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관광청 지사장이 들려주는 프랑스 서부 이야기 - 낭트, 브르타뉴

Franck Tomps _ LVAN
© Franck Tomps _ LVAN

소요 시간: 0 분게시일: 24 3월 2022

낭트는 브르타뉴 공국의 옛 수도였던 역사적인 장소이자, 프랑스를 대표하는 조선업 도시로 명성을 떨친 도시다. 조선업이 쇠락의 길로 접어든 후 폐공장, 폐건물들이 새로운 문화, 놀이 공간으로 재탄생되며 오늘날에는 혁신적인 건물들과 중세 시대 흔적들이 독특한 조화를 이루는 특별한 도시로 거듭났다. 코린 풀키에 지사장이 마음 속 고향으로 꼽는 낭트의 특별한 매력들을 자세히 소개한다.

브르타뉴 색을 간직하고 있는 낭트

Franck Tomps _ LV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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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여러분들을 프랑스의 서부에 위치한 제 마음속 고향인 낭트로 초대합니다.

낭트는 주로 브르타뉴 지역(Bretagne)과 함께 소개되는 도시입니다. 혹시 여러분은 브르타뉴 지역에 대해 알고 계시나요? 사실 낭트는 공식적으로 브르타뉴 지역이 아니라 페이 드 루아르(Pays de la Loire) 지역에 속한 도시입니다. 하지만 낭트가 역사적으로 브르타뉴 지방의 주도였고, 브르타뉴 공작 성(Château des Ducs de Bretagne)과 브르타뉴 회계감사원(Chambre des Comptes de Bretagne)이 위치한 곳으로 문화적으로나 역사적으로 브르타뉴에 속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낭트 곳곳에서 브르타뉴의 흔적을 만날 수 있는데요, 예를 들면, 도시의 어디에서나 브르타뉴 지역의 전통 크레프나 갈레트(100% 브르타뉴 특산물)를 맛볼 수 있습니다.😊

반드시 가봐야 할 곳, 브르타뉴 공작 성

파리에서 TGV(프랑스의 KTX)로 2시간 거리에 위치한 낭트는 다이내믹하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도시입니다. 옛 법원 건물이 화려한 호텔로 변신한 것만 봐도 알 수 있죠.

Château des Ducs de Bretagne © Philippe Piron _ LVAN

낭트를 걷다 보면 도시의 역사, 건축, 예술의 풍부함을 피부로 느낄 수 있어요. 반드시 가봐야 할 곳이 너무나도 많답니다. 15세기에 세워진 브르타뉴 공작 성(Château des Ducs de Bretagne)은 낭트에서 가장 역사적인 장소 중 하나인데요. 프랑스 왕들은 브르타뉴 방문 시 이 성에 머물렀습니다. 공작 성은 안느 드 브르타뉴(Anne de Bretagne)에 의해 완공되었는데 그녀는 샤를 7세, 그리고 루이 12세와 연속으로 혼인하여 프랑스에서 유일하게 여왕 자리에 두 번 등극한 여인이랍니다. 참으로 엄청난 인생이죠! 문화유산의 정수라고 할 수 있는 이 성은 오늘날 완전히 복원되어 방문객들에게 낭트의 역사를 알리는 박물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낭트 기계 섬, 다빈치와 쥘 베른의 상상이 현실로

machine de l'ile © Franck Tomps _ LVAN

낭트에는 약 15개의 테마 산책 코스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코스를 따라가다보면 꼭 봐야할 유명 관광지부터 아주 독특하고 흥미로운 장소까지 모두 만나볼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기계 섬(Machine de l’île)’은 빼놓을 수 없죠. 공상과학소설의 아버지라 불리는 쥘 베른이 꿈꿔온 환상의 세계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역학적 우주를 바탕으로 조성된 기계 테마파크입니다. 낭트의 산업 역사를 보여주는 낭트 섬(île de Nantes)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라 마신(La Machine) 기업의 엔지니어들이 정성을 다해 만들어낸 특별한 기계들이 ‘기계 섬’에서 생명을 얻었습니다. 기계 위에 직접 타올라 잊지 못 할 경험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파사주 포므레,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실내 파사주

Passage Pommeraye © Franck Tomps _ LVAN

역사가 살아 숨 쉬는 낭트의 도심으로 돌아와 볼까요? 파사주 포므레(Passage Pommeraye)는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실내 파사주로, 18세기 건축의 진정한 걸작이라고 할 수 있죠. 저는 화려하게 꾸며진 갤러리, 그리고 다양한 가격대로 각양각색의 스타일을 만날 수 있는 부티크 상점들을 좋아한답니다. 에르메스 매장도 입점해 있습니다. ‘조르주 라르니콜(GEORGES LARNICOL)’이라는 초콜릿&비스킷 가게는 1993년 프랑스 최고 파티스리 명장 타이틀을 거머쥔 곳으로 ‘퀴네트(Kouinettes)’로 유명합니다. 이는 발효 버터를 베이스로 만든 작은 케익으로, 여러 가지 맛과 향이 가미될 수 있답니다. 꼭 한 번 맛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낭트에서 태어난 프랑스 국민 비스킷

프랑스 어린이들의 국민 간식, 프티 뵈르(Petit Beurre)도 낭트를 대표하는 명물입니다. 무려 1886년에 처음 탄생한 비스킷이죠. 저도 어린시절 남동생 파브리스와 함께 이 과자를 먹으며 자랐는데요. 4개의 모서리부터 먹는 프랑스인들의 전통을 저희도 항상 따랐었습니다.😝 프티 뵈르는 모서리까지 포함해 총 52개의 "이빨"을 가지고 있는데요. 이는 한해의 52주를 뜻합니다. 모서리인 4개의 "귀"는 사계절을 상징하죠. 오늘날까지도 프티 뵈르를 먹는 방법은 변함없답니다!

프랑스 대표 과자 브랜드 LU가 만드는 프티 뵈르는 프랑스에서 가장 잘 알려지고 가장 많이 팔리는 과자 중 하나인데요. 지금도 매년 9000톤, 즉 10억 개의 프티 뵈르 비스킷이 낭트 외곽에 있는 LU 공장에서 생산됩니다. 본래 LU 공장은 낭트 시내에 위치해있었는데 외곽으로 옮겨가게 되면서 기존 시내에 있던 공장이 문화 예술 공간으로 재탄생했습니다. 마치 성과 같은 외관을 자랑하는 이 공간은 이제 낭트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여러분도 LU 타워를 직접 방문해보시기 바랍니다!

뮈스카데 와인 재배지

저희 부모님은 2008년부터 낭트에서 몇 킬로미터 떨어진 루아르 강 근처 포도농장에 살고 계신답니다. 제가 태어난 곳은 노르망디 지역이지만, 대부분의 어린 시절을 이곳에서 보냈고 부모님이 살고 계신 곳이기 때문에 낭트는 제2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낭트의 포도 재배지는 황홀한 광경을 선사한답니다. 훌륭한 화이트 와인 품종으로 꼽히는 뮈스카데 포도밭, 굴렌(Goulaine) 습지와 하늘을 누비는 새들, 그리고 세브르 강(Sèvre)까지… 평화롭고 로맨틱한 풍경이 펼쳐지는 곳입니다. 가을이 되고 포도밭에 불그스름한 물이 들면, 그 아름다움을 두 눈 가득 담으며 즐거운 낭트 산책을 할 수 있습니다!

명품 소금 생산지, 게랑드

게랑드는 낭트 근교에 위치한 프랑스 대표 명품 소금이 생산되는 소도시입니다. 한국에서도 이미 판매되고 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게랑드 소금에 대해 알고 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게랑드 소금이라고 다 같은 소금이 아닌데요. 크게 굵은 소금과 플뢰르 드 셀, 두 가지 종류로 나뉩니다.

- 핸드메이드 굵은 소금(Le gros sel artisanal) 혹은 ‘자연 소금(sel naturel)’ 게랑드의 굵은소금은 ‘라(las)’라고 불리는 특별한 도구로 염전 바닥을 긁어서 채취한답니다. 채취된 소금에는 추가 가공이 이루어지지 않으며, 좋은 영양 성분을 담고 있죠. 요리용으로 안성맞춤입니다.

guerande ⓒCorinne Foulquier

- 플뢰르 드 셀(Fleur de Sel) 플뢰르 드 셀은 오랜 시간에 걸쳐서 염전 표층에 형성되는 얇은 흰색 크리스탈 막을 의미합니다. 채취도 아주 세심하게 이루어져야 하죠. 몇 세기 전부터 오늘날까지 계승되는 노하우로 플뢰르 드 셀은 수작업으로 채취되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더욱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것이겠죠? 미슐랭 스타 셰프들을 비롯해 수많은 프랑스 셰프들도 바로 이 플뢰르 드 셀을 애용합니다. 플뢰르 드 셀은 그 구성 성분도 특별합니다. 가는 소금의 경우 99.9%가 염화나트륨으로 이루어진데 반해, 플뢰르 드 셀의 경우 염화나트륨의 비율이 95% 밖에 되지 않습니다. 나머지 5%는 무엇이냐고요? 마그네슘, 칼슘, 칼륨 등입니다. 여러분의 식탁에 바다의 좋은 기운이 듬뿍 들어가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플뢰르 드 셀에는 열을 가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게랑드에서는 어딜 가나 플뢰르 드 셀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지역 염전 생산자의 조합 ‘테르 드 셀(Terre de Sel)’도 매장에서 구입할 수도 있고, 염전 생산자들에게 직접 구매할 수도 있답니다.

guerande ⓒCorinne Foulquier

낭트 근교 해변 휴양지를 찾는다면?

바다가 있다면, 물론 해변도 빼놓을 수 없겠죠. 라 볼(La Baule), 포르닉(Pornic), 누아르무티에(Noirmoutier), 레 사블르 돌론(Les Sables d’Olonne) 등 낭트에서 차, 기차 혹은 버스를 타고 30분 안에 도착할 수 있는 해변만 17개나 된답니다. 한나절 안에 충분히 왕복할 수 있는 거리죠.

Corinne 2 ⓒCorinne Foulquier

저는 부모님과 함께 포르닉을 즐겨 찾습니다. 항구에 있는 레스토랑 테라스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라 프레즈레(La Fraiseraie)’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습니다. 라 프레즈레는 포르닉에서 가장 유명한 아이스크림 가게랍니다. 가족이 운영하는 이곳은 1970년에 오픈하여 베리류 과일만을 판매했지만 이후 포르닉 항구에 유명한 아이스크림 가게를 차렸죠. 지금은 이 지역에서만 16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답니다. 낭트에도 3곳이나 있죠. 라 프레즈레 아이스크림을 맛볼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평생 잊지 못할 맛이랍니다!

Corinne 1 ⓒcorinne Foulquier

피리악 쉬르 메르(Piriac-sur-mer)도 제가 정말 좋아하는 마을입니다. 이곳은 제 대자가 어린 시절 할머니 할아버지(제 부모님이시기도 하죠)와 함께 대부분의 휴가를 보낸 곳이기도 합니다. 작은 골목길이 아주 매력적이고 집들의 생김새도 독특한데요, 이곳에도 ‘르 폴 노르(Le Pôle Nord)’라는 맛있는 아이스크림 집이 있답니다. Corinne 3 ⓒCorinne Foulquier

낭트에서 전하는 깜짝 소식 💌

RDVF2 사실 여러분들에게 들려드릴 깜짝 소식이 있습니다. 지금 저는 ‘랑데부 프랑스(Rendez-vous en France)’라는 프랑스 최대 관광업계 행사를 위해 낭트에 와 있답니다. 전 세계의 관광업계 종사자들이 프랑스 관광청이 주관하는 이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올해의 개최지인 낭트로 모인 것이죠. 덕분에 저도 여러분들께 제 소식을 전하며 제가 사랑하는 낭트를 비롯한 브르타뉴 지역을 소개할 기회가 생겨 정말 기쁩니다. RDVF3 '랑데부 프랑스'는 700명의 프랑스 관광 종사자들이 프랑스의 다양한 관광 프로그램, 숙소 등을 전 세계의 여행사 관계자들에게 소개하는 자리인데요. 올해에는 한국의 여행사 18곳이 참여했습니다. 아시아 전체에서 한국 팀의 규모가 가장 커서 무척 뿌듯하답니다. 서울에 있는 제 팀원들의 노력 덕분이죠. RDVF 위 사진이 보이시나요? 여러분의 프랑스 여행을 위해서 이번 행사에 참석한 한국 여행사 관계자분들입니다. 이번 행사에 공식 파트너사인 에어프랑스 관계자분도 이번 랑데부 프랑스 행사에 함께 참여하셨습니다. 며칠 동안 프랑스의 관광 업계 담당자들과 교류하며 여러분들을 위한 새로운 관광 상품들을 구상하실 예정입니다. 여러분들도 이곳을 방문할 날이 하루빨리 오길 바랍니다. 볼거리, 즐길 거리, 맛볼 거리가 가득한, 행복한 프랑스 서부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By 코린 풀키에 Corinne Foulquier

프랑스 관광청 한국 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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