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면적이 63,154m2에 이르는 베르사유 궁전에 무려 2,300개의 방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 독특한 왕궁은 실로 엄청난 규모를 자랑한다.
거울의 방, 예술 작품이 된 회랑

73m의 회랑에 357개의 거울이 설치되었고 천장 또한 화려한 그림으로 장식되어 태양왕 루이 14세의 영광을 기리는 이 거울의 방은 그때 당시 신하와 방문객들이 통과하는 복도에 불과했다. 1685년 이곳에서 제노아(Gênes)총독을 맞이한 것도 꽤나 예외적인 경우였다. 그때 엄청난 광경이 연출되었는데, 루이 14세는 유리의 방 끝에 놓인 왕좌에 앉아있었고 나머지 사람들은 계단식 좌석에 자리했다. 거울의 방은 때때로 무도회장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그중에서도 1745년 열린 ‘주목나무 무도회’에서 나무로 변장한 루이 15세가 등장했다!
그랑 아파르망 뒤 루아 (Grand appartement du roi)에서 열리는 파티
‘그랑 아파트망 뒤 루아’는 루이 14세가 즐겨 이용하던 곳으로, 호화로운 7개의 방으로 이루어져 있다. 각각의 방에서는 ‘아파르망 파티’라 불리는 행사가 열렸는데, 마르스 방에서는 음악회와 무도회가 열렸으며, 풍요의 방에서는 그 이름에 걸맞게 와인, 술, 다과가 넘쳐났다. 다이아나 방에서는 당구 게임이 벌어졌는데, 루이 14세는 엄청난 당구 실력의 소유자였다고 한다.
조각 정원

앙드레 르 노트르André Le Nôtre에 의해 디자인된 이 유명한 정원은 총 221개의 작품을 보유한 세계 최대 야외 조각 전시관이기도 하다. 주로 그리스 로마 신화 인물들을 만나볼 수 있으며, ‘녹색 융단(Tapis vert)’이라 불리는 잔디밭에서는 12개의 조각상을 감상할 수 있다. 이외에도 27m의 물줄기를 뿜어내는 것으로 유명한 용의 연못(bassin du Dragon) 등 분수대와 연못 곳곳에서 멋진 작품을 발견할 수 있다. 작은 숲을 뜻하는 ‘보스케(bosquets)’에서는 10년 전부터 현대예술 작품이 전시되어, 사뭇 대조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왕실 마구간, 마차 갤러리
왕실 마구간은 18세기경 1,500명에 가까운 인원이 근무할 정도로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곳이었다. 루이 필리프는 바로 이곳에 자신의 수집품을 전시하여 ‘마차 갤러리(Galerie des Carrosses)’를 만들었다. 그중에서도 관람객을 가장 압도하는 것은 무려 4톤의 금동이 들어간 샤를 10세의 대관식 4륜 마차다. 그 외에도 10세에 요절한 루이 19세의 아들을 위해 만들어진 ‘왕세자의 소형 4륜 마차’ 등 어디서도 볼 수 없는 특별한 것들을 발견할 수 있다. 심지어는 베르사유 궁전 안뜰에서 벌어진 눈썰매 경주에 사용된 썰매도 전시되었다.
그랑 트리아농(Grand Trianon), 프랑스 역사의 산증인

‘분홍빛 대리석과 반암으로 이루어진 작은 궁궐’이라 불리는 그랑 트리아농은 루이 14세 시대에 축조되었지만, 대부분의 실내 가구는 제1공화국 시대에 제작된 것들이다! 작은 보석과도 같은 이 공간에는 이처럼 다양한 시대가 함께 섞여 공존한다. 루이 14세의 방으로 사용되기도 했던 ‘황후의 방’에는 루이 18세가 죽음을 맞이한 침대도 놓여있다. 루이 15세 시대에 세워져 나폴레옹과 루이 필리프에 의해 종종 사용되었던 ‘쁘띠 아파르망(petit appartement)’은 루이 14세의 총애를 받던 맹트농 부인 (Mme de Maintenon)과 루이 15세의 애첩 퐁파두르 부인(Mme de Pompadour)으로부터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베르사유의 분수쇼 (Grandes Eaux), 물과 음악이 어우러진 화려한 무대
베르사유 분수쇼(Grandes Eaux)는 1666년 4월 27일 처음 시작되었다. 당시 루이 14세가 정원을 거닐 때마다 분수와 연못이 동시에 물을 뿜어내며 웅장한 장관을 연출했다. 이 화려한 광경을 실현하기 위해 무려 32년에 걸쳐 정교한 수리 시스템이 설계되고 구축되었다.
오늘날에는 왕의 행차 대신 현대화된 시스템으로 분수가 작동하지만, 그 장엄한 아름다움은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한다. 매년 4월부터 11월까지 베르사유 정원에서는 바로크 음악과 함께 물과 음악의 화려한 공연이 펼쳐진다. 특히 6월부터 9월까지는 야간 특별 프로그램인 그랑드 오 녹튄(Grandes Eaux Nocturnes)이 열려, 한층 더 낭만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약 2시간 30분 동안 진행되는 이 특별한 공연은 빛의 발레로 시작해 화려한 불꽃놀이로 절정을 맞는다. 이는 루이 14세의 태양왕 시대를 떠올리게 하는 웅장한 피날레로 마무리되며, 관람객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한다.
베르사유 궁전, 400년의 역사를 기념하다
올해로 400주년을 맞이한 베르사유 궁전이 그 찬란한 역사를 되돌아보며 특별한 여정을 선보인다. 새롭게 단장된 역사 갤러리는 12개의 전시실을 통해 궁전의 가장 위대한 순간들을 생생하게 재현하며, 관람객들에게 그 시대의 숨결을 느끼게 한다. 이 투어는 워크숍, 연극 등 온 가족이 학습과 즐거움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또한, 400년 동안 가장 정교하게 복원된 공간 중 하나인 마리 앙투아네트의 비공개 아파트가 처음으로 대중에게 공개된다. 약 100㎡ 규모로 두 층에 걸쳐 있는 이 공간은 왕비가 은밀히 휴식을 취하던 사적인 장소로, 당시의 모습을 섬세하게 재현해 관람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준다.
베르사유 궁전의 숨겨진 이야기를 따라, 400년의 시간을 거슬러 떠나는 특별한 여행을 시작해보자.
더 자세한 정보는:
By 안-클레르 들로름(Anne-Claire Delorme)
여행 기자 anneclairedelorme@yahoo.f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