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비싼 몸값을 자랑하는 트러플(truffe)은 연말 기념 식사 테이블에서 사랑받는 음식이다. 트러플은 땅에서 나는 작고 소중한 보물이다. 트러플은 어디서 채취할까? 트러플 서식지를 정확히 알아내는 방법은 무엇일까? 트러플 가격은 어떻게 책정될까? 트러플에 대한 모든 것을 알아보자!
100가지가 넘는 트러플 품종
가장 먼저 알아야 할 사실, 트러플은 참나무, 개암나무, 소나무, 보리수와 공생하며 이 나무들의 지하 지하 뿌리에서 자라는 버섯의 일종이다. 따라서 트러플은 토양, 기후, 숙주가 되는 나무라는 3가지 요소가 공존하는 환경에서 잘 자란다. 트러플 품종의 가짓수는 하나도, 둘도, 셋도 아닌 무려…100개 이상이다! 하지만 요리 재료로 활용되는 품종의 수는 그중 10개 남짓이다. 대표적 품종 중 하나인 페리고르 블랙 트러플(truffe noire du Périgord, 학명: tuber melanosporum)은 특별한 날을 기념할 때 먹는 트러플이다. 블랙 트러플보다 좀 더 희귀해 미식 재료로 각광받는 품종으로는 이탈리아산 화이트 트러플(truffe blanche, 학명: tuber magnatum)이 있다. 화이트 트러플은 개암나무 등에서 자란다.
프랑스, 월드 트러플 챔피언
현재 프랑스 내 트러플 재배자의 수는 2만 명에 달한다. 전 세계 트러플 생산량의 30%를 차지하는 프랑스는 명실상부 세계 최대 트러플 생산국 중 하나다. 프랑스에서 트러플이 가장 많이 나는 곳은 남동부의 드롬(Drôme), 보클뤼즈(Vaucluse), 알프 드 오트 프로방스(Alpes-de-Haute-Provence)다. 하지만 가장 유명한 트러플 산지는 남서부의 페리고르(Périgord)다. 옥시타니(Occitanie), 샤랑트(Charente), 부르고뉴(Bourgogne), 로렌(Lorraine), 샹파뉴-아르덴(Champagne-Ardenne) 등지도 프랑스의 트러플 산지다.
땅에서 나는 검은 다이아몬드
‘블랙 다이아몬드’라는 별칭을 지녔을 정도로 명성 높은 식재료인 트러플의 실체는 늘 베일에 싸여 있었다. 특히 트러플의 생애 주기는 미스터리로 가득했다. 트러플 재배는 19세기 말 정점을 찍 후 1970년대 급격히 쇠락했다. 2차례에 걸친 세계 대전과 과도한 집중 재배가 그 원인이었다. 오늘날 트러플이 고가인 이유는 과거 트러플 재배가 활발히 이루어지던 시절의 트러플 생산 속도를 아직 되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기후 위기 또한 트러플 재배를 어렵게 만들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트러플 탐지견과 함께 하는 야생 트러플 채집
그렇다면 트러플은 대체 어디서, 어떻게 수확되는 것일까? 트러플 전용 재배지가 존재하지만, 자연에서 야생 트러플을 채집할 수도 있다. 어린 강아지 시절부터 전문 훈련을 받은 트러플 탐지견은 성공적인 야생 트러플 채집을 위한 든든한 동반자다. 트러플 탐지견은 뛰어난 후각을 발휘해 고급 트러플이 묻혀 있는 땅의 위치를 주인에게 알려준다.
트러플 탐지, 돼지도 할 수 있다 !
몇몇 지방에서는 개가 아니라 돼지가 트러플이 있는 곳을 찾아낸다. 개와 달리 돼지는 특별훈련을 받을 필요가 없다. 잘 무르익어 최고의 품질을 갖춘 트러플이 풍기는 냄새를 감지할 줄 알기 때문이다. 기껏 찾아낸 트러플을 돼지가 곧바로 삼켜 버리지 않도록 조심하자! 트러플의 냄새를 좇는 송로파리의 모습을 관찰하는 것도 야생 트러플을 찾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송로파리는 트러플 바로 옆에 알을 낳는 습성이 있다.
비타민이 풍부한 트러플
트러플의 칼로리 함량이 낮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은 정보다. 트러플을 이루는 구성 성분의 대부분은 물과 식이섬유다. 트러플에는 신체 기능에 도움이 되는 칼륨과 비타민 A, D, K가 풍부하다. 트러플이 함유한 비타민 종류는 뼈와 눈 건강에 좋으며 면역 기능도 보호해 준다.
트러플의 풍미를 100% 즐기는 요리법
당신이 잘 몰랐던 사실, 트러플은 열에 매우 민감하다. 트러플을 익히면 아름다운 향이 전부 날아가 버린다! 때문에 요리 마지막 단계에 트러플을 첨가할 것을 적극 권장한다. 완성된 요리가 담긴 접시 위에 트러플을 얇게 갈아 올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한 트러플의 맛을 가장 아름답게 살려 주는 식재료들이 있다는 사실도 알아두면 유용하다. 감자, 파스타, 달걀 등이 트러플과 궁합이 좋은 재료들이다. 푸아그라나 단맛과 짠맛이 함께 나는 요리에 트러플을 곁들여도 풍미가 잘 살아난다. 독창적인 방법으로 트러플을 즐기고 싶다면 부드러운 크림으로 만든 디저트인 사바용(sabayon)에 배와 트러플을 함께 넣어보자. 미슐랭 3스타 셰프인 피에르 가니에르(Pierre Gagnaire)는 사바용에 리치, 코코넛, 라임즙을 첨가한다.
값비싼 럭셔리 식재료인 트러플
트러플 가격은 품종과 생산량에 따라 매년 변한다. 프랑스 최대 규모의 트러플 시장에서는 트러플을 고정가로 판매한다. 트러플 구매 시 참고할 수 있는 대략적인 가격은 다음과 같다. 프랑스 남서부 트러플 전문 시장에서 블랙 트러플은 일반적으로 1킬로그램 당 800유로에 거래된다. 같은 양의 품종을 대도시 트러플 전문 상점에서 구매한다면 가격은 1,000~1,200유로 사이가 될 것이다. 매년 크게 변동하는 화이트 트러플의 가격은 1킬로그램 당 최대 4,500유로까지 올라갈 수 있다. 여름 트러플의 가격은 1킬로그램 당 300유로로 그나마 가격 부담이 적다.
By Ingrid Berna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