의 비브 레 그루(Vive les Groues)에는 도시 야영장을 포함한 9,000 m²의 미개척지가 펼쳐져 있다. 실험과 혁신의 공간인 비브 레 그루에서는 파리 공사 현장에서 나온 흙을 이용한 발아실을 운영하는데 현재 건설중인 2,000m 규모의 자동 운행 철도 '그랑 파리 익스프레스'의 미래 역들을 위한 나무들 역시 이곳에서 자라고 있다. 이 푸른빛의 오아시스에서는 양봉, 퇴비, 재활용에 관련된 지식과 노하우들을 공유할 수 있는 레콜 뷔지오니에르(L’école buisionnière) 아틀리에들도 준비되어 있다. 궁금하다면, 우선 바 삼바(Sambar)의 테라스를 방문해 볼 것!
지구를 살리기 위한 곤충 음식 맛보기
귀뚜라미로 만든 바삭한 타르트, 딱정벌레 애벌레를 갈아 만든 파스타, 곤충 술안주… 침이 고이는가? 꼭 그렇지는 않겠지만, 고기보다 더 단백질이 풍부하면서도 친환경적인 이 곤충 식단이 지구를 살릴 수도 있기에 마냥 외면할 수는 없을 것이다. 파리 20구에서 곤충 사육 지하 농장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플랩팜 (Flabfarm)’의 쿠킹 클래스에 가기 전에, 곤충 요리 전문 식당 ‘이노비아 (Inoveat)’에서 아기자기한 요리들을 맛볼 것을 추천한다. 레 알(Les Halles) 구역에 있는 이 레스토랑은 창의적이면서 교육적이기 까지 한 곤충 요리들을 선보인다. 그럼, 벌레 한 마리 맛보러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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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scale Filliâtre
여행 전문 기자, 프랑스 문화를 찾아 세계 곳곳을 여행하는 여행 전문 기자. filliatre.pascale@orange.f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