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펠탑, 노트르담 성당, 생 루이 섬… 파리 센 강 유람선을 타고 흐르다 보면 양쪽에 펼쳐진 각양각색의 건축물에 정신을 빼앗긴다. 이리저리 고개를 돌리며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 대던 사람들의 시선이 센 강 남쪽에 위치한 기다란 건물에 멈춘다. 지구상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바로 오르세 미술관(Musée d'Orsay)이다. 화려한 우아함을 자랑하는 건축 스타일과 장엄한 유리 천장 아래, 인상파와 후기 인상파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는 오르세 박물관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이 방문할 정도로 사랑받는 박물관 중 하나이다. 이 성공의 비밀은 무엇일까?
역에서 빛나는 박물관으로
19세기 예술품의 전시장으로 탈바꿈한 오래된 기차역을 상상해보자. 역사상 최초로 산업용 건축물이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역의 플랫폼이 있어야 할 자리에, 볕이 잘 드는 거대한 오픈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바로 이 건물의 척추 역할을 하는 곳이다. 널찍하고 길게 펼쳐진 오르세 미술관은 국제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으며, 많은 예술 애호가들은 "오르세 미술관에서 가장 처음 만나는 되는 작품은, 미술관 그 자체"라며 칭송한다.
미래를 향한 박물관
19세기와 20세기 초 작품을 선보이는 오르세 미술관은 컬렉션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대중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고 그에 걸맞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미술관의 상설 전시 컬렉션의 동선은 전쟁, 식민지주의, 민주주의, 동물과의 관계, 여성에 대한 인식 등 작품들이 제작된 시대의 테마를 중심으로 재배치하여 관객들이 작품의 맥락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2024년에는 인상주의 탄생 150주년을 기념하여 "파리 1874: 인상주의자들과의 밤"이라는 몰입형 전시를 개최하여 관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이 외에도 오페라 공연, 힙합 패션쇼, 랩 공연 등을 기획하여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통해 방문객들이 미술관 공간을 더욱 잘 즐길 수 있도록 한다.
"오르세 미술관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가?"
인상파의 낙원
오르세 Orsay 에서는 동시대인들의 삶을 표현한 마네, 드가, 모네, 르누아르 등 다양한 프랑스 회화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작가들과 같은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일상을 조각, 사진 및 다양한 장식 예술품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미술관의 역사
오르세 Orsay 기차역의 리모델링 아이디어는 1970년대에 처음 등장했다. 1939년까지만 해도 프랑스 남서부 노선의 종착역으로 이용되던 오르세역은 기술의 발달과 함께 그 용도가 점차 변화하였다. 전쟁 중에는 소포 발송센터였다가, 전후에는 영화 촬영지가 되었고, 이후 기차역으로 사용되다가 1986년 파리의 대표적 미술관으로 다시 태어난 이 건물은 파리에서 가장 많은 방문객이 찾는 장소이기도 하다. 오르세 미술관은 1848년과 1914년 사이에 제작된 수많은 조각품과 5천 점이 넘는 회화 작품을 전시하여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특히 근대 미술의 기원이라고 할 수 있는 인상파와 후기 인상파(고갱, 쇠라)의 화려한 컬렉션을 자랑한다.
5단계로 보는 인상파의 진보
2011년, 오르세 미술관의 대대적 리모델링이 진행되어 한층 더 젊어진 건물로 다시 우리에게 찾아왔다. 그 유명한 자화상을 비롯한 반 고흐의 작품 24점이 전시된 반 고흐관과 여러 개의 새로운 관이 새로 문을 열었고, 이를 통해 19세기 미술관의 지위를 다시 한번 공고히 할 수 있었다.
오르세 Orsay에서 가장 인파가 많이 몰리는 공간은 5층에 위치한 인상파 갤러리다. 센 강을 따라 펼쳐진 이 갤러리는 5개의 테마로 나누어진 10개 관을 두고 있다.
- 인상파의 시초
- 1874년 인상파 첫 전시
- 파리 근대 회화
- 1880년대 인상파
- 20세기의 기원: 1900년 이후의 모네와 세잔
더 넓게, 더 유동적으로: 과거의 정신 계승
관람객에게 쾌적하고 유동적인 공간을 선사하기 위해 다양한 내부 공사가 진행되었지만, 1900년 오르세역을 설계한 건축가 빅토르 랄루(Victor Laloux)의 정신은 아직까지도 계승되고 있다.
1층에는 과거 대합실이었던 중앙 공간의 양옆으로 갤러리들이 자리 잡고 있으며, 과거 기차역 시절 사용되던 대형 도금 벽시계는 아직까지도 그 위치 그대로 보존되고 있다.
위층에는 새로운 상설전시를 위한 공간이 마련되었으며, 연중 내내 특별전을 개최한다.
또한 <지옥의 문>, <코가 깨진 사나이>, 다양한 청동 흉상 등 총 20개의 로댕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로댕관도 들러볼 만하다.
By France.f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