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비즘의 거장 파블로 피카소는 회화와 드로잉, 도자기를 넘나들며 20세기와 이후 시대 예술에 크나큰 족적을 남겼다. 피카소 서거 50주년을 기념하는 2023년, 예술계의 거장이 남긴 엄청난 규모의 유산을 기념하고자 프랑스와 전 세계에서 약 50개의 전시회가 열릴 예정이다. 우리 시대의 관점에서 피카소의 작품을 재해석하는 전시와 그와 동시대를 산 예술가와 예술사에 한 획을 그은 위대한 인물들과의 대담 등 프랑스 전역의 박물관에서 피카소를 주제로 개최되는 대표적인 전시들을 소개한다.
<피카소와 선사시대 Picasso et la Préhistoire > 展 - 파리 인류학박물관
2023년 2월 8일~6월 12일
회화, 조각, 소묘, 도자기, 조각된 자갈… 트로카데로 거리 인근에 있는 파리 인류학 박물관은 고대 동굴 벽화에서 영향을 받아 피카소가 완성한 회화, 조각, 소묘, 도자기, 조각된 자갈 등 다양한 작품을 소개한다. 20세기 초에 발굴된 유적을 포함한 동굴 벽화, 암각화, 거석 유적지, 가구 조각, 빌렌도르프의 비너스와 같은 선사 시대 유물과 피카소의 작품이 나눈 예술적 대화를 엿들어볼 기회다.
<피카소를 기념하며 색을 입은 소장품들! Célébration Picasso, la collection prend des couleurs !> 展 - 파리 국립 피카소 미술관
2023년 3월 7일~8월 27일
파블로 피카소 서거 50주년을 기념하며 파리 국립 피카소 미술관은 영구 소장품을 새로운 시각으로 재해석하는 전시를 선보인다. 미술관이 소장한 피카소의 걸작들과 함께 기예르모 쿠이트카, 오비 오키그보, 미칼린 토마스, 쉐리 삼바 등 현대 예술가들의 작품이 올해 봄부터 미술관을 가득 채울 예정이다. 전시 기획은 영국 스타일리스트 폴 스미스가 지휘했다. 관람객들은 피카소의 작품을 대표적으로 상징하는 순간과 주제를 재발견하며 그의 작품이 후대에 전하는 메시지는 무엇일지 성찰하게 될 것이다.
가을에는 개념예술가이자 사진가인 소피 칼의 사진전이 이어질 예정이다. 피카소의 작품에 대한 현대적 비전을 사진으로 알아볼 기회다.
<피카소 1969-1972: 시작의 끝 Picasso 1969-1972 : La fin du début> 展 – 앙티브 피카소 미술관
*2023년 4월 8일~7월 2일 *
피카소의 작품은 ‘창작에는 한계도, 나이도 없다’는 말을 증명한다. 생애 마지막 20년간 피카소는 활기차다고 묘사될 정도의 강렬함을 특징으로 하는 작품들을 남겼다. 노년에도 그는 밝고 다채로운 색조를 사용하고, 큰 규모의 작품을 완성하고, 투우사나 총사 등 자신이 좋아하던 캐릭터를 새롭게 표현하며 새로운 예술적 실험을 끊임없이 이어 나갔다. 그의 이러한 시도는 후대인들에게도 다양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2023년 봄, 서거 50주년을 기념하여 피카소의 걸작들을 다시금 소개하는 앙티브 피카소 미술관의 전시를 반드시 관람할 것을 추천한다.
<형태와 변신: 피카소의 도자기 Formes et métamorphoses : la création céramique de Picasso> 展 – 마넬리 도자기 미술관
2023년 5월 6일~10월 30일
피카소의 천재성은 회화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그는 1948~1955년 코트다쥐르 발로리스에 살며 마두라 공방에서 수많은 도자 작품을 완성했다. 올해 마넬리 미술관에서 그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전시된 작품 중 일부는 발로리스 도자기 미술관이 참여하는 피카소 서거 50주년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여름철 내내 전시된다. 전시회 개막 기간인 2023년 5월 6~7일에는 발로리스 골프 쥐앙 마을 곳곳에서 야외 예술 축제가 개최될 예정이다.
<피카소의 눈으로 본 고야 Goya dans l’œil de Picasso> 展 – 카스트르 고야 미술관
*2023년 6월 30일~10월 1일 *
옥시타니아 카스트르의 히스패닉 미술관인 고야 미술관은 피카소와 고야, 두 거장의 작품에서 엿보이는 밀접한 관계를 조명하며 피카소를 기념하는 전시를 준비하고 있다. 이베리아반도 출신의 두 화가는 서로 다른 시대에 활동했지만 투우, 전쟁 풍자와 같은 공통의 주제를 다루었다.
데생, 판화, 석판화, 사진 등의 다양한 작품을 감상하며 관람객은 피카소의 작품 활동에 고야가 얼마나 중요한 영감을 주었는지 깨닫게 될 것이다.
<거트루드 스타인과 피카소. 언어의 발명 Gertrude Stein et Picasso. L’invention du langage> 展 – 뤽상부르 박물관
2023년 9월 13일~2024년 1월 21일
피카소 서거 50주년을 기념하여 뤽상부르 박물관은 피카소의 가장 절친한 친구이자 가장 열렬한 예찬가였던 인물 중 하나인 거트루드 스타인에 주목하는 전시를 개최한다. 거트루드 스타인은 피카소의 대표작 중 하나로 손꼽히는 <아비뇽의 처녀들 Les Demoiselles d’Avignon>을 비롯한 여러 걸작을 보유한 수집가이기도 했다. 두 예술가가 맺었던 특별한 관계만큼이나 이들의 작품도 장르의 차이를 넘어 특별한 연결성을 지니고 있는 듯하다. 이번 전시는 피카소가 앤디 워홀, 로버트 라우센버그 등 팝아트 예술가들에게 미친 영향 또한 조명한다. 앙리 마티스, 장 콕토 등 아방가르드 예술가들과 거트루드 스타인 간의 긴밀한 관계도 함께 탐구한다.
<근대 작가들의 파리 1905 – 1925 Le Paris des modernes 1905 – 1925> 展 – 프티 팔레
2023년 11월 14일~2024년 4월 14일
‘야수파’ 예술가들이 진보적 색채를 드러내며 논란을 일으켰던 1905년 살롱 도톤(Salon d’Automne)에서 1925년 현대장식미술산업 국제박람회(Exposition des Arts Décoratifs et Industriels Modernes)에 이르기까지, 20세기의 첫 삼분의 일에 이르는 기간은 심오한 문화적 격변으로 특징지어진 때였다. 당시 파리는 사진, 회화, 조각, 디자인, 패션, 영화, 건축 등 장르를 망라하고 재능 있는 예술가들이 몰려들던 새로운 예술적 실험의 현장이었다.
세상에 파격을 선사한 예술가 피카소가 세상을 떠난 지 50년이 흐른 오늘날, 프티 팔레는 현대 예술을 세상에 선보인 거장들을 집중 조명한다.
<피카소. 데생 2023점 Picasso. 2023 dessins> 展 – 퐁피두 센터
2023년 10월 18일~2024년 1월 22일
피카소 서거 50주년을 맞아 퐁피두 센터는 피카소의 작업실에서 발견된 2,000여 점 이상의 데생과 판화를 재조명한다. 이 중에는 잘 알려진 작품도, 미발표된 작품도 있다. 구불구불한 선이나 가느다란 선으로 완성한 데생, 파스텔톤 색조가 두드러지는 그림을 고루 만나볼 수 있다. 피카소가 남긴 위대한 걸작에 담긴 비하인드 스토리가 그의 일기장을 엿보는 듯한 방식으로 공개된다. 예술사에 남긴 귀중한 보물을 두 눈으로 직접 보고 싶다면 올가을 반드시 퐁피두 센터를 방문하자.
By Kévin Bonnau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