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 파리를 연고로 하는 파리 생제르맹(PSG)은 프랑스에서 가장 유명한 축구 팀이다. 프랑스 대표팀은 몰라도 리오넬 메시, 킬리안 음바페, 네이마르가 뛰는 PSG는 안다. 거기서 만족하기엔 PSG는 너무 크고 흥미롭다.
1970년에 창단한 ‘젊은이’
PSG는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 리그앙에서 10회 우승한 팀이다. 이 기록은 역대 최다우승(공동)이다. 그래서 PSG가 역사가 매우 긴 구단이라 생각하는 이가 많다. 게다가 수도 파리를 연고로 하지 않는가! 축구단도 사람처럼 생애주기가 있다면, PSG는 청년에 가깝다. PSG는 1970년 창단한 팀이다. 함께 리그앙을 10회 제패한 AS생테티엔은 1933년 창단했고, 가장 큰 라이벌인 올랭피크 드 마르세유(9회 우승)는 1899년에 팀을 열었다. 1부에서 경쟁한 시간도 50시즌(마르세유 73시즌, 올랭피크 리옹 65시즌)에 불과하다. PSG는 2010년 이후 8회 우승하면서 역사가 매우 긴 라이벌들을 제치고 최고 자리에 올랐다.
파리를 독차지하다
2 파리를 독차지하다
프랑스 파리는 서울보다 크지는 않으나 인구 밀도는 매우 높은 편이다. 파리시 인구만 214만 명 정도이고, 파리 대도시권(Aire urbaine) 인구는 1,262만 명에 달한다. 그다음으로 인구가 많은 리옹이 232만 명(대도시권), 51만 명(시)인 것을 고려하면 파리가 프랑스에서 갖는 의미는 매우 크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런데 파리를 연고로 한 1부리그 팀은 PSG밖에 없다. 축구 도시인 영국 런던에서는 수많은 ‘~~런던 더비’가 벌어지는데, 파리에서는 그런 대결을 보기 어렵다. 프로축구 리그라 할 수 있는 리그2(2부리그) 파리 연고 팀은 한팀 뿐이다. 13구에 있는 스타드 세바스티앙 샤를레티(Stade Sébastien Charléty)를 홈구장으로 쓰는 파리FC가 있다. 파리FC가 승격한다면 파리 더비가 현실화 된다. 파리 FC는 지난 2021-22시즌에 4위를 차지했고, 2022-23시즌 31라운드 현재 11위다. 파리 더비는 아직 멀었고, PSG는 계속해서 파리를 독점한다.
2022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 = PSG
“우리 선수들은 모든 곳에서 기록을 경신하고 있습니다. 킬리안(음바페)는 두 번의 월드컵 결승전에 연속으로 출전한 최초의 PSG 선수이며, 아직 23살에 불과합니다. 레오(메시)는 역사상 가장 많은 월드컵 경기에 출전한 선수(26회, 독일의 로타르 마테우스를 제치고)가 될 것입니다. 정말 대단한 일이죠." 나세르 알 켈라이피 PSG 회장은 2022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을 앞두고 입이 귀에 걸렸다. 끝난 뒤에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PSG와 관련이 더 큰 프랑스 대표팀은 승부차기 끝에 우승하지 못했지만, PSG는 승리했다. 음바페는 결승에서만 2골을 터뜨리면서 대회 득점왕에 올랐고, 메시는 1골을 넣은 뒤 우승컵과 대회 최우수선수(골든볼)을 거머쥐었다. 두 선수가 월드컵에서 터뜨린 골은 15골에 달한다. 두 선수만 월드컵에서 맹활약한 것은 아니다. 측면 수비수인 아슈라프 하키미는 모로코와 함께 돌풍을 일으키며 4위를 차지했다.
팀 가치 1조 3천억…세계 5위
슈퍼스타를 보유한 팀은 팀 가치(이적료 기준)도 높다. 축구 통계 사이트 트렌스퍼마크트에 따르면 PSG가 지닌 팀 가치는 8억 8,255억 원(약 1조 3,071억 원)에 달한다. 이는 전 세계에서 5위 기록이다. 맨체스터시티, 첼시(이상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바이에른 뮌헨(독일 분데스리가), 아스널(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다음으로 팀 가치가 높다. PSG에서 가장 가치가 높은 선수는 단연 음바페다. 음바페는 추정 이적료가 1억 8,000만 유로(약 2,665억 원)로 세계에서 가장 비싼 선수다. 이미 리그와 대표팀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활약을 보여준 음바페는 연봉도 1,472억 원(경제 전문지 포브스 기준)으로 세계 최고라고 한다. 네이마르와 마르퀴뇨스 그리고 아치라프 하키미의 가치도 7,000만 유로(약 1,036억 원)으로 추정된다. ‘메시아’ 메시는 1987년생이기에 이적료 가치는 ‘겨우’ 4,500만 유로(약 666억 원) 정도다.
엠블럼의 의미는?
PSG는 구단을 상징하는 엠블럼을 총 7회 바꿨다. 첫 엠블럼에는 파리시 문장에도 있는 범선이 빨간색으로 파란색 축구공 안에 들어가 있었고, 이후로는 한 차례를 제외하고 파리의 상징 에펠탑이 주인공이었다. 2013년에 마지막으로 변화를 줬는데, 이 부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존 엠블럼에서 두 부분을 바꿨다. 상단에 있는 팀명(PARIS SAINT-GERMAIN)을 파리만 빼고 아래쪽으로 옮겼다. 창단 연도인 1970이 있던 자리에 생제르맹(SAINT-GERMAIN)을 작게 썼다. 에펠탑 밑에 있던 요람(루이 14세 탄생지 상징)은 없애고 프랑스 왕가의 문장인 백합만 남겼다. 2011년 구단 주인이 바뀐 것을 보면 이 의도를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카타르투자청(QIA) 2011년 팀을 인수하고 2013년에 엠블럼을 고쳤다. 이들은 파리 생제르맹(PSG은 생제르맹 엉 라예Saint-Germain-en-Laye 지역에서 태어났다)이 아닌 파리를 정체성으로 내세우길 바랐다. 세계적인 도시인 파리라는 상징성을 다 가지겠다는 바람이었던 것 같다. 이들이 엠블럼과 함께 내세운 모토도 ‘더 위대한 꿈을 꿉시다’다.
By Chung RYU
류청 기자는 프랑스어를 전공하고 스포츠 전문 미디어 히든 K 편집장으로 일하고 있다. 여행과 문화 등 축구장 밖에서 일어나는 일에도 관심이 많다. 책 <사람은 축구를 공부하게 만든다>, <유럽 축구 엠블럼 사전>, <월드컵 축구 엠블럼 사전>, <박태하와 연변축구 4년의 기적>의 저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