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의 화가, 라울 뒤피는 프랑스를 그 누구보다도 잘 이해했던 예술가였다. 클로드 모네, 르누아르, 빈센트 반 고흐, 앙리 마티스의 영향을 받아, 자신만의 독자적인 예술세계를 구사했던 라울 뒤피. 프랑스의 다양한 매력을 그림에 담아냈던 라울 뒤피의 작품 배경지를 노르망디부터 남프랑스까지 파리지앵 도슨트가 소개한다.
인상파의 성지에서 태어난 라울 뒤피, 노르망디 Normandie
ⓒ Parisleo 라울 뒤피가 태어났던 노르망디 르아브르는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된 항구 도시로 이전부터 인상파 화가들이 찾아와서 작품 활동을 했던 그림의 배경지였다. 인상파의 기원이 되었던 “인상, 해돋이”가 그려졌던 곳으로 클로드 모네가 유년 시절에 그의 스승 외젠 부댕에게 그림을 배웠던 곳이기도 하다.
라울 뒤피는 르아브르 예술 학교의 야간 학교에 다니다, 장학생으로 파리에 가게 된다. 하지만, 다시 르아브르로 돌아와서 자신의 고향을 배경으로 그림을 그린다. 많은 배가 오고 가는 물류 도시이자 파리에서 가까운 휴양 도시로서의 풍경을 단순한 붓 터치와, 간단한 색으로 표현했다. 추천 작품: La visite de la flotte britannique au Havre, Raoul Dufy
추천 장소:
앙드레 말로 미술관 MUMA (2 Bd Clemenceau, 76600 Le Havre) 르아브르 시립 미술관이 2차 세계 대전으로 파괴되고 난 후 새롭게 지어진 곳. 라울 뒤피가 노르망디에서 작업했던 그림뿐만 아니라 그에게 영향을 주었던 인상파 화가, 르누아르, 모네, 동시대에 활동하던 야수파의 드랭, 폴 세르쥐에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라울 뒤피 생가 (73 Rue du Maréchal Joffre, Le Havre)
노르망디의 고급 휴양지, 생타드레스 Sainte-Adresse
ⓒ Parisleo
르아브르에서 바닷가를 따라 북쪽으로 30분 정도 걸어가면 좁은 길의 아름다운 산책로를 만나게 된다. 바로, 르아브르의 위성 도시 생타드레스다. 생타드레스는 조용하고 독립된 휴양 도시로 부유한 파리지앵들에게 사랑받아 왔던 곳이다. L'estacade à Sainte-Adresse, 라울 뒤피 ⓒ Parisleo
르아브르가 고향인 라울 뒤피는 생타드레스가 모네, 외젠 부댕이 그림을 그렸던 지역인 것을 알고 있었다. 부유함의 상징인 연미복을 입고 나무로 만든 방파제를 걸어 다니는 사람들, 파라솔 밑에서 태양을 피해서 쉬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렸는데, 이는 파리에서 활동할 당시 인상파 화가들에게 영향을 받았던 라울 뒤피의 초기작의 배경지다. 생타드라스의 언덕에 올라가면 라울 뒤피가 봤던 시선 그대로 르아브르를 볼 수 있기도 하다. 여유가 된다면 노을 녘을 보면서, 그림의 배경 장소에서 식사를 해보길 추천한다. 추천 작품: L'estacade à Sainte-Adresse, Raoul Dufy
추천 장소:
- 외제니 브라스리 Eugénie Brasserie (Chem. de la Mer, 76310 Sainte-Adresse) 라울 뒤피 그림의 배경이 된 식당이다.
라울 뒤피를 만들어 준 도시, 파리 Paris
ⓒ Parisleo
프랑스 최고 예술 학교 에콜 데 보자르에서 공부한 라울 뒤피는 파리에서 예술을 이끌던 이들의 그림을 참고해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어 낸다. 에밀 보나르, 르누아르, 수잔 발라동 등의 화가들이 있었던 몽마르트에 살면서 함께 기존의 예술가들과는 다른 새로운 것들을 보여주길 갈망했다. 유명 시인이자 비평가인 기욤 아플리네르의 오르페우스 판화 제작을 피카소가 거절하면서 라울 뒤피는 그 기회를 잡아서 자신의 이름을 알리게 된다. 이후 20세기 최고 패션 디자이너 중 한 명인 폴 푸아레는 라울 뒤피의 예술적 재능을 알아보곤 함께 직물회사를 설립하게 되고, 그는 순수예술뿐만 아니라 직물, 패턴, 의상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로 활동하게 된다. 추천 작품: Vue de Paris depuis Montmartre, Raoul Dufy
추천 장소 :
몽마르트 박물관 (12 Rue Cortot, 75018 Paris) 라울 뒤피, 수잔 발라동, 모리스 위트릴로를 비롯한 예술가들이 머물렀던 공용 거주지로 이용 되었던 곳으로, 현재는 박물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라울 뒤피의 집(주소 :5, impasse de Guelm 75018 Paris)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그림. 전기의 요정 La Fée Electricité
1937년, 5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국제 행사, 만국 박람회가 파리에서 열렸다. 모든 이들의 관심이 파리로 집중된 가운데, 프랑스 전력 공사는 라울 뒤피에게 에펠탑 앞, 샹 드 마르스 광장에 “전기와 빛 파빌리온” 전시장 내부 벽면의 장식을 의뢰한다. 높이 10미터, 가로 60미터 크기의 작품으로 전기의 역사를 대중들에게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든 작품, “전기의 요정”이다. 당시 유럽인들에게 친숙한 그리스 신화를 빌려와 전기의 탄생을 제우스의 벼락과 발전기를 통해서 만들어진 모습으로 표현했다. 전기의 요정, 아이리스를 통해서 유럽의 수도를 날아다니는 모습을 표현한 작품은 공간감이나 색감에서 모나리자 이상으로 압도하는 작품이다. 그리고 와트, 에디슨, 퀴리 부부 등 전기 발전에 공헌했던 인물들을 명예의 전당처럼 배치했다. 당시 10개월 만에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그림을 완성했던 라울 뒤피의 최고작 전기의 요정은 지금도 파리지앵들의 자랑이다. 추천 작품: La Fée Electricité, Raoul Dufy
추천 장소: - 파리 시립 근대 미술관 Musée d'art Moderne de Paris (11 Av. du Président Wilson, 75116 Paris)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그림 '전기의 요정'이 이 미술관 4, 5층, 라울 뒤피 방에 보관되어 있다.
세상을 보는 시선을 바뀌게 해준, 에스타크 Estaque
남프랑스의 빛을 찾아서, 방스 Vence
ⓒ Parisleo
니스 출신의 에밀리엔과 결혼했던 뒤피는 남프랑스와 더 가까워진다. 본인의 고향 르아브르보다 아름다운 빛을 가지고 있던 남프랑스에 매료된 라울 뒤피는 예술가들이 이전부터 모여들던 도시 방스를 찾아간다. 프로방스의 보석이라고 불리는 도시, 방스의 오래된 성벽 사이로 올리브 나무, 프로방스의 바람 미스트랄 등의 아름다운 자연에 매료된 라울 뒤피의 작품은 더욱더 밝아지고, 자유로워진다. 추천 작품: Vence, Raoul Dufy
추천 장소: - 뷰 포인트 (139 Chem. de Sainte-Claire, 06570 Saint-Paul-de-Vence)
언제나 즐겁고 행복한 모습만, 니스 N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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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내내 관광객들이 끊이지 않는, 남프랑스의 아름다운 도시 니스는 기쁨과 즐거움이 작품의 모티브였던 라울 뒤피에겐 최적의 도시였다. 산업혁명으로 부유해진 영국 귀족들이 만든 도시 니스. 해안가의 “영국인의 산책로”를 배경으로 야자수와 카지노, 바닷가를 산책하는 사람들의 모습 속에서 기쁨의 화가라는 별명이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영원한 고향이었던 바다를 평생 그림의 주제로 삼았던 라울 뒤피, 지금은 니스 시미에 공동묘지에 마티스와 함께 잠들어 있다. 추천 작품: La baie des Anges à Nice, Raoul Dufy
추천 장소: - 니스, 영국인의 산책로(Prom. des Anglais, 06000 Nice) - 니스, 라울 뒤피 그림의 배경지 (9 Quai Rauba Capeu, 06300 Nice) - 라울 뒤피의 무덤, 시미에 묘지(Avenue du Monastère de Cimiez, Nice)
By Namil LEE